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멀리 떠나지 못한다면…팜스테이 마을로 '휴촌 여행'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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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어느 마을로 떠나볼까
농기계 마차 타고 마을 구경
직접 수확한 농산물로 밥 짓고
계곡 물놀이로 무더위 날리고
풀벌레 소리 벗삼아 캠프파이어
교통체증·바가지 요금 걱정 '뚝'
멋스러운 황토·한옥에서 하룻밤
가족과 '추억 캠핑'으로 제격
농기계 마차 타고 마을 구경
직접 수확한 농산물로 밥 짓고
계곡 물놀이로 무더위 날리고
풀벌레 소리 벗삼아 캠프파이어
교통체증·바가지 요금 걱정 '뚝'
멋스러운 황토·한옥에서 하룻밤
가족과 '추억 캠핑'으로 제격
한 여행사가 최근 여름휴가 계획을 조사했다. 휴가 일정으로 2박3일을 꼽은 응답자가 31%로 가장 많았고, 국내 여행을 선택한 비율이 87%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휴가 예산으로는 대개 50만원 이하라고 답했다. 경기가 나빠 주머니 사정이 안 좋은 데다 반드시 여름이 아니라 연중 휴가를 보내는 문화가 정착한 게 이유라는 설명이다. 그런데 기분 좋게 출발해도 도로는 막히고, 해변가에 파라솔도 마음대로 펴지 못한다. 음식점과 숙소엔 ‘바가지 상혼’이 여전하다.
50만원 이하의 예산으로 2박3일간 국내 여행을 떠나기에 적합한 곳이 있다. 국내 대표 휴가지에서 겪을 수 없는 신선한 체험은 덤이다.
일정은 대략 이렇다. 마을에 도착해 아이들과 농기계 마차를 타고 농촌마을 어귀를 돌아본 뒤 옥수수와 산나물을 수확한다. 가족들은 손수 채취한 나물로 만든 반찬이 올라온 시골밥상을 마주하고는 신기해 한다. 배불리 점심식사를 마친 뒤 계곡으로 물놀이를 간다. 페트병과 된장을 이용해 물고기를 잡아보고, 대나무물총을 직접 만들어 물총 놀이도 해본다. 아빠가 어릴 적 한 놀이 그대로다. 저녁에는 지역 특산물과 삼겹살을 화로에 구워 먹은 뒤 잊지 못할 캠프파이어를 한다. 유명 휴가지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살뜰한 추억들이다.
부모는 향수…아이들은 체험
팜스테이란 절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템플스테이와 개념이 비슷하다. 말 그대로 농장에서 머무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농촌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팜스테이는 원래 도시와 농촌이 어우러지는 ‘도농상생’ 차원에서 농협 주도로 만들어졌다. 도시민에게 향수가 섞인 휴가 기회를 주고, 농가에는 부가 소득을 올릴 기반을 마련해주자는 취지였다. 농촌·농민을 대변해 농협중앙회는 1999년부터 팜스테이 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로 18년째를 맞은 팜스테이는 진화하고 있다. 농협은 높은 수준의 팜스테이를 유지하기 위해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아무 곳이나 팜스테이 마을로 선정하지 않는다. 깐깐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농협의 팜스테이 마을로 선정되려면 우선 마을 주민 과반수가 동의하고 농가 10가구 이상이 참여해야 한다. 친환경 농법을 통해 우수 농산물을 생산하는 마을이어야 하고 방문객을 맞을 수 있는 편의시설을 갖추고 각종 농촌·농업 체험 프로그램도 개발해야 한다. 농협은 매년 3월 말과 9월 말, 두 차례에 걸쳐 사업계획과 실태 조사를 벌인 뒤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팜스테이 마을을 선정한다.
도심엔 없는 다양한 프로그램
팜스테이는 단순한 민박이 아니다. 핵심은 체험 프로그램이다. 팜스테이는 마을마다 △영농체험 △음식체험 △농촌문화체험 △야외문화체험 등을 갖추고 있다. 영농체험은 계절과 지역에 따라 모내기, 벼 베기, 과일 따기, 고구마·감자 캐기, 채소 수확 등이 있다. 그렇게 딴 농산물을 직접 맛본다. 쌀이 나무에서 열리는 것으로 아는 도시 아이들은 벼를 직접 보고 베어 보며 깨달음을 얻는다.
향토음식 체험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마을에서 재배한 유기농 채소로 시골밥상을 차린다. 처음엔 상차림 정도에 그쳤지만, 지금은 마을에서 재배한 콩으로 전통 방식의 두부를 만들기도 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치즈 피자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도 갖췄다.
야외 체험과 농촌문화 체험은 도시에서 접하기 어려운 경험이다. 팜스테이 마을마다 풍광에 맞춰 물고기 잡기, 물놀이, 곤충 채집, 패러글라이딩, 래프팅, 국궁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갖추고 있다. 대개 팜스테이 마을들은 배산임수 지형에 들어서 산과 계곡을 끼고 있다. 대나무와 박, 짚으로 생활용품을 만드는 전통공예나 마을 농악대, 사물놀이 등 전통문화도 체험할 수 있다. 야외 수영장 갖춘 숙박시설까지
숙박시설은 깨끗하고 저렴한 편이다. 유명 관광지 호텔의 비싼 숙박비나 성수기 펜션의 ‘바가지 요금’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교통체증이나 인파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황토 온돌로 이뤄진 민박집부터 새로 지은 펜션이나 게스트하우스, 한옥 등 다양한 숙박시설을 갖춘 팜스테이 마을이 적지 않다.
