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노사, 고용보장-임금동결 '빅딜'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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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 파업 돌입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제안
노사 갈등에 경쟁력 회복 못하면
국내 생산물량 다른 나라로 뺏겨
올 상반기 자동차 수출 13% 급감
실적 따른 성과형 임금 전환 시급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제안
노사 갈등에 경쟁력 회복 못하면
국내 생산물량 다른 나라로 뺏겨
올 상반기 자동차 수출 13% 급감
실적 따른 성과형 임금 전환 시급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파업에 들어간 1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완성차 업체들은 고용을 보장하고 노조는 3~4년간 임금 인상 요구를 자제하는 ‘빅딜’을 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인건비 상승에 따른 국내 공장의 경쟁력 약화로 자동차 생산과 수출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게 KAMA의 분석이다. 그러나 완성차 업체 노조는 올해도 큰 폭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소속 현대차와 기아자동차, 한국GM 노조의 기본급 인상 요구안은 15만2050원이다. 쌍용자동차 노조는 12만원, 르노삼성 노조는 7만5000원 인상을 제시했다.
“완성차 5개사 연봉 세계 최고 수준”
KAMA는 지난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스페인·이탈리아 자동차산업의 노동부문 개혁 사례 연구 세미나’를 열었다. 김용근 KAMA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국 자동차산업 노조는 임금 인상과 현행 근로조건의 유지 등 기득권 강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인식은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사관계 부담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국내 생산 물량을 다른 나라로 이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AMA에 따르면 2011년 465만여대이던 국내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 455만여대로 2.1% 줄었다. 같은 기간 자동차 수출은 315만여대에서 297만여대로 5.7% 감소했다. 올 상반기 수출은 133만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3% 급감했다. 완성차 5사 고용 규모는 2010년 9만1277명에서 2014년 8만5436명으로 줄었다.
김 회장은 “국내 완성차 업체 5곳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9313만원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세계 1위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852만엔(약 7691만원), 2위 독일 폭스바겐은 6만2473유로(약 7841만원)다. 도요타는 성과급을 제외한 수치고 폭스바겐은 주 35시간 근무에 연장근로가 거의 없어 절대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생산성 등을 감안하면 한국 자동차 업체 근로자의 임금이 상당히 높다는 게 KAMA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자동차 회사는 국내 생산과 고용을 유지하고 노조는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이 될 때까지 최소 3~4년간 임금 인상을 자제하는 고용과 임금의 빅딜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생산성과 무관하게 근속연수에 따라 급여가 오르는 호봉제를 완화하고 생산성과 실적을 반영한 성과형 임금체계로의 전환도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노동시장 개혁과 노사 협력으로 경쟁력을 회복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자동차 회사 사례가 제시됐다. 스페인 르노공장 노사는 2009년 회사가 고용을 보장하고 노조는 임금 동결·전환 배치 등을 받아들였다. 그 결과 2009년 35만대이던 생산량이 지난해에는 41만대로 늘어났다.
이탈리아 피아트도 2011년과 2014년 단체협약에서 임금 인상 제한, 파업 자제 등에 합의했고 자국 내 생산량이 2012년 38만대에서 지난해 44만대로 증가했다.
현대차 노조 30년 중 26년 파업
현대차의 올 상반기 국내 생산량은 86만2401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1% 줄었다. 1분기 영업이익은 1조34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급감했다. 회사 안팎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노조는 이날부터 나흘간 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 교섭에서 작년 대비 7.2%인 기본급 15만2050원(호봉 승급분 제외) 인상, 2015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일반·연구직 조합원(8000여명)의 승진 거부권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통상임금 확대와 조합원 고용안정대책위원회 구성, 주간 연속 2교대제에 따른 임금 보전 등도 요구안에 담았다.
현대차 노조는 1987년 설립 이후 1994년과 2009~2011년 등 총 4년을 제외하고 매년 파업했다. 누적 410여일에 걸친 파업에 따른 매출 손실만 14조원에 달한다. 올해 현대차 노조는 노동개혁 중단, 구조조정 중지 등을 내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금속노조의 ‘정치 파업’에도 동참한다.
