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국가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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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가 1년 반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박근혜 정부가 국가 브랜드로 ‘Creative Korea’를 확정, 발표해 표절 시비에 휘말리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는 표절 의혹도 문제이지만 기본 ‘컨셉’ 설정과 전략적 측면에서도 동의하기 어렵다.
그동안 각 정부마다 나름대로 이런 저런 국가 브랜드를 제정, 활용해 왔고 지방 자치단체와 도시도 너나 할 것 없이 브랜드 작업에 투자해 오고 있다. ‘브랜드’ 시대이고 홍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니 국가 브랜드 전략도 잘 수립해 국가 경쟁력 강화에 활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과연 브랜드에 대한 투자 대비 성과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무엇보다도 브랜드는 ‘장기 전략’이라는 사실을 기본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이 바뀌고 도지사, 시장이 바뀔 때 마다 변하는 브랜드는 그야말로 ‘전시행정’이고 ‘한건주의’의 대표적 사례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국가 브랜드인 ‘다이나믹 코리아’나 ‘코리아 스파클링’ ‘코리아 비 인스파이어드’ 등의 관광 브랜드,‘하이 서울’ ‘I·Seoul·U' 등 서울 브랜드 등이 혼란스러울 뿐 아니라 특정 정부나 시장 임기동안 제정되어 잠시 사용하다가 사라진 브랜드이다. 외국인들이 우선 코리아와 관광, 그리고 서울이라는 브랜드를 각기 구별이나 하는지 모를 일이다. 이처럼 단기간에 사용되는 브랜드가 그 가치를 축적하여 성과를 내기란 애초부터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지난 정부에서 설치한 ‘국가 브랜드 위원회’의 소식도 들리지 않고 또 그 위원회에서는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
이번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는 1년 여에 걸쳐 관계 전문가들이 다양한 자료를 검토하여 최종 결정한 것이라 하니 신중하게 제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창의성을 표방하는 ‘컨셉’은 동의하기 어렵다. 근래 들어 우리가 ‘창의성’을 매우 강조하는 분위기라 일면 설정 배경이 다소 이해가 되기도 한다. 특히 현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 경제’와 맞물려 설정된 컨셉이 아닌지 오해를 살만도 하다. 창의성은 매우 중요한 가치이며 한국이 미래 지속적으로 글로벌 일류국가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도 창의력은 불가피한 중요한 가치이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창의적’이 되고자 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가치는 아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교육, 분위기, 경험 등이 쌓여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는 가치이다.
우선 국가 브랜드의 일차적인 타겟은 내국인이 아니라 외국인이다. 최근 들어 한류 열풍과 일부 기업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코리아’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고는 있으나 과연 외국인들의 머릿속에 ‘크리에이티브’와 ‘코리아’가 어떻게 연결되고 연상될지 궁금하기만 하다.
이번 ‘크리에이티브’라는 컨셉은 이른바 ‘결핍 가치’일지도 모른다. 즉, 이는 현재 자신이 보유하지 못하고 향후 갖고자 하는 지향적인 목표 가치이다. 한국이 경제 10대 대국이고 한류 열풍이 일고 있으나 한국을 ‘창의성’이 뛰어난 국가로 인지하거나 연상하는 외국인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외국인들이 친절하게 ‘아, 한국이라는 나라가 이제부터 창의적인 국가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구나’라고 이해할 것 같지도 않다. 수년전 어느 외국 교수가 서울을 방문 했을 때 “왜 한국이 디자인 강국으로 포지셔닝 하려고 하는지” 궁금해 한 적이 있었다. 아마 그 교수는 한국이 자동차, 전자제품 등 좋은 제품을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는 있지만 ‘디자인 강국 코리아’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것인 아닌가 짐작된다.
기업의 경우 자사 상품의 질이나 제품력은 미흡한데 브랜드만 ‘프리미엄’으로 포지셔닝 한다고 해서 소비자가 이를 그대로 수용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을 것이다. 브랜드는 슬로건이나 로고, 디자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브랜드를 구성하는 요소는 복합적이며 다차원적이다. 이러한 요소와 차원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반영해 컨셉을 설정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브랜드를 구성하는 요소를 중심으로 장기간에 걸쳐 육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 연상, 국가적 위상과 고유성, 인지도 등을 잘 반영해 이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육성해야 한다.
어느 마케팅 학자는 “브랜드를 육성하는 것은 사람을 키우는 것과 유사하다”고 했다. 아기가 탄생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일이다. 한강 다리를 교통과 토목공학적 측면만 고려해 건설하고 그 이름을 단순히 지명에 ‘대교’만 붙여 명명하는 국가가 스스로 ‘창의적’이라고 표방하는 것은 아무리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해도 공감하기 어렵다.
