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후 환율 요동치는 중국·일본] 중국 위안화 약세…외화자금 '썰물'
중국 인민은행장과 부행장이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한목소리로 “위안화 가치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3일 브렉시트(Brexit :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이후 위안화 가치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자 인민은행 수뇌부가 ‘구두개입’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쓰촨성 청두에서 지난 23~24일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에 참석한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은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외환정책의 핵심 목표는 안정적인 위안화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향후 위안화는 주요 13개 교역대상국 통화로 구성된 바스켓 통화에 대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위루 인민은행 부행장도 24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인민은행은 향후 위안화 가치 안정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우 행장과 천위루 부행장이 이처럼 위안화 가치를 안정시키겠다고 공언한 것은 최근 위안화 가치가 인민은행의 당초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국 달러화와 비교한 중국 위안화 가치는 연초 급락세를 보인 이후 줄곧 달러당 6.4~6.5위안대에서 안정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브렉시트 투표 이후 위안화 가치는 한 달여간 1%가량 급락해 달러당 6.6876위안(7월22일 종가 기준)까지 떨어졌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수출경쟁력 회복을 위해 위안화 가치 하락을 원하고 있지만 자본유출 우려 때문에 급격한 위안화 가치 하락을 두려워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저우 행장과 천 부행장의 발언은 최근 위안화 가치 급락으로 인민은행이 다시 자본 유출을 걱정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분석보고서에서 지난달 중국의 외화자금 유출 규모가 490억달러로 전달(250억달러)의 두 배가량으로 급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딩 슈앙 스탠다드차타드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가치가 상당 기간 안정돼 있었지만 최근 급락해 위안화 가치 안정에 대한 시장 참가자의 의구심이 다시 생겼다”며 장기적으로 위안화 가치는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저우하오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인민은행이 달러당 6.7위안은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선이 뚫리면 위안화 가치 안정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