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기존 자유무역협정(FTA)을 전면 재협상하겠다”고 밝혔다. 동맹국들이 미군 주둔비를 적절하게 분담하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는 뜻도 재차 확인했다. 그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당선되면 글로벌 무역질서와 동맹관계에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21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퀴큰론스아레나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수락연설을 통해 외교·안보·통상·경제 분야의 주요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내 적(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 예정자인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 내 일자리를 죽이는 한·미 FTA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에 찬성했다”며 “내가 집권하면 기존 FTA를 모두 재협상하고, TPP 같은 다자 간 무역협정도 체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수락연설에 앞서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도 계속 동맹을 지켜주길 바라지만 동맹을 지키는 데 드는 엄청난 비용을 보상받지 못한다면 이들 나라에 ‘축하해. 앞으로는 스스로 지키게 될 거야’라고 말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군 철수 가능성을 재차 언급했다. 이어 “6·25전쟁 이후 한반도에 미군을 주둔시켰지만 (북한 때문에) 평화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은 점점 더 미쳐가고 있으며, 보일러(boiler)와 같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