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야권과 손잡고 의장 당선, 증평은 내분으로 더민주 의장 뽑아

새누리당이 원내 제1당인 지방의회에서 후반기 의장 선출을 놓고 몸살을 앓고 있다.

의장 선거에서 야당과 손을 잡거나 자당 후보를 외면한 채 야당에 표를 몰아주는 일이 발생했다.

1일 열린 충북 진천군의회 제250회 임시회에서 새누리당 안재덕 의원이 같은 당 장동현 의원과 표 대결을 벌여 4대 3으로 의장에 당선됐다.

진천군의회는 새누리당 4명, 더불어민주당 2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새누리당 군의원들은 그동안 여러 차례 의장 후보 단일화를 시도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야권 3명의 표를 얻어 새누리당 표를 결집한 장 의원을 제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의 갈등은 부의장 선거에서도 드러났다.

더민주당 박양규 의원이 새누리당 이영자 의원을 4대 3으로 제친 것이다.

안 의원이 부의장 선거에서 박 의원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는 의심을 받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군의회 주변에서는 안 의원과 야권이 부의장을 놓고 '거래'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열린 증평군의회에서는 소수당인 더민주당이 의장을 차지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더민주 소속 연종석 의원이 전체 7표 가운데 4표를 얻었고, 새누리당 우종한 의원과 박석규 의원은 각각 2표, 1표를 얻는 데 그쳤다.

증평군의회의 정당별 의석 구조는 새누리당 5명, 더민주당 2명이다.

지방의회의 관행대로라면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의장직을 맡는 것이 당연하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새누리 의원 2명이 더민주에 표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이 의장 후보를 놓고 당내 갈등을 빚으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옥천군의회에서는 더민주 임만재 의원이 8표 가운데 5표를 얻어 부의장에 당선됐다.

또 다른 더민주 의원 1명과 새누리 의원 2명도 각각 1표를 얻었다.

옥천군의회가 새누리당 5명, 민주당 2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된 점을 감안하면 새누리당 3명이 자당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은 셈이다.

의장 선출을 둘러싼 새누리당 내 갈등의 후유증 때문으로 분석된다.

8석 가운데 새누리당이 7석을 차지한 영동군의회에서는 새누리당 정춘택 의원이 무난히 의장에 당선됐으나 정 의원과 당내 경쟁을 벌였던 박계용 의원은 의장을 선출하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충북도의회에서도 새누리당 소속 이언구 의장이 한때 '후보 등록제' 도입을 요구하는 등 의장 선출을 둘러싸고 제1당인 새누리당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사전 조율이 되지 않아 새누리당 의장 후보들이 지지세력 확보를 위해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의장 등 감투를 놓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것을 보면 같은 당인지 의심이 들 정도"라며 "의장선거를 놓고 빚어진 갈등이 의회 파행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청주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bw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