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경기장에 컨벤션 기능 결합… 국내 첫 하이브리드 복합단지
●컨벤션센터 신축 대비 1000억원 안팎 절감 기대
●스포츠와 기업에 경기장 이름 팔 경우 매년 수 십억 부수입도
●적자 탈피위한 고육지책…"스포츠+마이스 시너지 커 성공 자신"
안산와스타디움은 K리그(한국프로축구리그) 챌린지 안산무궁화프로축구단이 홈 경기장으로 쓰고 있는 스포츠 전용 종합운동장. 안산시는 이 운동장을 2019년까지 스포츠 경기는 물론 전시회와 국제회의까지 가능한 컨벤션 시설(MICE)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다.착공은 내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돈 되는 경기장... ‘S마이스’뜬다
안산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S마이스라는 실험적 카드를 꺼내든 것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경기장 운영 적자 때문이다. 시는 2003년부터 경기 안산시 초지동에 112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06년 11월 안산와스타디움을 완공했다. 하지만 이후 매년 평균 수 십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시는 스포츠 마이스 태스크포스팀(TF)을 꾸려 경기장 활용 방안에 대한 해외사례조사와 개발연구용역,사업타당성분석 등을 진행해왔다. 와스타디움을 스포츠와 전시·컨벤션·이벤트 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복합단지로 바꿔 시의 '고효율 자산'으로 만들자는 게 그 결과물이다. 대신 성곡동 멀티테크노밸리(MTV)에 짓기로 했던 대형 컨벤션센터 신축 계획은 백지화했다.
기대 효과도 크다. 우선 1000억원 이상의 컨벤션센터 신축 공사비가 절감된다. 경기장 리모델링에는 많아야 300억원 안팎이 들어간다. 경기장 '네이밍 라이트(경기장 명칭 사용권)' 등 스포츠 마케팅이 결실을 맺을 경우 연간 30억원 이상의 추가 수입을 거둘 수도 있다. 제종길 시장은 "적자 스포츠 경기장의 변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스테디움을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복합단지로 특화해 지역 랜드마크로 키우겠다"며 "해외 사례와 연구분석 자료 들을 통해 스포츠 경기와 전시행사의 시너지가 크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전국 스포츠 경기장은 '적자와의 전쟁'
안산시와 같이 스포츠 경기장에 대한 지자체들의 공통된 고민은 심각한 경기장 운영적자다.국내 17개 광역자치단체에 있는 1만석 이상 경기장은 총 93개. 2008~2012년 이들 경기장 운영에 따른 누적 적자만 3761억원에 달한다.한 해에 몇차례 밖에 쓰지 않는 스포츠 행사를 위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예산을 덜컥 투입한 탓이다.
다른 지자체들도 기존 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다기능 복합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는 '2014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과 실내체육관 등을 컨벤션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등 지리적 이점을 살려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의 대규모 포상관광 단체의 기업행사를 여는 장소로 스포츠 경기장의 기능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시민프로축구단 인천유나이티드가 홈 구장으로 사용중인 인천숭의축구전용구장도 파트너 기업을 찾아 네이밍 라이트 유치에 나섰다.
서울시도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를 국제교류복합지구로 개발하면서 기존 학생체육관 등 경기장을 다기능 복합시설로 재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야구장, 수영장, 실내체육관 등 잠실지구의 낡은 경기장들을 헐어내고 스포츠 경기와 콘서트, 각종 컨벤션 행사를 열 수 있는 복합시설로 다시 짓겠다는 구상이다.
대통령도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프로스포츠 경기장의 이름을 팔아(네이밍 라이트) 지자체와 기업이 윈-윈 할 수 있는 정책 등을 추진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지자체 스포츠 경기장에 대한 대통령의 직접 언급은 이번이 처음 일로 적자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했다는 점에세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다.
유의동 한국스포츠개발원 스포츠산업지원실장은 "만성 적자 구조의 스포츠 경기장이 '돈 되는 모델'로 바뀌려면 무엇보다 지자체 조례 개정 등을 통해 민간 기업이 경기장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연한 투자 환경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레저스포츠산업부 차장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