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운대역세권 개발 '신경전'
서울 노원구 월계동 광운대역세권 개발 방향을 놓고 서울시와 부지 소유주인 코레일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상업지역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코레일은 사업성 제고를 위해 주거시설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은 최근 주요 매각 대상 부지에 대한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코레일은 광운대역세권 부지의 상업지역 비율을 크게 줄이고 90% 이상을 주거지로 개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광운대역세권 부지는 코레일과 서울시, 노원구가 3자 협의를 통해 개발 방향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코레일과 달리 광운대역 일대를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창조산업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노원구도 관광호텔과 백화점 등 상업·업무시설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인근 창동·상계 개발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와 노원구, 코레일은 광운대역세권 부지 개발을 위해 2012년과 2014년 민간사업자를 공모했지만 투자자 모집에 실패했다. 이후 민간사업자가 지역 전체 개발을 맡는 사전협상방식이 투자자들에게 부담스럽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도시개발계획에 따라 지역을 쪼개 단계적으로 개발하는 방식으로 바꾸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코레일 측이 주택 비중을 늘릴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서울시와 노원구는 불쾌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거시설 확대는) 코레일의 일방적인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코레일이 광운대역세권 매각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도 아닌데 왜 그런 무리수를 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업설명회 발표 내용에 대해 “확정되지 않은 내용이었던 것은 맞다”며 “투자자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설명회였고, 이런 조건이라면 투자할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는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들의 신경전은 좀 더 이어질 전망이다. 코레일은 올 하반기 사업자를 다시 한 번 공모할 계획이다. 반면 서울시는 공공성 강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용역 발주를 검토 중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