수영장과 같은 휴양지 시설을 갖춘 팜스테이도 늘고 있다. 사전 예약은 필수다. 농협 팜스테이 홈페이지(www.farmstay.co.kr)에서 팜스테이 위치나 특성, 체험 프로그램 등을 확인해 가고 싶은 마을을 고를 수 있다. 팜스테이 마을은 다양하고 전국에 퍼져 있는 만큼 산과 들, 강, 호수 등 자연 테마와 체험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50만원 이하의 예산으로 2박3일간 국내 여행을 떠나기에 적합한 곳이 있다. 국내 대표 휴가지에서 겪을 수 없는 신선한 체험은 덤이다.
일정은 대략 이렇다. 마을에 도착해 아이들과 농기계 마차를 타고 농촌마을 어귀를 돌아본 뒤 옥수수와 산나물을 수확한다. 가족들은 손수 채취한 나물로 만든 반찬이 올라온 시골밥상을 마주하고는 신기해 한다. 배불리 점심식사를 마친 뒤 계곡으로 물놀이를 간다. 페트병과 된장을 이용해 물고기를 잡아보고, 대나무물총을 직접 만들어 물총 놀이도 해본다. 아빠가 어릴 적 한 놀이 그대로다. 저녁에는 지역 특산물과 삼겹살을 화로에 구워 먹은 뒤 잊지 못할 캠프파이어를 한다. 유명 휴가지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살뜰한 추억들이다.
부모는 향수…아이들은 체험
팜스테이란 절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템플스테이와 개념이 비슷하다. 말 그대로 농장에서 머무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농촌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팜스테이는 원래 도시와 농촌이 어우러지는 ‘도농상생’ 차원에서 농협 주도로 만들어졌다. 도시민에게 향수가 섞인 휴가 기회를 주고, 농가에는 부가 소득을 올릴 기반을 마련해주자는 취지였다. 농촌·농민을 대변해 농협중앙회는 1999년부터 팜스테이 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로 18년째를 맞은 팜스테이는 진화하고 있다. 농협은 높은 수준의 팜스테이를 유지하기 위해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아무 곳이나 팜스테이 마을로 선정하지 않는다. 깐깐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농협의 팜스테이 마을로 선정되려면 우선 마을 주민 과반수가 동의하고 농가 10가구 이상이 참여해야 한다. 친환경 농법을 통해 우수 농산물을 생산하는 마을이어야 하고 방문객을 맞을 수 있는 편의시설을 갖추고 각종 농촌·농업 체험 프로그램도 개발해야 한다. 농협은 매년 3월 말과 9월 말, 두 차례에 걸쳐 사업계획과 실태 조사를 벌인 뒤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팜스테이 마을을 선정한다.
도심엔 없는 다양한 프로그램
팜스테이는 단순한 민박이 아니다. 핵심은 체험 프로그램이다. 팜스테이는 마을마다 △영농체험 △음식체험 △농촌문화체험 △야외문화체험 등을 갖추고 있다. 영농체험은 계절과 지역에 따라 모내기, 벼 베기, 과일 따기, 고구마·감자 캐기, 채소 수확 등이 있다. 그렇게 딴 농산물을 직접 맛본다. 쌀이 나무에서 열리는 것으로 아는 도시 아이들은 벼를 직접 보고 베어 보며 깨달음을 얻는다.
향토음식 체험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마을에서 재배한 유기농 채소로 시골밥상을 차린다. 처음엔 상차림 정도에 그쳤지만, 지금은 마을에서 재배한 콩으로 전통 방식의 두부를 만들기도 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치즈 피자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도 갖췄다.
야외 체험과 농촌문화 체험은 도시에서 접하기 어려운 경험이다. 팜스테이 마을마다 풍광에 맞춰 물고기 잡기, 물놀이, 곤충 채집, 패러글라이딩, 래프팅, 국궁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갖추고 있다. 대개 팜스테이 마을들은 배산임수 지형에 들어서 산과 계곡을 끼고 있다. 대나무와 박, 짚으로 생활용품을 만드는 전통공예나 마을 농악대, 사물놀이 등 전통문화도 체험할 수 있다. 야외 수영장 갖춘 숙박시설까지
숙박시설은 깨끗하고 저렴한 편이다. 유명 관광지 호텔의 비싼 숙박비나 성수기 펜션의 ‘바가지 요금’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교통체증이나 인파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황토 온돌로 이뤄진 민박집부터 새로 지은 펜션이나 게스트하우스, 한옥 등 다양한 숙박시설을 갖춘 팜스테이 마을이 적지 않다.
수영장과 같은 휴양지 시설을 갖춘 팜스테이도 늘고 있다. 사전 예약은 필수다. 농협 팜스테이 홈페이지(www.farmstay.co.kr)에서 팜스테이 위치나 특성, 체험 프로그램 등을 확인해 가고 싶은 마을을 고를 수 있다. 팜스테이 마을은 다양하고 전국에 퍼져 있는 만큼 산과 들, 강, 호수 등 자연 테마와 체험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