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서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충격적인 반전과 따뜻한 감동 공존
현대인의 감정 장애 다룬 도서, '민모션증후군을 가진 남자' 출간
16살의 나이에 첫 장편소설 ‘A씨에 관하여’로 한국 문단의 주목을 받았던 안현서 작가가 2년 여 만에 두 번째 장편소설 ‘민모션증후군을 가진 남자’(박하)를 출간하였다.

민모션증후군이란 타인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는 심리 현상을 일컫는 말로, 실제로 많은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감정 장애 중 하나다. 작가는 이러한 사회적 병리를 ‘민모션증후군을 가진 남자’의 주인공인 ‘서윤’을 통해 표현한다.

이 작품은 유년 시절의 불운한 과거로 인해 감정 장애를 앓아 욕망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데 실패한 그림 그리는 남자 서윤과 그의 신비로운 뮤즈인 ‘유안’의 이야기를 다룬다. 인생이 던지는 지독한 농담과 그 비극에 맞서는 인간형을 명민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으며, 충격적인 반전과 따뜻한 감동이 공존한다.

타인에게 어떤 감정도 표현하지 못하는 민모션증후군에 시달리는 서윤에게 자신의 감정을 읽어내 그림에 제목을 달아주는 유안은 구원 같은 존재다. 하지만 자신 또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는 사람임을 알게 된 유안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고, 서윤 역시 그를 따르게 된다.

주목할 만한 것은 두 사람이 꿈꾸는 구원의 모습이 달랐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서윤의 환생으로 재회하게 되지만 악연이 되어버린 관계 속에서 복수와 속죄의 고통은 서윤을 옭아맨다. 그러나 소설의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인물들이 끝내 인간의 선한 의지를 회복하고, 온전한 애정과 용서를 받아 들이며 구원 받는다.

안현서 작가는 “처음 작품을 구상할 때 유안이라는 인물을 가장 먼저 설정하였다. 유안은 어두운 과거를 가슴 깊이 묻어두고 자신을 사랑하고 싶어 몸부림쳤던 여자로 가슴 아픈 인물이다”라며 “지독한 생의 아이러니 속에서도 끝내 자신에 대한 사랑을 회복하는 가슴 먹먹한 사람의 이야기를 소설로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문학평론가 방민호 서울대학교 국문과 교수는 “이 시대 사람들의 정신적인 병리를 엿볼 수 있다”며 “소설 표면에 사회를 등장시키지 않고도 현대인들이 겪는 유행병을 날카롭게 포착하였다”고 평가했다.

현재 ‘민모션증후군을 가진 남자’는 독자들 사이에서 ‘잠재되어 있던 감정을 끄집어내어 불안과 상처를 돌아보게 만든다’, ‘답답한 현실을 간접적으로 위로 받을 수 있는 책’ 등의 호평을 얻으며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