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지구 중심에 서서 열정을 되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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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키토
해발 2850m 잉카 고대도시 키토
스페인 점령 시절 유산 그대로
내부가 황금으로 된 라콤파니아 교회
세계 세 번째로 큰 바실리카 성당
거울로 된 성 프란시스코 대성당 '눈길'
활력 넘치는 산토도밍고 광장
남·북반구 나눈 선에 양발 걸치고 '찰칵'
배수구 빠져나가는 물 소용돌이 실험도
바나나 튀긴 파타코네스 간식·식사로 인기
해발 2850m 잉카 고대도시 키토
스페인 점령 시절 유산 그대로
내부가 황금으로 된 라콤파니아 교회
세계 세 번째로 큰 바실리카 성당
거울로 된 성 프란시스코 대성당 '눈길'
활력 넘치는 산토도밍고 광장
남·북반구 나눈 선에 양발 걸치고 '찰칵'
배수구 빠져나가는 물 소용돌이 실험도
바나나 튀긴 파타코네스 간식·식사로 인기
적도(equator)라는 단어 자체를 국명으로 사용하는 곳이 있다. 남아메리카 대륙에 있는 에콰도르(Ecuador)다. 우리에게는 축구 강국 정도로만 알려져 있지만 드넓은 태평양과 거대한 안데스 산맥을 품은 곳이기도 하다. 잉카 문명의 찬란한 역사와 스페인 식민시대의 유산을 만날 수 있는 곳. 세상의 중심이라고 불리는 에콰도르는 낯설고 조금은 위험하지만 그만큼 매혹적이다.
하루에 사계절을 만날 수 있는 곳 에콰도르 여행의 중심은 수도 키토(Quito)다. 적도 바로 아래 자리잡고 있다 해서 더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중앙 안데스 산맥의 설산들로 둘러싸인 키토는 해발 2850m에 자리한 덕택에 연평균 기온이 14도에서 19도로 1년 내내 봄처럼 온화하다. 독일의 세계적인 탐험가이자 지질학자인 알렉산더 폰 훔볼트는 “에콰도르 여행은 마치 적도에서 남극까지 여행하는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키토 사람들 역시 이 도시를 하루에도 사계절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도시라고 자랑한다. 봄 같은 아침, 여름 같은 한낮, 가을 같은 저녁, 겨울 같은 밤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키토라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잉카의 고대도시 하면 페루의 쿠스코를 떠올리지만 키토도 뒤지지 않는다. 잉카제국의 북쪽 수도 역할을 했던 키토는 스페인 점령 시절의 유적을 원형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키토라는 이름은 1532년 스페인 정복자 프란시스코 피사로에 의해 잉카제국이 멸망하기 전까지 이곳을 지배한 원주민 ‘키투스(Quitus)’에서 유래했다. 잉카제국이 멸망하기 전, 당시 잉카의 장군은 키토를 적에게 내주기 싫어 도시를 아예 파괴했고 그로 인해 아쉽게도 지금 키토에 잉카 문명의 흔적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다만 손으로 직접 짠 전통 의상을 입은 원주민 인디헤나(Indigena)들이 그 시절의 영화를 아는지 모르는지 골목을 누비고 있을 뿐이다.
키토 구시가지는 1979년 유네스코에 의해 일찌감치 세계 10대 문화유산도시로 지정됐다. 좁다란 골목마다 400년 전 스페인 식민시대의 위풍당당한 건물들과 교회, 왕궁, 박물관 등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붉은 기와를 인 스페인풍의 건물들은 이 고대도시를 아름답게 치장한다. 우아한 장식의 광장은 원주민과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여행자로 북적인다. 세계적인 여행매거진 ‘론리 플래닛’은 키토를 몬테네그로 코토르, 아일랜드 더블린, 말레이시아 조지타운, 네덜란드 로테르담 등과 함께 ‘2016년 최고의 여행지 10곳’으로 꼽기도 했다. 새로운 지하철 시스템이 개통되면서 도시 인프라가 개선돼 한결 여행하기가 수월해졌다는 점이 그 이유였다.
