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트렌드] 운동시간 알려주고 칼로리 자동분석…손목 위의 '트레이너'
“활동 안 한 시간 50분. 일어나 움직일 시간이에요.”

삼성전자가 지난달 24일 국내 시장에 출시한 스마트 밴드 ‘기어핏2’를 1주일가량 써봤다. 기어핏2는 한마디로 ‘깐깐한 개인 트레이너’다. 장시간 한자리에 앉아 활동하지 않으면 곧바로 다그친다. 이제 일어나 움직이라고.

기어핏2는 손목에 차고만 있으면 자동으로 걸음 수, 소모 칼로리 등을 분석해 알려준다. 사용자가 하루에 물을 몇 번 마셨는지, 카페인을 얼마나 섭취했는지 등을 기록해 두면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운동에 특화한 스마트 밴드

가장 유용한 기능은 ‘운동’이다. 삼성전자는 기어핏2를 스포츠 밴드로 부른다. 운동에 특화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기어핏2는 달리기, 걷기, 자전거, 윗몸일으키기, 필라테스 등 15가지에 달하는 운동에 맞춤형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본체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내장해 이동 거리와 속도 등을 알아서 측정해준다. 지도 등을 통해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도 있다. 특정 운동을 10분 이상 지속하면 그 결과를 자동으로 인식하는 기능도 갖췄다. 기어핏2를 차고 10분 정도 걸으니 ‘건강한 걸음’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힘내세요!”라고 응원해줬다. 운동은 친구와 경쟁하듯 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헬스케어 앱(응용프로그램)인 ‘S헬스’ 등을 이용, 친구를 초대해 운동량을 겨룰 수 있다.

기어핏2는 2기가바이트(GB) 용량의 자체 저장공간이 있어 스마트폰을 연결하지 않아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기어핏2에 음악을 담을 때 곡의 빠르기를 자동으로 분석해 BPM(분당 비트 수)이 120~140 사이인 경쾌한 음악은 자동으로 ‘운동’ 재생 목록에 저장해주는 기능도 갖췄다. 방수·방진 기능도 유용했다. 운동 후 세수하거나 샤워할 때도 굳이 기어핏2를 풀어놓을 필요가 없었다.

◆밝은 디스플레이 인상적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제공
기어핏2는 손목에 착 달라붙어 패션 기기로 충분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밝은 화면의 1.5인치 곡면 디스플레이는 해외 정보기술(IT) 전문매체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IT매체인 안드로이드헤드라인스는 “플로리다의 직사광선 아래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화면이 밝다”며 “매우 가벼워 온종일 차고 있어도 잊어버릴 정도”라고 평가했다.

스마트폰과 연동하면 각종 알림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전화나 문자가 오면 곧바로 알려주는 것은 물론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기어핏2는 안드로이드 4.4(킷캣) 버전 이상의 운영체제(OS)가 담긴 스마트폰과 호환할 수 있다. 색상은 블랙, 핑크, 블루 등 세 가지, 가격은 19만8000원이다.

기어핏2를 쓰면서 일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 제품은 스마트워치와 비슷하게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손목을 꺾으면 자동으로 화면이 켜진다. 하지만 손목을 꺾어도 화면이 켜지지 않을 때가 종종 있었다. 물론 오른쪽에 장착된 버튼을 눌러 화면을 켤 수는 있지만 센서의 정교함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