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통화정책이 작동하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빠질 기미가 보인다고 인민은행이 경고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17일 중국 인민은행 조사통계사(司)의 성쑹청(盛松成) 사장은 전날 상하이에서 열린 금융 포럼에서 시장에 대규모 유동성 이 공급됐지만, 기업이 투자보다 현금비축을 선호하는 유동성 함정에 빠진 상태라고 밝혔다.

성 사장은 작년 10월 이후 유동 성 함정 위험을 나타내는 협의통화(M1)와 광의통화(M2) 간 증가율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같이 판단했다고 말했 다. 자금이 중장기 금융상품으로 유입되지 못한 채 협의통화만 빠르게 늘어나는 자금의 부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현금과 초단기 금융상품으로 구성된 M1의 증가율이 작년 10월 14%에서 지난달 24.6%로 급증했지만, M1에 정기예금 등을 포함 한 M2의 증가율은 지난달 11.8%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두 지수간 증가율 차는 벌어졌다. 최근 중국의 정책이 집중 되는 민간투자의 증가율은 상반기 2.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전체 투자 증가율을 9%대로 끌어내렸다.

성 사장은 통화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법인세 부담 완화와 추가 국채 발행, 재정적자 확대 등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 했다. 그는 중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3∼5%의 재정적자를 감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올해 GDP의 3%인 2조 1800억 위안(약 369조5750억 원)을 재정적자 목표로 설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