스페인 식민시대의 화려한 유산
키토 구시가지 여행의 시작은 라 플라자 그랑데(La Plaza Grande)다. 독립광장이라 불리는 이곳은 1809년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을 기념하는 기념비가 서 있는 곳. 이곳에서 남쪽으로는 에콰도르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마리스칼 수크레가 영면한 키토 대성당이 있고 북서쪽으로는 대통령이 집무를 보는 네오클래식 양식의 대통령궁이 서 있다.
독립광장에서 서쪽으로 5분 정도 걸어가면 성 프란시스코 광장이다. 이곳에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성 프란시스코 대성당은 1536년 건립된 것으로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기도 하다. 특이한 점은 성당의 일부분이 거대한 거울로 돼 있다는 것. 이는 원주민들이 자신의 내면을 비춰보기 위해 설치했다고 한다. 성당 지붕에는 흰색의 쌍둥이탑이 서 있는데, 1582년 피친차 화산이 폭발했을 때 부서진 것을 다시 복원한 것이다. 내부에는 당시의 타일 작품과 바로크 양식의 부조가 남아 있다.
성 프란시스코 수도원에서 가까운 라콤파니아 교회는 남미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로 불린다. 교회 내부는 온통 황금으로 장식돼 있는데, 천장과 제단 등 이 교회를 황금으로 칠하는 데만 무려 7t의 금이 들어갔다고 한다. 교회 내부를 구경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눈이 부시다.
키토의 랜드마크인 바실리카 성당
파네시요 언덕(Corro de Panecillo)은 높이가 겨우 180m에 불과하지만 키토의 도시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빵덩어리’라는 뜻인데, 언덕은 밥공기를 엎어놓은 듯 둥그스름하게 생겼다. 이곳은 원래 잉카 이전 시대부터 태양의 신전이 있던 자리였지만, 스페인 군대가 원래 있던 신전을 해체해 그 돌로 성당을 지었다. 지금은 구원의 마리아상이 도시를 내려다보며 서 있다. 언덕으로 향하는 길은 키토의 빈민가로 유명하다. 걸어서 갈 수도 있지만 강도와 만날 위험도 있으니 조심하자. 택시를 타거나 다른 여행자들과 어울려 버스를 타는 것이 좋다. 정상에는 경찰이 상주하고 있어 위험하지 않다.
파네시요 언덕에서 보면 멀리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성당인 바실리카 성당이 우뚝 서 있다. 두 개의 첨탑이 인상적인 바실리카 성당은 키토의 랜드마크다. 그 뒤로 고층빌딩이 가득한 키토 신시가지가 펼쳐진다.
키토의 남쪽, 산토도밍고 광장 쪽은 키토의 활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좁은 골목에는 노점상이 가득하며 전통 의상을 입은 원주민들이 짐이 가득 담긴 보따리를 메고 분주히 걸어다닌다. 경찰들은 호루라기를 불며 교통정리에 바쁘다. 에콰도르는 우리나라의 1.5배 정도 되는 나라지만 열대와 온대, 고산지대와 정글까지 있어 먹을거리가 다양하다. 옥수수를 갈아 반죽한 뒤 달걀, 고기, 고추를 넣고 바나나 잎으로 싸서 찐 타말이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 술로는 사탕수수로 만든 증류주인 푼타스(Puntas)와 계피향이 나는 카넬라소(Canelazo)를 즐겨 마신다. 원주민들과 어울려 길거리 음식을 맛보는 것도 키토 여행의 즐거움이다.
키토 북쪽에는 잉카의 황금유물과 미라 등을 전시한 국립박물관과 선사문화부터 현대까지의 유물과 유적을 모두 볼 수 있는 고고학박물관, 라틴아메리카 최고 민중화가로 꼽히는 과야사민의 그림을 모아놓은 과야사민 박물관 등이 있어 시간이 넉넉하다면 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
세상의 중심인 적도탑
스페인어로 ‘세상의 중심(La Mitad del Mundo)’이라는 이름을 가진 적도탑은 키토를 방문한 여행자들이 꼭 들러야 하는 곳이다. 시내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데, 이곳은 지구상에서 위도와 경도가 0도인 곳이다. 18세기 프랑스 과학아카데미 회원들이 지구의 정확한 크기와 모양을 측정한 뒤 적도 선을 발견해 탑을 세웠다. 북극성과 남십자성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적도탑에 얽힌 에피소드 한 가지. 적도탑이 세워진 뒤, 후대의 과학자들이 최첨단 GPS를 이용해 다시 측정했는데, 그 결과 실제 적도는 이곳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런데 그 적도선은 고대 에콰도르 인디헤나들이 예로부터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 프랑스 과학자들이 자존심을 구긴 것이다. 공원에 입장하면 노란 선이 그어져 있는 것이 보이는데, 이 선이 바로 남반구와 북반구를 구분하는 선이다. 이곳을 방문한 여행자들은 황색 선에 양발을 걸치고 ‘인증샷’을 찍는다.
