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숙 이숲 대표가 천연성분으로 만든 거품치약 ‘덴트리’의 충치 예방, 미백, 살균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장태숙 이숲 대표가 천연성분으로 만든 거품치약 ‘덴트리’의 충치 예방, 미백, 살균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록부터 받아오세요.”

장태숙 이숲 대표가 2010년 거품 치약이란 제품을 들고 홍콩 선물박람회에 참가했다가 한 바이어로부터 들은 얘기다. “제품은 좋아 보이는데 공인기관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해외에서 팔기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FDA가 정확히 어떤 기관인지도 몰랐다. 갓 창업해 영어를 잘하는 직원도 없었다. 하지만 장 대표는 해외 진출의 꿈을 안고 무작정 미국에 갔다. 현지 동포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필요한 절차를 하나하나 밟아나갔다. 2012년 3월 기어코 FDA 일반의약품(OTC) 등록을 받아냈다.

○충치 예방과 미백을 동시에

이숲이 FDA 등록까지 받은 거품 치약 ‘덴트리’는 입안 세균을 죽이고 치아를 깨끗하게 하는 기능이 있는 제품이다. 거품 형태의 치약을 10~20초간 머금고 있다가 뱉으면 칫솔질을 한 듯 개운하다. 장 대표는 “상쾌한 느낌만 주는 가글액과 달리 충치, 치은염, 치주염 등의 예방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료는 대부분 천연성분을 썼다. 쑥, 천궁, 말린 생강 등 한방 약재에서 추출했다. 충치 예방 기능 때문에 넣은 불소가 유일한 화학성분이다. 대부분 치약에 들어 있는 연마제도 없다. 화학성분인 연마제는 미세한 가루 형태여서 치아를 긁거나 마모시킨다.

장 대표는 “치아가 약한 사람이 입안이 텁텁하다고 자주 칫솔질을 하면 치아 건강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며 “덴트리는 아무리 많이 써도 치아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암 걸린 뒤 창업 결심

시골에서 농부의 아내로 살던 장 대표가 사업에 나선 것은 2007년이다. 유방암에 걸려 죽음과 맞닥뜨린 게 계기였다. ‘평생 주부로 살다 죽긴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향기 치료사 자격증을 딴 뒤 천연 물질로 비누 만드는 방법을 강의한 게 첫 일이었다. 그러다 주부 11명이 모여 직접 천연비누를 제조해 팔기로 하고 영농조합을 결성했다. 그러나 조합을 통해 사업하긴 어려웠다. 주부들이 제조부터 판매, 영업 등을 하기엔 벅찼다. 장 대표는 2011년 이숲이란 법인을 세우고 제대로 해보기로 했다.

천연 원료가 얼마나 환경에 좋은지, 우리 몸엔 어떻게 좋은지 널리 알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공산품인 비누는 천연 원료를 썼다 해도 그 효과를 검증할 기관이 없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약외품’으로 관리하는 치약으로 품목을 바꿨다. 효과 검증은 훨씬 까다로웠지만 제대로 된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안 국내외 판매 본격화”

장 대표는 덴트리의 미국 수출을 추진 중이다. 한 아웃도어 업체와 마무리 협상을 하고 있다. “등산, 캠핑 등 칫솔질하기 어려운 야외 환경에서 거품 치약이 유용할 수 있다”고 장 대표는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 행사 때 참석자들에게 사은품으로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내에선 편의점, 마트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 5월 TV 홈쇼핑 방송도 했다. 정부 조달품목으로 등록해 공공조달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주부로선 불가능해 보이던 것을 하나하나 이뤄가고 있다”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은 이메일(art@hankyung.com)로 신청받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event.hankyung.com)를 참조하세요.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 △피에나-휴대용무선믹서 (031)281-0969 △이숲-덴트리거품치약 (053)584-3320 △에코바스-카멜레온LED조명 (041)589-0306 △아이에스테크놀로지-스마트원격물관리통합솔루션 (032)850-2600


대구=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