오는 2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예정된 금속노조의 총파업 집회에 현대차 노조는 조합원 5000여명을 집결시켜 무력시위에 나설 계획이다. 이 집회에는 기아차와 한국GM 노조 집행부도 참석할 예정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인건비 상승에 따른 국내 공장의 경쟁력 약화로 자동차 생산과 수출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게 KAMA의 분석이다. 그러나 완성차 업체 노조는 올해도 큰 폭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소속 현대차와 기아자동차, 한국GM 노조의 기본급 인상 요구안은 15만2050원이다. 쌍용자동차 노조는 12만원, 르노삼성 노조는 7만5000원 인상을 제시했다.
“완성차 5개사 연봉 세계 최고 수준”
KAMA는 지난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스페인·이탈리아 자동차산업의 노동부문 개혁 사례 연구 세미나’를 열었다. 김용근 KAMA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국 자동차산업 노조는 임금 인상과 현행 근로조건의 유지 등 기득권 강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인식은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사관계 부담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국내 생산 물량을 다른 나라로 이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AMA에 따르면 2011년 465만여대이던 국내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 455만여대로 2.1% 줄었다. 같은 기간 자동차 수출은 315만여대에서 297만여대로 5.7% 감소했다. 올 상반기 수출은 133만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3% 급감했다. 완성차 5사 고용 규모는 2010년 9만1277명에서 2014년 8만5436명으로 줄었다.
김 회장은 “국내 완성차 업체 5곳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9313만원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세계 1위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852만엔(약 7691만원), 2위 독일 폭스바겐은 6만2473유로(약 7841만원)다. 도요타는 성과급을 제외한 수치고 폭스바겐은 주 35시간 근무에 연장근로가 거의 없어 절대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생산성 등을 감안하면 한국 자동차 업체 근로자의 임금이 상당히 높다는 게 KAMA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자동차 회사는 국내 생산과 고용을 유지하고 노조는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이 될 때까지 최소 3~4년간 임금 인상을 자제하는 고용과 임금의 빅딜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생산성과 무관하게 근속연수에 따라 급여가 오르는 호봉제를 완화하고 생산성과 실적을 반영한 성과형 임금체계로의 전환도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노동시장 개혁과 노사 협력으로 경쟁력을 회복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자동차 회사 사례가 제시됐다. 스페인 르노공장 노사는 2009년 회사가 고용을 보장하고 노조는 임금 동결·전환 배치 등을 받아들였다. 그 결과 2009년 35만대이던 생산량이 지난해에는 41만대로 늘어났다.
이탈리아 피아트도 2011년과 2014년 단체협약에서 임금 인상 제한, 파업 자제 등에 합의했고 자국 내 생산량이 2012년 38만대에서 지난해 44만대로 증가했다.
현대차 노조 30년 중 26년 파업
현대차의 올 상반기 국내 생산량은 86만2401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1% 줄었다. 1분기 영업이익은 1조34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급감했다. 회사 안팎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노조는 이날부터 나흘간 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 교섭에서 작년 대비 7.2%인 기본급 15만2050원(호봉 승급분 제외) 인상, 2015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일반·연구직 조합원(8000여명)의 승진 거부권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통상임금 확대와 조합원 고용안정대책위원회 구성, 주간 연속 2교대제에 따른 임금 보전 등도 요구안에 담았다.
현대차 노조는 1987년 설립 이후 1994년과 2009~2011년 등 총 4년을 제외하고 매년 파업했다. 누적 410여일에 걸친 파업에 따른 매출 손실만 14조원에 달한다. 올해 현대차 노조는 노동개혁 중단, 구조조정 중지 등을 내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금속노조의 ‘정치 파업’에도 동참한다.
오는 2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예정된 금속노조의 총파업 집회에 현대차 노조는 조합원 5000여명을 집결시켜 무력시위에 나설 계획이다. 이 집회에는 기아차와 한국GM 노조 집행부도 참석할 예정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