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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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택 입주를 위해 몰려든 젊은이들은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귀중한 자산이 될 겁니다. 자기네 지역에 행복주택을 지어 달라고 먼저 요청하는 지방자치단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행복주택은 혐오시설로 기피하는 님비(NIMBY)가 아니라 서로 유치하려는 핌피(PIMFY) 시설로 확실히 자리 잡을 겁니다.”

조현태 LH(한국토지주택공사) 행복주택본부장(사진)의 표정에선 행복주택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행복주택 청약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데다 과거처럼 혐오시설로 생각하면서 건설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줄어서다.

지난 18일 마감한 전국 3개 단지 행복주택 청약 성적은 양호했다. 수도권 인기 택지지구인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832가구)와 화성시 동탄2신도시(608가구)에서 공급된 행복주택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각각 8.7 대 1과 4.5 대 1을 기록했다. 충북 충주시 첨단산업단지 295가구의 평균 청약 경쟁률도 1.5 대 1로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조 본부장은 “행복주택이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국민의 선입관을 바꾸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행복주택은 대학생,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다양한 수요자의 선호를 반영하기 위해 단지설계와 주민복지시설(커뮤니티센터) 구성에 큰 신경을 썼다. 획일화된 기존의 공공임대주택과 다른 점이다. 그는 “최근 지어지는 행복주택에는 독서실, 영화감상실, 피트니스센터, 공동세탁실, 무인택배함 등 각종 편의시설을 기본적으로 설치해 입주민의 편의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입주 대상이 젊은 층이란 것도 기존 임대주택과 다른 점이다. 행복주택은 정부가 청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교통이 편리한 곳에서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에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최장 6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청년층은 지역사회에 활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최근 조 본부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서울 등 수도권에 행복주택이 들어설 땅을 구하는 것이다. 대중교통이 잘 발달한 지역에 부지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도시 내 낙후된 주거·상업지역을 다시 활성화하는 도시재생·재정비 사업과 행복주택 건립을 연계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사업이 수년간 정체된 재정비구역 두 곳을 결합개발 방식으로 개발해 한곳에는 조합이 짓는 민간분양주택을 선보이고 다른 한곳엔 행복주택 단지를 짓는 방식이다. 행복주택을 건립하면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바닥 면적 합의 비율) 상향조정 등의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조합도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고 조 본부장은 설명했다.

공사가 중단된 채 전국 곳곳에 방치돼 있는 건물들을 재단장해 행복주택으로 사용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정부와 LH가 해당 사업장의 부실채권(NPL)을 인수해 소유권을 취득한 뒤 기존 건물을 철거하거나 리모델링하는 방식이다. 저층부에 상업·업무시설을 넣고, 상층부에 행복주택을 지으면 주거 편리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전국 각지에 방치된 400여개 건물은 대부분 규모가 크고 오랜 기간 내버려져 지역사회의 골칫거리”라며 “교통 중심지에 방치된 건물 자리에 행복주택을 건설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지을 행복주택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극 도입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행복주택 곳곳에 인터넷 통신 설비와 센서 등을 설치해 입주민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평소 입주민 A씨가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서는 시간과 직장에 도착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 그날 날씨를 비교해 비나 눈이 와서 통근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판단되면 이를 사전에 A씨에게 알리는 방식이다. 여성 특화 행복주택에선 수상한 사람이 여성 입주민을 따라올 경우 센서가 이를 감지해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기능도 들어갈 수 있다. LH는 올해 전국 19개 단지에서 9831가구의 행복주택을 공급한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