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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한화 이행보증금 판결, 부실기업 매각 절차의 투명성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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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다 포기한 한화가 산업은행에 지급했다 돌려받지 못한 이행보증금 3150억원 중 상당액을 돌려주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노조 방해로 한화 측이 대우조선 실사를 할 수 없었다는 점도 참작했다며 사건을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상장사는 별도의 실사가 필요 없다고 판단한 1, 2심을 뒤집은 것이다.

    대법원은 또 실사와 상관없이 최종계약을 맺도록 규정한 당시의 양해각서가 한화에 일방적으로 불리했다는 점도 적시했다. 이행보증금 관련 조항을 일종의 불평등 계약으로 본 것이다. 이번 판결은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분식회계 및 비리가 속속 드러나는 와중에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화가 제대로 실사를 했다면 비리나 부정이 좀 더 일찍 드러났을 것이라는 합리적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생각건대, 기업 인수합병은 두 당사자 간 사적 계약인 만큼 구체적인 조건은 합의에 따르면 된다. 한쪽이 다소 불리하다고 해도 계약자유의 원칙상 제3자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 문제는 당시 산업은행과 한화를 동등한 계약 당사자로 볼 수 있느냐다. 산업은행의 주 역할은 기업대출이다. 한화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가 원매자 입장이기는 해도 동등한 입장에서 각서를 체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시 대우조선을 놓고 대기업 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대우조선 인수를 일종의 ‘특혜’처럼 여긴 산업은행이 한화에 무리한 요구를 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번 판결은 산업은행의 소위 ‘갑질’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산업은행은 100개가 넘는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번 판결이 부실기업 매각 절차를 좀 더 투명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경쟁이 치열하다고 해서 공정성이 배제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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