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도시 이야기-부산 해운대구] 전국 초고층 건물 1~4위 줄지어…'대한민국 부촌지도' 다시 쓴 해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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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브랜드가 경쟁력이다 - '한국의 홍콩' 부산 해운대구 <상>
2000년대 초 센텀·마린시티 착공
'환경 파괴한다'는 우려 딛고 부산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등극
101층 엘시티, 2019년 완공… 3.3㎡당 분양가 7천만원 역대 최고
"해운대 부촌 3대 축 될 것"
2000년대 초 센텀·마린시티 착공
'환경 파괴한다'는 우려 딛고 부산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등극
101층 엘시티, 2019년 완공… 3.3㎡당 분양가 7천만원 역대 최고
"해운대 부촌 3대 축 될 것"
부산시 수영구 남천동에서 바다를 가로지르는 광안대교를 타고 해운대구 우동으로 넘어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하늘 높이 솟은 초고층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린시티에 조성된 ‘해운대 아이파크’와 ‘두산위브더제니스’ 아파트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층수 기준) 5동 중 4동이 이곳에 있다. 80층짜리 두산위브더제니스 101동이 국내 최고층 건물이다. 이어 두산위브더제니스 102동(75층), 해운대 아이파크 주2동(72층), 두산위브더제니스 103동(70층)이 2~4위다.
광안대교 왼쪽으로도 바다와 만나는 수영강을 따라 줄지어 늘어선 초고층 건물들을 볼 수 있다. 해운대구 변신의 시작을 알린 센텀시티다.
부산 해운대구는 1970년대까지 비행기가 뜨고 내리던 황량한 땅이었다. 김해국제공항의 전신인 수영비행장이 있던 곳이 지금의 센텀시티다. 비행장이 이전한 뒤 부산시와 해운대구는 2000년 센텀시티 조성 작업을 시작해 2005년 공사를 마무리했다. 센텀시티는 라틴어로 숫자 100을 뜻하는 센텀(centum)과 도시(city)의 합성어로 ‘100% 완벽한 도시’라는 뜻을 담고 있다.
조성 초기엔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개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고층 건물이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과 함께 분양률이 극히 저조할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우려는 빗나갔다. 센텀시티는 2003년 전국 공공개발 사업 중 최고의 분양률을 기록했다. 부산시와 민간 업체가 공동출자한 개발업체 센텀시티(주)는 부지 개발비로 쓴 8000여억원의 빚을 갚고도 1013억원의 흑자를 남긴 뒤 2007년 해산했다.
센텀시티에 건설된 벡스코에선 2002년 한·일 월드컵 조 추첨 행사가 열린 데 이어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최돼 전 세계 주목을 받았다. 세계 최대 백화점인 신세계 센텀시티(2009년)와 부산국제영화제 전용극장인 영화의전당(2011년),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2012년) 등도 잇따라 들어섰다.
해운대 우동에 있는 마린시티는 1987년 매립이 끝난 동백섬 서쪽의 수영만매립지였다. 1994년 대우그룹은 100층 높이의 초고층 건물을 짓기 위해 이곳의 부지를 매입했다. 그러나 1998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대우는 부도를 맞았고, 부지는 방치된 채 부산의 대표적인 골칫거리 땅으로 전락했다.
부산시와 해운대구가 부지를 소유한 민간업체 제안을 받아들여 본격적인 개발에 나선 시기는 2004년이다. 당초 수영만매립지는 호텔과 회의시설 위주의 상업지역으로 조성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근 센텀시티가 대표 상업지역으로 급속히 성장하면서 수영만매립지 매력이 떨어졌다. 해운대구는 발상을 전환해 마린시티를 고급 주거지로 개발하기로 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민간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초고층 건물이 해운대의 스카이라인을 해칠 것이라는 환경단체 반발도 거셌다. 해운대구 공무원들은 수차례 공청회를 통해 ‘고층 건물이 들어선 수영만매립지가 대한민국의 명물이 될 것’이라며 주민들을 설득했다. 백선기 해운대구청장은 “당시 개발계획을 일관되게 추진한 공무원들의 노력 덕분에 마린시티가 부산의 대표
적인 명소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센텀시티와 마린시티에 이어 해운대는 세 번째 변신을 앞두고 있다.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옛 한국콘도 자리에 해운대관광리조트인 엘시티가 2019년 완공될 예정이다. 101층짜리 랜드마크 호텔 1개동과 85층 및 83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2개동을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지난해 10월 분양에 나선 엘시티더샵의 3.3㎡당 분양가는 7200만원으로, 역대 분양 아파트
중 처음으로 3.3㎡당 7000만원을 넘었다.
