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학부모에게도 '취업설명회' 여는 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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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구 기자 ] “대학교 1학년 때는 취업을 위해 뭘 해야 하나요?” “고교 때까지는 획일적으로 배우잖아요. 열린 교육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카카오가 이모티콘 팔아서 돈을 엄청나게 벌어요. 이게 뭘까요? 결국 창의성이죠. ‘다른 생각’을 하려면 경험이 풍부해야 합니다.”
지난 16일 경기도 안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학생복지관에서 열린 취업진로설명회. 오가는 문답이 보통의 취업설명회와는 달랐다. 행사장을 빼곡하게 채운 100여명은 이 대학 1~2학년 학부모들이었다. 대학생 자녀와 함께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도 눈에 띄었다.
그동안 대학들이 수험생 학부모를 위한 입시설명회나 신입생 학부모 초청 입학설명회를 여는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이처럼 ‘학부모 대상 진로취업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이례적이다. 극심한 취업난에 대학이 학부모들 눈높이부터 맞춰 설득하고자 발 벗고 나선 셈이다.
◆ "공시족 너무 많아 문제…학부모부터 설득"
행사를 주최한 이한승 에리카캠퍼스 한양인재개발원장은 “20대 청년 절반이 공무원시험에 매달리는 ‘공시족’이라는 건 문제다. 여러 취업 경로가 있고 젊은이들도 다양한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학생이 취업에 성공해도 부모 반대로 입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특별히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취업설명회 프로그램 가운데 기업 인사담당자들과 직접 만나는 토크콘서트에선 학부모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인사담당자들도 현실적 조언을 내놓으면서 열띤 분위기를 이어갔다. 학교 관계자는 “원래 예정된 1시간30분을 훌쩍 넘길 만큼 관심이 높았다”고 전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KT그룹 인사담당자는 “취업 시장에서 면접이 중요해졌다. 회사들은 절대로 면접을 허투루 보지 않는다”며 “대입 준비하듯 취업도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취업을 원하는 직무나 회사를 정한 뒤 거기에 대해 알아보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이나 학과가 취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느냐는 학부모 질문에 “어느 대학 출신인지보다 전공이 중요하고, 어떤 직무를 선호하며 얼마나 준비했는지가 관건”이라고 답한 뒤 “취업 준비할 때 이것저것 스펙을 쌓는데 중구난방이면 의미가 없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 "창의성·진정성·성실성 본다…인성은 기본"
인사담당자들은 해당 회사에 대한 지원자의 진정성을 핵심 포인트로 짚었다. 최현진 헤이그룹 HR컨설팅 이사는 “기업들은 지원자가 회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들어오고 싶어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며 “평소 많이 고민해야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SK그룹 인사담당자도 성실성을 강조했다. 그는 “자녀가 대학 1~2학년으로 아직 여유가 있는 만큼 입사를 원하는 회사에서 필요한 직무가 무엇인지 파악해 차곡차곡 경험을 쌓는 게 필요하다. 저학년 때부터 학점 관리를 잘해야 성실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창의성을 강조한 KT그룹 담당자는 “평가 상위권 학생은 다양한 의사소통과 경험을 통해 어떤 문제가 닥쳤을 때 ‘다른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색다른 측면에서 문제를 보는 능력과 소양을 갖춘 것”이라면서 “고교 때까지 획일화된 교육을 받았으니 대학 저학년 때는 열린 교육을 통해 창의성을 길러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기업이 지원자를 평가하는 여러 덕목의 바탕에는 인성이 깔려있다고도 했다. SK그룹 담당자는 “취업시 역량을 많이 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당락을 가르는 건 인성이다. 기업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평가하기 때문”이라며 “성장가능성도 인성에 달려있어 인성을 가장 큰 덕목으로 본다”고 귀띔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지난 16일 경기도 안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학생복지관에서 열린 취업진로설명회. 오가는 문답이 보통의 취업설명회와는 달랐다. 행사장을 빼곡하게 채운 100여명은 이 대학 1~2학년 학부모들이었다. 대학생 자녀와 함께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도 눈에 띄었다.
그동안 대학들이 수험생 학부모를 위한 입시설명회나 신입생 학부모 초청 입학설명회를 여는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이처럼 ‘학부모 대상 진로취업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이례적이다. 극심한 취업난에 대학이 학부모들 눈높이부터 맞춰 설득하고자 발 벗고 나선 셈이다.
◆ "공시족 너무 많아 문제…학부모부터 설득"
행사를 주최한 이한승 에리카캠퍼스 한양인재개발원장은 “20대 청년 절반이 공무원시험에 매달리는 ‘공시족’이라는 건 문제다. 여러 취업 경로가 있고 젊은이들도 다양한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학생이 취업에 성공해도 부모 반대로 입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특별히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취업설명회 프로그램 가운데 기업 인사담당자들과 직접 만나는 토크콘서트에선 학부모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인사담당자들도 현실적 조언을 내놓으면서 열띤 분위기를 이어갔다. 학교 관계자는 “원래 예정된 1시간30분을 훌쩍 넘길 만큼 관심이 높았다”고 전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KT그룹 인사담당자는 “취업 시장에서 면접이 중요해졌다. 회사들은 절대로 면접을 허투루 보지 않는다”며 “대입 준비하듯 취업도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취업을 원하는 직무나 회사를 정한 뒤 거기에 대해 알아보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이나 학과가 취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느냐는 학부모 질문에 “어느 대학 출신인지보다 전공이 중요하고, 어떤 직무를 선호하며 얼마나 준비했는지가 관건”이라고 답한 뒤 “취업 준비할 때 이것저것 스펙을 쌓는데 중구난방이면 의미가 없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 "창의성·진정성·성실성 본다…인성은 기본"
인사담당자들은 해당 회사에 대한 지원자의 진정성을 핵심 포인트로 짚었다. 최현진 헤이그룹 HR컨설팅 이사는 “기업들은 지원자가 회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들어오고 싶어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며 “평소 많이 고민해야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SK그룹 인사담당자도 성실성을 강조했다. 그는 “자녀가 대학 1~2학년으로 아직 여유가 있는 만큼 입사를 원하는 회사에서 필요한 직무가 무엇인지 파악해 차곡차곡 경험을 쌓는 게 필요하다. 저학년 때부터 학점 관리를 잘해야 성실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창의성을 강조한 KT그룹 담당자는 “평가 상위권 학생은 다양한 의사소통과 경험을 통해 어떤 문제가 닥쳤을 때 ‘다른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색다른 측면에서 문제를 보는 능력과 소양을 갖춘 것”이라면서 “고교 때까지 획일화된 교육을 받았으니 대학 저학년 때는 열린 교육을 통해 창의성을 길러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기업이 지원자를 평가하는 여러 덕목의 바탕에는 인성이 깔려있다고도 했다. SK그룹 담당자는 “취업시 역량을 많이 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당락을 가르는 건 인성이다. 기업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평가하기 때문”이라며 “성장가능성도 인성에 달려있어 인성을 가장 큰 덕목으로 본다”고 귀띔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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