인디헤나들이 발견한 적도선에는 ‘무제오 인티난(Museo Inti Nan)’이라는 민속촌이 있다. 가이드가 상주하고 있으면서 재미있는 실험도 보여준다. 적도선에 마련된 테이블 위에선 못 위에 달걀을 똑바로 세워볼 수도 있다. 지구의 자전축과 적도선이 수직으로 만나는 까닭에 달걀노른자가 중앙에 있는 계란이 중심을 잡기가 쉽기 때문이다. 배수구로 빠져나가는 물이 노란 선을 사이에 두고 반대 방향으로 소용돌이치며 빠지는 것도 신기하다. 북쪽에서는 시계방향, 남쪽에선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며 내려간다. 적도에선 소용돌이치지 않고 바로 내려간다. 여권에 ‘적도’라는 도장도 받을 수 있다.
키토(에콰도르)=글·사진 최갑수 여행작가 ssoochoi@naver.com
여행 Tip
에콰도르까지 가는 직항은 없다. 미국 뉴욕에서 중남미 최대 항공사 라탐항공으로 갈아탄 뒤 에콰도르의 수도인 키토로 들어갈 수 있다.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는 관광 목적으로 비자 없이 90일간 체류할 수 있다. 에콰도르는 2002년부터 미국 화폐인 달러화를 사용하고 있다. 전압은 110V.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14시간 늦다.
건기는 6월부터 11월까지며, 특히 6월부터 9월까지 시원하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여행하기가 가장 좋다. 키토는 해발이 높아 하루 평균 기온이 19도다. 밤에는 약간 쌀쌀하다. 따뜻한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키토에서는 고산병 증세가 간혹 나타날 수 있으므로 대비해두는 것이 좋다.
에콰도르 음식은 칠레, 페루와 비슷하면서 또 다르다. 에콰도르는 세계 최대의 바나나 생산국인데, 그런 만큼 바나나를 이용한 음식이 다양하고 많다. 가장 흔한 음식이 파타코네스. 초록색의 요리용 바나나인 프라타노를 납작하게 썰어 기름에 튀긴 음식인데, 간식이나 밥 대신 먹기도 한다. 타하나스는 바나나를 튀겨 만든 스낵인데 간식 삼아 먹기도 하고 맥주 안주로도 좋다. 에콰도르 여행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주한에콰도르상무관실(02-738-0079, seoul@proecuador.gob.ec)을 통해 알아보자.
하루에 사계절을 만날 수 있는 곳 에콰도르 여행의 중심은 수도 키토(Quito)다. 적도 바로 아래 자리잡고 있다 해서 더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중앙 안데스 산맥의 설산들로 둘러싸인 키토는 해발 2850m에 자리한 덕택에 연평균 기온이 14도에서 19도로 1년 내내 봄처럼 온화하다. 독일의 세계적인 탐험가이자 지질학자인 알렉산더 폰 훔볼트는 “에콰도르 여행은 마치 적도에서 남극까지 여행하는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키토 사람들 역시 이 도시를 하루에도 사계절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도시라고 자랑한다. 봄 같은 아침, 여름 같은 한낮, 가을 같은 저녁, 겨울 같은 밤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키토라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잉카의 고대도시 하면 페루의 쿠스코를 떠올리지만 키토도 뒤지지 않는다. 잉카제국의 북쪽 수도 역할을 했던 키토는 스페인 점령 시절의 유적을 원형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키토라는 이름은 1532년 스페인 정복자 프란시스코 피사로에 의해 잉카제국이 멸망하기 전까지 이곳을 지배한 원주민 ‘키투스(Quitus)’에서 유래했다. 잉카제국이 멸망하기 전, 당시 잉카의 장군은 키토를 적에게 내주기 싫어 도시를 아예 파괴했고 그로 인해 아쉽게도 지금 키토에 잉카 문명의 흔적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다만 손으로 직접 짠 전통 의상을 입은 원주민 인디헤나(Indigena)들이 그 시절의 영화를 아는지 모르는지 골목을 누비고 있을 뿐이다.
