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코미디위크' 성공 견인
반응도 뜨거웠다. ‘개그계의 대부’ 이경규가 19년 만에 소극장 공연으로 관객과 소통한다는 게 알려지면서 개막식을 겸한 기자간담회에는 50여개 매체 70여명의 기자가 몰렸다. 같은 날 주요 포털사이트엔 ‘홍대 코미디위크’가 검색어 상위에 랭크될 정도였다.
무엇보다도 스타급 개그맨들이 ‘노개런티’로 공연에 동참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했다. 길거리 공연과 일렉트로닉뮤직(EDM) 디제이 등에 참여해 재능기부를 펼친 연예인만 어림잡아 100여명에 육박했다. 방송에서 전통 코미디 프로그램이 줄어드는 데다 전통 코미디의 터전인 소극장 공연까지 감소추세여서 희극 공연의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이들을 움직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행사 기간 ‘응답하라 이.경.규(이경규 이윤석 윤형빈)’와 ‘투맘쇼(정경미 김경아)’ ‘쇼그맨(박성호 김재욱 김원효 이종훈 정범균)’ 등 주요 공연장엔 ‘만석’ 행진이 이어졌다. 사흘간 열린 홍대 인근 행사장엔 1만여명의 시민이 ‘K코미디 축제’의 열기를 즐겼다. 외국인의 방문도 성공적 행사 개최에 한몫했다. 행사 기간 6개 공연장을 다녀간 관람객만 3000명이 넘었고 이 가운데 30%가량인 900명 이상이 주한 외국인 또는 외국인 관광객이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미디 공연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자리였다.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열렸다. 행사장에서 만난 일본 영화사 아이에스필드의 시마다 쓰요시 대표는 “한국 지사를 통해 소식을 듣고 방문했다. 거리공연에서 상당수 일본인과 외국인이 넌버벌 개그 공연에 환호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주최 측과 내년에 도쿄와 서울을 잇는 공동 개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우 문화부 차장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