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정부에 국내 정밀지도 반출을 요구하는 구글을 “국내에서 서비스하려면 매출을 정확히 밝히고 세금도 내야 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의장은 15일 강원 춘천시에 있는 데이터센터 ‘각’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구글의 국내 지도 데이터 반출 신청으로 불거진 논란에 대해 “구글처럼 자금력 있는 회사가 한국에 서버를 두는 게 뭐가 어렵겠느냐”며 “서버 기술상 안 된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 신청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닌텐도의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가 지도 데이터 문제 때문에 국내 출시가 어렵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구글은 10년 전부터 정부에 국내 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구해왔다. 제대로 된 지도 서비스를 위해 세계 곳곳의 데이터센터에 자료를 분산해 저장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한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국내 포털업체들은 “구글만 해외에 서버를 두도록 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며 “국내에 서버를 두면 내야 하는 세금을 피하기 위한 의도”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의장은 “구글은 국내에서 얼마나 벌어가는지 공개하지 않는 데다 세금도 안 내고 있다”며 “네이버는 당당하게 경쟁해서 커왔는데 불공정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글이 국내에서 개인정보를 수집하다 물의를 빚은 사건도 언급했다. 구글은 2009년 특수차량을 통해 국내 각지 와이파이망을 오가는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의장은 “만약 네이버가 그랬다면 여러분이 절 용서하겠느냐”며 “구글은 사용자 데이터를 어떻게 쓰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