키토 구시가지는 1979년 유네스코에 의해 일찌감치 세계 10대 문화유산도시로 지정됐다. 좁다란 골목마다 400년 전 스페인 식민시대의 위풍당당한 건물들과 교회, 왕궁, 박물관 등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붉은 기와를 인 스페인풍의 건물들은 이 고대도시를 아름답게 치장한다. 우아한 장식의 광장은 원주민과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여행자로 북적인다. 세계적인 여행매거진 ‘론리 플래닛’은 키토를 몬테네그로 코토르, 아일랜드 더블린, 말레이시아 조지타운, 네덜란드 로테르담 등과 함께 ‘2016년 최고의 여행지 10곳’으로 꼽기도 했다. 새로운 지하철 시스템이 개통되면서 도시 인프라가 개선돼 한결 여행하기가 수월해졌다는 점이 그 이유였다.
스페인 식민시대의 화려한 유산
키토 구시가지 여행의 시작은 라 플라자 그랑데(La Plaza Grande)다. 독립광장이라 불리는 이곳은 1809년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을 기념하는 기념비가 서 있는 곳. 이곳에서 남쪽으로는 에콰도르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마리스칼 수크레가 영면한 키토 대성당이 있고 북서쪽으로는 대통령이 집무를 보는 네오클래식 양식의 대통령궁이 서 있다.
독립광장에서 서쪽으로 5분 정도 걸어가면 성 프란시스코 광장이다. 이곳에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성 프란시스코 대성당은 1536년 건립된 것으로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기도 하다. 특이한 점은 성당의 일부분이 거대한 거울로 돼 있다는 것. 이는 원주민들이 자신의 내면을 비춰보기 위해 설치했다고 한다. 성당 지붕에는 흰색의 쌍둥이탑이 서 있는데, 1582년 피친차 화산이 폭발했을 때 부서진 것을 다시 복원한 것이다. 내부에는 당시의 타일 작품과 바로크 양식의 부조가 남아 있다.
성 프란시스코 수도원에서 가까운 라콤파니아 교회는 남미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로 불린다. 교회 내부는 온통 황금으로 장식돼 있는데, 천장과 제단 등 이 교회를 황금으로 칠하는 데만 무려 7t의 금이 들어갔다고 한다. 교회 내부를 구경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눈이 부시다.
키토의 랜드마크인 바실리카 성당
파네시요 언덕(Corro de Panecillo)은 높이가 겨우 180m에 불과하지만 키토의 도시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빵덩어리’라는 뜻인데, 언덕은 밥공기를 엎어놓은 듯 둥그스름하게 생겼다. 이곳은 원래 잉카 이전 시대부터 태양의 신전이 있던 자리였지만, 스페인 군대가 원래 있던 신전을 해체해 그 돌로 성당을 지었다. 지금은 구원의 마리아상이 도시를 내려다보며 서 있다. 언덕으로 향하는 길은 키토의 빈민가로 유명하다. 걸어서 갈 수도 있지만 강도와 만날 위험도 있으니 조심하자. 택시를 타거나 다른 여행자들과 어울려 버스를 타는 것이 좋다. 정상에는 경찰이 상주하고 있어 위험하지 않다.
파네시요 언덕에서 보면 멀리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성당인 바실리카 성당이 우뚝 서 있다. 두 개의 첨탑이 인상적인 바실리카 성당은 키토의 랜드마크다. 그 뒤로 고층빌딩이 가득한 키토 신시가지가 펼쳐진다.
키토의 남쪽, 산토도밍고 광장 쪽은 키토의 활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좁은 골목에는 노점상이 가득하며 전통 의상을 입은 원주민들이 짐이 가득 담긴 보따리를 메고 분주히 걸어다닌다. 경찰들은 호루라기를 불며 교통정리에 바쁘다. 에콰도르는 우리나라의 1.5배 정도 되는 나라지만 열대와 온대, 고산지대와 정글까지 있어 먹을거리가 다양하다. 옥수수를 갈아 반죽한 뒤 달걀, 고기, 고추를 넣고 바나나 잎으로 싸서 찐 타말이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 술로는 사탕수수로 만든 증류주인 푼타스(Puntas)와 계피향이 나는 카넬라소(Canelazo)를 즐겨 마신다. 원주민들과 어울려 길거리 음식을 맛보는 것도 키토 여행의 즐거움이다.
