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들의 2분기(4~6월) 실적 발표가 시작됐다. '맏형' 삼성전자가 최전선에서 '깜짝 실적'을 공개, 주식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시장참여자들의 실적 기대감 역시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8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 가이던스(예상치) 발표에 이어 이날 오후에는 LG전자가, 다음 주에는 이마트(11일 예정), 미래에셋대우(15일) 등이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본격적인 실적 발표는 이달 셋째주 이후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19일), 대우건설 LG생명과학(20일), 포스코 LG화학 KB금융 포스코대우(21일), 하나금융지주 호텔신라 OCI 두산(22일) 등이 차례대로 실적을 발표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이외에도 담배, 헬스케어, 에너지, 화학, 화장품, 하드웨어 등의 실적 컨센서스가 상향조정 되고 있다는 점에서 1분기보다 양호한 2분기 실적 발표 기간을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8조1000억원으로 집계, 평균 추정치(컨센서스)를 웃돌면서 2분기 실적 발표 기간을 양호하게 맞이했다는 분석이다.

최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기업의 2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3개월 전 대비 9.7%, 영업이익은 5.6%씩 상향 조정,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실적 발표 기간을 앞두고 2분기 순이익 컨센서스(평균 추정치)가 10% 가까이 상향된 것은 2010년 2분기 이후 처음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컨센서스가 있는 코스피 246개 종목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28.2% 늘어난 26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최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종목들의 순이익 컨센서스 둔화를 2분기 실적 부진으로까지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대비 17.1% 늘어날 것으로 추정,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충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깜짝실적 효과를 제외하면 나머지 기업들에 대한 눈높이 상향 조정폭은 다소 둔화되는 모습이다. 일부 업종과 종목들은 눈높이가 오히려 하향 조정되고 있다.

유틸리티와 산업재, 경기소비재 업종에 대한 눈높이는 최근 1개월 동안 기대치가 낮아졌다. 해당 업종 내 이익 기여도가 큰 한국전력현대차를 보면 우려 섞인 시각이 반영되고 있다.

한국전력과 포스코의 경우 최근 컨센서스에 못 미치는 실적 전망이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전력은 다음 달 초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대차는 실적 전망에 대한 편차가 커지고 있다. 1조5000억원대부터 1조8000억원 수준까지 전망치가 갈리는 상황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버팀목이 됐던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사라진 상황에서 전반적인 실적 개선 동력(모멘텀)에 대한 기대치가 빠르게 낮아질 수 있다"며 "시장의 하락변동성에 대한 경계감을 유지하는 가운데 압축적 업종·종목별 대응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