김충현 < 서강대 명예교수 >
그동안 각 정부마다 나름대로 이런 저런 국가 브랜드를 제정, 활용해 왔고 지방 자치단체와 도시도 너나 할 것 없이 브랜드 작업에 투자해 오고 있다. ‘브랜드’ 시대이고 홍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니 국가 브랜드 전략도 잘 수립해 국가 경쟁력 강화에 활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과연 브랜드에 대한 투자 대비 성과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무엇보다도 브랜드는 ‘장기 전략’이라는 사실을 기본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이 바뀌고 도지사, 시장이 바뀔 때 마다 변하는 브랜드는 그야말로 ‘전시행정’이고 ‘한건주의’의 대표적 사례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국가 브랜드인 ‘다이나믹 코리아’나 ‘코리아 스파클링’ ‘코리아 비 인스파이어드’ 등의 관광 브랜드,‘하이 서울’ ‘I·Seoul·U' 등 서울 브랜드 등이 혼란스러울 뿐 아니라 특정 정부나 시장 임기동안 제정되어 잠시 사용하다가 사라진 브랜드이다. 외국인들이 우선 코리아와 관광, 그리고 서울이라는 브랜드를 각기 구별이나 하는지 모를 일이다. 이처럼 단기간에 사용되는 브랜드가 그 가치를 축적하여 성과를 내기란 애초부터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지난 정부에서 설치한 ‘국가 브랜드 위원회’의 소식도 들리지 않고 또 그 위원회에서는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
이번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는 1년 여에 걸쳐 관계 전문가들이 다양한 자료를 검토하여 최종 결정한 것이라 하니 신중하게 제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창의성을 표방하는 ‘컨셉’은 동의하기 어렵다. 근래 들어 우리가 ‘창의성’을 매우 강조하는 분위기라 일면 설정 배경이 다소 이해가 되기도 한다. 특히 현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 경제’와 맞물려 설정된 컨셉이 아닌지 오해를 살만도 하다. 창의성은 매우 중요한 가치이며 한국이 미래 지속적으로 글로벌 일류국가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도 창의력은 불가피한 중요한 가치이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창의적’이 되고자 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가치는 아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교육, 분위기, 경험 등이 쌓여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는 가치이다.
우선 국가 브랜드의 일차적인 타겟은 내국인이 아니라 외국인이다. 최근 들어 한류 열풍과 일부 기업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코리아’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고는 있으나 과연 외국인들의 머릿속에 ‘크리에이티브’와 ‘코리아’가 어떻게 연결되고 연상될지 궁금하기만 하다.
이번 ‘크리에이티브’라는 컨셉은 이른바 ‘결핍 가치’일지도 모른다. 즉, 이는 현재 자신이 보유하지 못하고 향후 갖고자 하는 지향적인 목표 가치이다. 한국이 경제 10대 대국이고 한류 열풍이 일고 있으나 한국을 ‘창의성’이 뛰어난 국가로 인지하거나 연상하는 외국인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외국인들이 친절하게 ‘아, 한국이라는 나라가 이제부터 창의적인 국가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구나’라고 이해할 것 같지도 않다. 수년전 어느 외국 교수가 서울을 방문 했을 때 “왜 한국이 디자인 강국으로 포지셔닝 하려고 하는지” 궁금해 한 적이 있었다. 아마 그 교수는 한국이 자동차, 전자제품 등 좋은 제품을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는 있지만 ‘디자인 강국 코리아’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것인 아닌가 짐작된다.
기업의 경우 자사 상품의 질이나 제품력은 미흡한데 브랜드만 ‘프리미엄’으로 포지셔닝 한다고 해서 소비자가 이를 그대로 수용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을 것이다. 브랜드는 슬로건이나 로고, 디자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브랜드를 구성하는 요소는 복합적이며 다차원적이다. 이러한 요소와 차원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반영해 컨셉을 설정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브랜드를 구성하는 요소를 중심으로 장기간에 걸쳐 육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 연상, 국가적 위상과 고유성, 인지도 등을 잘 반영해 이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육성해야 한다.
어느 마케팅 학자는 “브랜드를 육성하는 것은 사람을 키우는 것과 유사하다”고 했다. 아기가 탄생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일이다. 한강 다리를 교통과 토목공학적 측면만 고려해 건설하고 그 이름을 단순히 지명에 ‘대교’만 붙여 명명하는 국가가 스스로 ‘창의적’이라고 표방하는 것은 아무리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해도 공감하기 어렵다.
김충현 < 서강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