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지난달 중순 선보인 사용자 참여형 번역 서비스인 ‘참여번역 Q’가 국내 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앱을 표절했다는 논란이 일자 네이버 측이 이를 시인하고 해당 서비스를 접기로 했다.

김상헌 네이버 사장은 8일 공식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참여번역 Q 서비스가 플리토와 지나치게 비슷하다는 지적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7월 중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출신인 이정수 대표가 2012년 창업한 플리토는 사용자가 번역을 요청하면 같은 사용자들끼리 번역해 실시간으로 보내주는 모바일 앱이다. 대신 보상으로 포인트가 지급된다. 집단 지성을 활용해 기계번역에 비해 번역 품질을 높이자는 취지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참여번역 Q는 플리토와 사용자 환경(UI) 측면에서 놀랍도록 비슷하다”며 “이 서비스를 출시한 팀이 하필 우리와 파트너십을 맺고 언어 데이터를 구매하고 있는 ‘네이버 어학사전·전문정보팀’”이라고 했다. 그는 “2014년 (네이버의) 본부장과 담당 팀을 만나 ‘네이버는 기계번역에 집중하고 사용자 참여형 번역은 진출 영역이 아니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런 서비스가 나오니) 허탈한 웃음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의 글이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네이버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자 네이버 측은 8일 오전 김 사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서비스 폐지를 공식 결정했다. 김 사장은 “참여번역 Q가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할 때마다 시행 중인 관련 업계에 대한 서비스 영향 평가 등 내부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며 “네이버가 지난 몇 년간 추구해온 상생 약속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