[책마을] 수학이란 프리즘으로 세계사를 보다
예로부터 수(數)를 알고 다스리는 사람들에게는 힘이 주어졌다. 이집트 파라오 투탕카멘과 그의 고문관들은 4년마다 범람하는 나일강의 비밀을 알고 백성을 다스렸고, 바빌로니아 천문학자들은 일식과 월식을 계산해 권력을 누렸다. 아르키메데스는 수학을 응용해 고안한 장치와 기계로 로마 함대를 물리쳤고, 냉전 시대 각국의 비밀정보부는 숫자로 메시지를 암호화하며 두뇌 싸움을 벌였다.

오스트리아 공학자이자 과학저술가인 루돌프 타슈너는 《보통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수학책》에서 흥미진진한 수의 문화사와 세계사로 안내한다.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숫자가 인간과 문화와 세계의 발전 및 진보에 영향을 미친 다양한 일화를 소개한다. 아라비아의 10진법이 보급되며 유럽에 계몽주의가 시작됐고, 콜럼버스의 발견은 권력자의 눈치를 본 수학자들이 지구 표면적을 잘못 계산한 덕분이었다. 저자는 “수는 질서와 이해를 위해 발견됐고, 인간을 지배하는 게 아니라 인간에게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루돌프 타슈너 지음, 박병화 옮김, 이랑, 304쪽, 1만5000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