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네오밸류는 3세대 부동산 개발 회사(디벨로퍼) 중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회사로 꼽힌다. 이 회사가 개발업계에서 주목받는 것은 단순히 유망 택지지구에서 부동산 개발사업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고정관념을 깨면서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어서다. 네오밸류는 업계 최초로 택지개발지구에서 원주민이 보상으로 받은 땅을 모아 주상복합아파트를 개발했다. 상가를 모두 분양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일부나 전부를 보유하면서 활성화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네오밸류의 창의적인 도전이 업계에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고 평가한다.

◆3세대 디벨로퍼 대표주자

디벨로퍼는 크게 3세대로 구분한다. 1세대는 1997년 외환 위기 이전부터 활동한 회사다. DSD삼호, 밀리오레, 프라임그룹 등을 꼽을 수 있다. 2세대는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 개발을 시작한 곳이다. MDM, 신영, 피데스개발 등이 대표적인 회사다. 주로 2000년대 초·중반 부동산시장 호황 때 활발하게 활동했다. 3세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등장한 회사다. 대학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거나 건설사에서 경험을 쌓은 이들이 많다. 신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3세대 등장으로 자연스럽게 개발업계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네오밸류는 3세대 디벨로퍼 중에서 실적이 많은 편에 속한다. 2012년 6월 첫 개발 사업인 강남구 세곡지구 ‘세곡 푸르지오 시티’(400실)를 성공적으로 분양했다. 이어 ‘위례신도시 아이파크 1·2차, 구리시 구리갈매지구 아이파크, 수원시 광교 아이파크에서 대규모 주상복합 단지를 쏟아냈다. 올해 인천 도화지구에서 190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개발사업도 하고 있다.

그동안 개발 사업 과정은 모두 고정관념에 대한 도전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첫 개발 사업부터가 그렇다. 강남 세곡 푸르지오 시티와 위례신도시 아이파크 1차 부지는 택지지구 내 원주민이 기존 땅을 수용당하면서 대신 받은 대토보상 토지다. 대토 지분을 모아 주상복합으로 개발했다. 대토보상 개발사업을 시도한 것은 네오밸류가 처음이다.

심재익 네오밸류 사업본부 팀장은 “이해관계가 다른 수십명의 원주민을 한 방향으로 끌고가기 어렵다고 다들 말렸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원주민의 이익을 위해 헌신하면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결과적으로 원주민은 더 많은 개발이익을 누렸을 뿐만 아니라 상가를 배정받아 대대로 살던 고향에 재정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주상복합 고정 관념에 도전

이후 개발한 주상복합도 고정관념에 대한 도전이다. 네오밸류는 그동안 개발한 상업시설을 상당수 직접 보유하면서 상권 활성에 나서고 있다. 위례 아이파크 2차와 구리갈매 아이파크 상가는 각각 41%와 30%를 보유하고 있다. 광교신도시 아이파크 상가는 100% 소유하고 있다. 개발회사가 턱없이 높은 가격에 분양만 하고 나가버리는 ‘먹튀’ 방식의 기존 단지 내 상가분양 방식에 대한 도전이다.

김현철 네오밸류 라이프스타일 사업본부 본부장은 “대규모 상가를 일반에 분양하는 방식은 우리나라밖에 없다”며 “이해 관계가 각기 다른 개인들의 힘으로는 상권 활성화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분양상가 매입자들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네오밸류는 상가 전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일부 분양한 상가도 통합적으로 운영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상가 전체에 앨리웨이(Alleyway)란 브랜드를 통합 적용해 운영키로 했다. ‘위례 아이파크 애비뉴 2차’ 상가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앨리웨이는 골목길이란 뜻이다. 어릴 때 뛰어놀던 골목길처럼 주변 거주자가 편하게 찾아와서 놀다가 필요한 물건을 사가는 소비, 감성, 소통 공간이다. 지역밀착형 라이프스타일 쇼핑몰센터를 추구한다. 김 본부장은 “할인점 영화관 등이 유동인구를 끌어들이는 앵커시설이라고 누구나 얘기하지만 진짜 그런지는 검증되지 않았다”며 “이웃 주민들이 아무런 부담 없이 편안하게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지역색을 반영한 고유 상권을 활성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직영 콘텐츠 개발

네오밸류는 지난해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개발 자회사인 어반라이프를 설립했다. 어반라이프의 구성원은 부동산 개발업계 출신이 아니라 호텔, 외식업, 디자인회사, 출판사 등으로 다양하다. 자회사인 어반라이프의 사업 목표는 단순하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고객이 즐겨 찾는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복합문화공간 ‘니어 마이 비(Near My B)’, 키즈 라이프스타일, 식빵전문 베이커리 ‘밀도’, 청년 창업지원 ‘프로젝트 골목길’을 준비 중이다. 복합문화공간 ‘니어 마이 비’는 앨리웨이 위례에서 660㎡ 규모로 9월 말 오픈 예정이다.

고정관념에 대한 이 회사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손지호 네오밸류 사장은 “신규 택지개발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는 만큼 앞으로 미래 먹거리는 도시재생에서 찾아야 한다”며 “이에 대한 경험을 쌓기 위해 인천 도화지구에서 도시재생 성격이 강한 주상복합 부지를 매입했다”고 말했다.

조성근 / 홍선표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