키토 북쪽에는 잉카의 황금유물과 미라 등을 전시한 국립박물관과 선사문화부터 현대까지의 유물과 유적을 모두 볼 수 있는 고고학박물관, 라틴아메리카 최고 민중화가로 꼽히는 과야사민의 그림을 모아놓은 과야사민 박물관 등이 있어 시간이 넉넉하다면 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
세상의 중심인 적도탑
스페인어로 ‘세상의 중심(La Mitad del Mundo)’이라는 이름을 가진 적도탑은 키토를 방문한 여행자들이 꼭 들러야 하는 곳이다. 시내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데, 이곳은 지구상에서 위도와 경도가 0도인 곳이다. 18세기 프랑스 과학아카데미 회원들이 지구의 정확한 크기와 모양을 측정한 뒤 적도 선을 발견해 탑을 세웠다. 북극성과 남십자성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적도탑에 얽힌 에피소드 한 가지. 적도탑이 세워진 뒤, 후대의 과학자들이 최첨단 GPS를 이용해 다시 측정했는데, 그 결과 실제 적도는 이곳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런데 그 적도선은 고대 에콰도르 인디헤나들이 예로부터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 프랑스 과학자들이 자존심을 구긴 것이다. 공원에 입장하면 노란 선이 그어져 있는 것이 보이는데, 이 선이 바로 남반구와 북반구를 구분하는 선이다. 이곳을 방문한 여행자들은 황색 선에 양발을 걸치고 ‘인증샷’을 찍는다.
인디헤나들이 발견한 적도선에는 ‘무제오 인티난(Museo Inti Nan)’이라는 민속촌이 있다. 가이드가 상주하고 있으면서 재미있는 실험도 보여준다. 적도선에 마련된 테이블 위에선 못 위에 달걀을 똑바로 세워볼 수도 있다. 지구의 자전축과 적도선이 수직으로 만나는 까닭에 달걀노른자가 중앙에 있는 계란이 중심을 잡기가 쉽기 때문이다. 배수구로 빠져나가는 물이 노란 선을 사이에 두고 반대 방향으로 소용돌이치며 빠지는 것도 신기하다. 북쪽에서는 시계방향, 남쪽에선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며 내려간다. 적도에선 소용돌이치지 않고 바로 내려간다. 여권에 ‘적도’라는 도장도 받을 수 있다.
키토(에콰도르)=글·사진 최갑수 여행작가 ssoochoi@naver.com
여행 Tip
에콰도르까지 가는 직항은 없다. 미국 뉴욕에서 중남미 최대 항공사 라탐항공으로 갈아탄 뒤 에콰도르의 수도인 키토로 들어갈 수 있다.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는 관광 목적으로 비자 없이 90일간 체류할 수 있다. 에콰도르는 2002년부터 미국 화폐인 달러화를 사용하고 있다. 전압은 110V.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14시간 늦다.
건기는 6월부터 11월까지며, 특히 6월부터 9월까지 시원하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여행하기가 가장 좋다. 키토는 해발이 높아 하루 평균 기온이 19도다. 밤에는 약간 쌀쌀하다. 따뜻한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키토에서는 고산병 증세가 간혹 나타날 수 있으므로 대비해두는 것이 좋다.
에콰도르 음식은 칠레, 페루와 비슷하면서 또 다르다. 에콰도르는 세계 최대의 바나나 생산국인데, 그런 만큼 바나나를 이용한 음식이 다양하고 많다. 가장 흔한 음식이 파타코네스. 초록색의 요리용 바나나인 프라타노를 납작하게 썰어 기름에 튀긴 음식인데, 간식이나 밥 대신 먹기도 한다. 타하나스는 바나나를 튀겨 만든 스낵인데 간식 삼아 먹기도 하고 맥주 안주로도 좋다. 에콰도르 여행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주한에콰도르상무관실(02-738-0079, seoul@proecuador.gob.ec)을 통해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