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를 살펴보고 있는 브라질 소비자들.
삼성페이를 살펴보고 있는 브라질 소비자들.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가 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근접무선통신(NFC) 결제기 보급 지연으로 애플의 애플페이가 주춤거리는 사이에 모바일 결제의 대세로 만들겠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브라질에서 삼성페이 서비스를 오는 19일부터 시작한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12일 푸에르토리코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지 1주일 만이다.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국가도 미국과 중국, 스페인, 호주 등 7개국으로 늘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삼성페이를 출시한 다음달인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이는 애플페이보다 결제가 간편한 삼성페이의 강점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NFC를 이용하는 애플페이는 전용 단말기가 있어야 결제할 수 있다. NFC 단말기를 보유한 소매점은 미국 내에서도 14% 정도로 상당수 상점에서는 애플페이 사용이 불가능하다. 반면 삼성페이는 마그네틱 보안전송(MST)이라는 신기술을 적용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신용카드 마그네틱 정보를 일반 신용카드 단말기가 인식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별도 단말기를 설치하지 않더라도 자유롭게 결제할 수 있다.

삼성페이와 애플페이가 적극 공략하고 있는 중국에 설치된 NFC 단말기는 600만대로 삼성페이 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 단말기 2000만대에 크게 못 미친다. 이 같은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삼성페이는 출시 6개월 뒤인 지난 2월 글로벌 가입자 500만명, 결제액 5억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애플이 결제 단말기업체인 페이 애니웨어와 협력해 NFC 결제 단말기를 적극적으로 늘리면서 이 같은 우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구글이 NFC를 이용하는 ‘안드로이드 페이’를 내놓으면서 NFC 단말기는 더욱 빠른 속도로 확산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페이의 기술적 우위가 2~3년 내에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페이의 성공은 삼성이 강조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NFC 결제기가 시장에 깔려 경쟁 우위가 사라지기 전의 ‘골든타임’을 잡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