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우조선 계약금 소송' 승소] 이행보증금 소송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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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GS 컨소시엄 깨져 한화에 대우조선 낙찰
2008년 '리먼쇼크'로 인수 포기하자 계약금 떼여
2008년 '리먼쇼크'로 인수 포기하자 계약금 떼여
산업은행이 2008년 3월 매각을 공식 선언하며 시작된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그해 8월27일 대우조선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한화그룹과 포스코, 현대중공업, GS그룹이 참여하면서 ‘인수 전쟁’을 예고했다. 인수전이 뜨거워지며 당초 4조~5조원대로 예상됐던 대우조선 가격도 8조~9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같은 해 9월 ‘대우조선의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 등 자회사들이 1조원에 가까운 부실을 안고 있다’는 한국경제신문 보도가 나간 이후 예상 인수 가격은 다시 뚝 떨어졌다.
시장에선 대우조선 인수 후보군을 놓고 ‘2강2약’ 체제로 평가했다. 자금력 측면에서 포스코와 GS가 유력 후보군으로 꼽혔다. 한화와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든 현대중공업은 ‘2약’으로 분류됐다.
그해 10월9일 포스코와 GS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인수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재계에선 “게임이 끝났다”는 말이 나왔다. 당연히 포스코와 GS 연합군이 대우조선을 가져갈 것으로 봐서다. 그러나 GS는 본입찰 마감일인 10월13일 돌연 컨소시엄 파기를 선언했다. 당시 포스코 측은 공격적인 가격을 쓰겠다고 주장한 반면 GS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써야 한다고 막판까지 신경전을 벌이다 틀어졌다는 후문이다. 이로 인해 GS의 파트너였던 포스코까지 본입찰 자격을 박탈당했다.
최종 승리는 한화에 돌아갔다. 한화는 본입찰에서 6조3000억원가량을 써낸 반면 현대중공업은 4조원 안팎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10월24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화는 11월19일 인수대금의 5% 정도인 3150억원을 이행보증금으로 납부했다. 다만 한화가 축배를 들기엔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시장이 요동쳐서다. 한화 내부에선 “너무 비싸게 산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고민을 거듭하던 한화는 같은 해 말 산은에 금융위기 등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잔금 분납 등 인수조건 변경도 요구했다. 2009년 1월21일 산은은 한화 요청을 거부했다. 길었던 대우조선 매각이 무산된 순간이었다.
이후 한화는 이행보증금을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산은은 이마저도 거부했다. 같은 해 6월부터 한화와 산은은 이행보증금 반환 여부를 놓고 지루한 법정공방에 들어갔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시장에선 대우조선 인수 후보군을 놓고 ‘2강2약’ 체제로 평가했다. 자금력 측면에서 포스코와 GS가 유력 후보군으로 꼽혔다. 한화와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든 현대중공업은 ‘2약’으로 분류됐다.
그해 10월9일 포스코와 GS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인수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재계에선 “게임이 끝났다”는 말이 나왔다. 당연히 포스코와 GS 연합군이 대우조선을 가져갈 것으로 봐서다. 그러나 GS는 본입찰 마감일인 10월13일 돌연 컨소시엄 파기를 선언했다. 당시 포스코 측은 공격적인 가격을 쓰겠다고 주장한 반면 GS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써야 한다고 막판까지 신경전을 벌이다 틀어졌다는 후문이다. 이로 인해 GS의 파트너였던 포스코까지 본입찰 자격을 박탈당했다.
최종 승리는 한화에 돌아갔다. 한화는 본입찰에서 6조3000억원가량을 써낸 반면 현대중공업은 4조원 안팎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10월24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화는 11월19일 인수대금의 5% 정도인 3150억원을 이행보증금으로 납부했다. 다만 한화가 축배를 들기엔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시장이 요동쳐서다. 한화 내부에선 “너무 비싸게 산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고민을 거듭하던 한화는 같은 해 말 산은에 금융위기 등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잔금 분납 등 인수조건 변경도 요구했다. 2009년 1월21일 산은은 한화 요청을 거부했다. 길었던 대우조선 매각이 무산된 순간이었다.
이후 한화는 이행보증금을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산은은 이마저도 거부했다. 같은 해 6월부터 한화와 산은은 이행보증금 반환 여부를 놓고 지루한 법정공방에 들어갔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