백 구청장은 “센텀시티와 마린시티에서 엘시티로 연결되는 3개의 축이 해운대 미래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했다.
부산=강경민/김태현 기자 kkm1026@hankyung.com
광안대교 왼쪽으로도 바다와 만나는 수영강을 따라 줄지어 늘어선 초고층 건물들을 볼 수 있다. 해운대구 변신의 시작을 알린 센텀시티다.
부산 해운대구는 1970년대까지 비행기가 뜨고 내리던 황량한 땅이었다. 김해국제공항의 전신인 수영비행장이 있던 곳이 지금의 센텀시티다. 비행장이 이전한 뒤 부산시와 해운대구는 2000년 센텀시티 조성 작업을 시작해 2005년 공사를 마무리했다. 센텀시티는 라틴어로 숫자 100을 뜻하는 센텀(centum)과 도시(city)의 합성어로 ‘100% 완벽한 도시’라는 뜻을 담고 있다.
조성 초기엔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개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고층 건물이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과 함께 분양률이 극히 저조할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우려는 빗나갔다. 센텀시티는 2003년 전국 공공개발 사업 중 최고의 분양률을 기록했다. 부산시와 민간 업체가 공동출자한 개발업체 센텀시티(주)는 부지 개발비로 쓴 8000여억원의 빚을 갚고도 1013억원의 흑자를 남긴 뒤 2007년 해산했다.
센텀시티에 건설된 벡스코에선 2002년 한·일 월드컵 조 추첨 행사가 열린 데 이어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최돼 전 세계 주목을 받았다. 세계 최대 백화점인 신세계 센텀시티(2009년)와 부산국제영화제 전용극장인 영화의전당(2011년),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2012년) 등도 잇따라 들어섰다.
해운대 우동에 있는 마린시티는 1987년 매립이 끝난 동백섬 서쪽의 수영만매립지였다. 1994년 대우그룹은 100층 높이의 초고층 건물을 짓기 위해 이곳의 부지를 매입했다. 그러나 1998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대우는 부도를 맞았고, 부지는 방치된 채 부산의 대표적인 골칫거리 땅으로 전락했다.
부산시와 해운대구가 부지를 소유한 민간업체 제안을 받아들여 본격적인 개발에 나선 시기는 2004년이다. 당초 수영만매립지는 호텔과 회의시설 위주의 상업지역으로 조성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근 센텀시티가 대표 상업지역으로 급속히 성장하면서 수영만매립지 매력이 떨어졌다. 해운대구는 발상을 전환해 마린시티를 고급 주거지로 개발하기로 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민간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초고층 건물이 해운대의 스카이라인을 해칠 것이라는 환경단체 반발도 거셌다. 해운대구 공무원들은 수차례 공청회를 통해 ‘고층 건물이 들어선 수영만매립지가 대한민국의 명물이 될 것’이라며 주민들을 설득했다. 백선기 해운대구청장은 “당시 개발계획을 일관되게 추진한 공무원들의 노력 덕분에 마린시티가 부산의 대표
적인 명소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센텀시티와 마린시티에 이어 해운대는 세 번째 변신을 앞두고 있다.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옛 한국콘도 자리에 해운대관광리조트인 엘시티가 2019년 완공될 예정이다. 101층짜리 랜드마크 호텔 1개동과 85층 및 83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2개동을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지난해 10월 분양에 나선 엘시티더샵의 3.3㎡당 분양가는 7200만원으로, 역대 분양 아파트
중 처음으로 3.3㎡당 7000만원을 넘었다.
백 구청장은 “센텀시티와 마린시티에서 엘시티로 연결되는 3개의 축이 해운대 미래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했다.
부산=강경민/김태현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