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현 1타차 2위…박성현은 1언더파 71타로 중위권

"컷 탈락한 대회요? 아예 나가지 않은 거로 생각해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상금랭킹 3위를 달리는 고진영(21·넵스)은 지난 9일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 2라운드를 마치고 짐을 쌌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전한 이 대회에서 첫날 75타를 친 데 이어 2라운드에서 74타를 쳐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앞서 7개 대회에서 준우승 한번과 3위 두차례 등 한번도 10위 밖으로 밀려나지 않았던 고진영이 타이틀 방어에 나선 대회에서 컷 탈락하자 다들 이변으로 받아들였다.

고진영 자신도 실망과 충격이 작지 않았다.

14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하늘코스(파72·6천623야드)에서 열린 BMW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고진영은 7언더파 65타를 쳐 단독 선두에 나섰다.

버디를 8개나 쓸어담았다.

10번 홀(파5)에서 경기를 시작한 고진영은 첫 홀 8m 버디로 기세를 올리더니 13번(파4), 15번 홀(파4)에 징검다리 버디로 신바람을 냈다.

16번 홀(파3)에서 티샷이 그린을 벗어나 1타를 잃었지만 17번(파4), 18번 홀(파5) 연속 3m 버디를 잡아 순위표 상단을 질주했다.

3번(파5), 4번 홀(파3)에서도 가까운 거리 버디 퍼트를 놓치지 않은 고진영은 7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핀 1m 거리에 붙여 쉽게 1타를 더 줄였다.

고진영은 "그린 주변 러프가 작년 대회 때보다 길어져서 안전하게 그린 중앙을 보고 쳤는데 결과가 좋았다"면서 "대회를 앞두고 퍼트 연습에 중점을 뒀는데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컷 탈락한 지 닷새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선전을 펼친 비결을 묻자 고진영은 "컷 탈락한 게 아니라 그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컷 탈락이 나쁜 경험만은 아니다.

컷 탈락이 무섭다면 대회를 안 나가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우승하면 상금 3억 원과 메이저대회와 똑같은 대상 포인트 70점을 받아 상금왕과 대상 경쟁에서 선두 박성현(23·넵스)을 턱밑까지 따라붙을 수 있는 고진영은 "신인 때 상금랭킹 7위를 했고 작년에 5위를 했다.

올해는 3위가 목표고 내년에 상금왕에 오르는 게 복안"이라면서 "우승이나 상금왕을 염두에 두고 플레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에서 아마추어 성은정(17·금호중앙여고)의 돌풍을 연장전에서 잠재우고 시즌 첫 우승컵을 거머쥐었던 오지현(20·KB금융)이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골라내 고진영을 1타차로 추격했다.

지난해 KLPGA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부진에 빠졌던 안신애(26·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는 5언더파 67타를 쳐 고진영에 2타 뒤진 공동3위에 올랐다.

시즌 3승과 함께 상금랭킹에서 박성현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설 기회를 노리는 장수연(22·롯데)은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로 첫 단추를 잘 뀄다.

신인 첫 우승을 이소영(19·롯데)에 내준 신인왕 경쟁자 이다연(19)과 이효린(19·미래에셋)도 장수연과 함께 공동5위(4언더파 68타)에 올라 신인 두번째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3위를 차지하고 귀국한 지 이틀 만에 대회에 나선 '장타여왕' 박성현은 버디 4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 등으로 1언더파 71타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박성현은 2∼4번홀 연속 버디에 이어 9번홀(파4)에서 1타를 줄여 순항했지만 10번홀(파5) 보기 이후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하다가 18번홀(파5) 두 번째 샷이 아웃오브바운즈(OB)가 되는 바람에 아쉬움을 삼켰다.

박성현은 "3언더파 정도면 만족스러웠을 텐데 마지막 홀 더블보기가 못내 아쉽다"면서도 "아직 사흘이 남았고, 시차적응도 생각보다 잘되고 있고 샷이나 퍼팅이 나쁘지 않아 내일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2년9개월만에 국내 대회에 모습을 드러낸 일본 골프 여왕 이보미(28)도 1오버파 73타로 부진했다.

(인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