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링크트인 인수 때 '60억달러 덤터기'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한때 인수합병(M&A)을 추진한 세일즈포스닷컴의 견제로 비즈니스 인맥 공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업체 링크트인을 인수하는 데 무려 60억달러를 더 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MS와 글로벌 소프트웨어 서비스 제공업체 세일즈포스닷컴이 지난 5월 중순부터 약 한 달간 링크트인을 인수하기 위해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였다고 3일 보도했다.

당초 MS는 링크트인에 총 200억달러(주당 160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하겠다는 인수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세일즈포스닷컴의 견제로 주당 182달러까지 가격을 높인 뒤에야 우선협상권자가 될 수 있었다.

이후에도 세일즈포스닷컴은 계속 MS를 괴롭혔다. 자사 주가가 상승하자 MS보다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했다. 결국 MS는 총 262억달러(주당 196달러·약 31조원)로 판돈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FT는 세일즈포스닷컴이 최종 제시한 가격이 주당 200달러로 MS보다 높았지만 현금과 주식을 결합한 조건이어서 전액 현금인수를 제안한 MS에 밀렸다고 전했다. MS의 인수가격은 정보기술(IT) 업계 인수합병(M&A) 규모로는 역대 세 번째다.

세일즈포스닷컴의 이 같은 공세로 MS가 링크트인에 지급한 주당 프리미엄도 22%에서 50%까지 급등했다는 분석이다. 그 덕분에 링크트인 주가도 치솟았다. 지난 2월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반토막 났으나 인수설이 흘러나오기 이전 수준인 190달러를 회복했다.

링크트인 인수설은 2016년 1분기 회계연도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쳐 주가가 사흘 만에 190달러에서 100달러로 추락하면서 불거졌다. MS와 링크트인 사이에 인수 논의가 시작된 것도 이때였다. 비슷한 시기 링크트인을 사겠다고 나선 회사는 모두 4개였다. 입찰에 참여한 곳은 MS와 세일즈포스닷컴 두 곳이다.

세일즈포스닷컴은 MS가 M&A하려다 가격차 때문에 실패한 기업이다. 지난해 5월 MS는 인수 가격으로 550억달러를 제시했지만 세일즈포스닷컴은 700억달러를 요구해 M&A가 불발됐다.

MS가 비싼 가격에 링크트인을 인수한 만큼 링크트인을 강도 높게 구조조정할 것으로 FT는 관측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인수가격을 올리면서 제프 와이너 링크트인 CEO에게 “추후 비용절감 방안을 반드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