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6번째 LCC '에어서울' 타보니…"아시아나항공기 탄 것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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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서울 김포~제주 노선 왕복해보니
국내선은 올 9월까지 운영…운임은 아시아나항공과 동일
현재까지 항공기 내외관 개조 이루어지지 않아…아시아나항공의 비즈니스석 그대로 운영
국내선은 올 9월까지 운영…운임은 아시아나항공과 동일
현재까지 항공기 내외관 개조 이루어지지 않아…아시아나항공의 비즈니스석 그대로 운영
[ 안혜원 기자 ] 지난달 아시아나항공의 예약사이트에서 김포~제주 노선 티켓을 예약했다. 탑승 당일인 22일 공항 내 아시아나항공 창구로 가 표를 발권했다. 탑승 시간이 다 돼 활주로로 나가자 아시아나항공의 마크가 부착된 항공기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쯤 되자 아시아나항공의 비행기에 탄 것이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항공기에 올라타며 다시 한 번 비행기의 외관을 살펴봤다. 아시아나항공의 마크 옆에 작은 초록색 마크 하나가 부착돼있었다.
항공기 안에 들어서자 청록색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승무원들이 이륙을 준비 중이었다. 그들을 보자 "아, 비행기를 맞게 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장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손님 여러분, 에어서울 비행기 곧 이륙하겠습니다."
지난 22일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이자 국내 6번째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의 김포~제주 왕복편을 타봤다.
◆ LCC지만 운임은 대형항공사와 동일
지난달 11일 출범한 에어서울은 현재까지 항공권의 예매 및 발권을 담당하는 자체적인 창구가 없다. 따라서 항공권의 판매를 아시아나항공의 예약사이트와 예약센터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같은 것은 예약 창구 뿐만이 아니다. LCC임에도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과 동일한 운임을 받고 있다. 기자는 이날 제주행을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티켓 가격과 동일한 9만6100원(편도 기준·10% 할인가)에 에어서울 항공권을 구입했다.
이에 대해 에어서울 측은 "현재 에어서울의 김포~제주 노선은 아시아나항공과 코드쉐어(공동운항)를 체결해 운항 중이라 운임이 같다"며 "대신 서비스도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할인운임을 비교해보면 아시아나항공의 운임보다 더 싼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할인운임으로 비교하자면 에어서울의 티켓이 더 싼 경우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할인가 적용시 반대로 아시아나항공의 티켓이 더 저렴한 경우도 있다. 에어서울은 출범 직후 급하게 김포~제주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상반기로 예상했던 국제선 운항 증명(7월6일 취득)이 늦춰지면서 예정에도 없던 국내선 운항을 먼저 시작했다. 이 때문에 에어서울 측은 아시아나항공의 예약시스템을 공유하게 됐으며, 예약시스템에서 별도의 가격을 표시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같은 운임을 들고 나오게됐다.
에어서울 측은 국제선 운항이 시작되는 10월부터는 아시아나항공과는 별도의 요금 체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 때부터는 한시적으로 운영하던 김포~제주 노선의 운항은 중단한다.
◆ LCC에서 비즈니스석을 탈 수 있다…단, 9월까지
대신 에어서울에서는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다. 아직 아시아나항공 측으로부터 받은 항공기의 내외관 개조를 시행하지 못해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김포 노선의 총 171석 규모의 에어서울 항공기는 비즈니스석 12석과 이코노미석 159석으로 구성돼있었다. 비즈니스석은 노약자와 임산부, 영유아 동반 고객 등 교통약자를 대상으로 우선 제공한다. 일반 승객은 교통약자에게 배정 된 후 남는 좌석을 선착순으로 배정받을 수 있다.
기자는 서울로 돌아오는 항공편에서 비즈니스석을 타봤다. 공항 체크인 카운터에서 탑승 3시간여 전 미리 비즈니스석을 요청했다.
동승한 60대 승객 김모씨는 "비즈니스석에 탑승할 수 있으니 일반 항공기보다 여행길이 더 편하다"며 "LCC는 불편하지 않을까 조금 걱정했는데 예상치못하게 비즈니스석에 타게되니 대접받는 느낌도 들어 즐겁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유일하게 타 LCC와 차별화되는 서비스인 비즈니스석은 아쉽게도 9월까지만 운영한다. 10월부터는 항공기 개조를 통해 비즈니스석을 없애고 이코노미석의 폭을 축소하게 된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항공기의 내부 인테리어 개조가 끝나는 9월까지만 비즈니스 좌석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개조 후에는 비즈니스 좌석을 따로 운영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이코노미석의 폭은 다른 LCC에 비해 1인치가량 넓게 구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항공기 결함 시 매뉴얼은 아시아나항공에 따라
우연치 않게 이번 탑승에서 기자는 항공기 결함에 따른 지연 사태를 기내에서 직접 겪었다. 이륙 전 엔진 내 에어컨 장치에서 이상이 발견돼 항공기는 50여분 정도 지연 사태를 겪었다.
결함이 발견되자 항공기는 이륙을 멈추고 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아시아나항공의 정비 매뉴얼에 따른 대처다. 기내에서는 "엔진 결함으로 이륙을 잠시 멈췄다"며 "점검이 끝난 후 다시 출발토록 하겠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항공기의 시동을 꺼지고 항공기에 정비사들이 올라타 점검을 실시했다. 기내가 한순간에 술렁이기 시작했다. 20여분이 지나자 승객들로부터 불만이 터져나왔다. 30도를 넘나드는 찜통 더위에 문이 모두 닫힌 기내에서 대기하게되자 불안감이 높아졌다.
승무원들에게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냐"고 묻자 "아직 보고받은 바가 없다"며 "상황을 전달받은 후 설명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요즘 안그래도 각종 LCC 사고로 불안한데 왜 자세한 설명이 없느냐"는 승객들의 볼멘소리가 기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승무원들은 생수를 전달하며 승객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했다.
최근 각종 항공기 결함과 사건사고들로 LCC의 안전이 도마 위에 올랐다는 점에서 승객들의 불안감이 더 증폭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50여분간 이어진 문제 상황에서 승무원들은 비교적 차분하게 대처했다. 문제가 발생하자마자 음료를 제공하며 승객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다만 결함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승객들에게는 차가운 물 한잔보다 문제의 진행 상황에 대한 설명이 더 절실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비행 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대처한다"며 "결함이 발생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매뉴얼에 따른다"고 설명했다.
김포·제주=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이쯤 되자 아시아나항공의 비행기에 탄 것이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항공기에 올라타며 다시 한 번 비행기의 외관을 살펴봤다. 아시아나항공의 마크 옆에 작은 초록색 마크 하나가 부착돼있었다.
항공기 안에 들어서자 청록색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승무원들이 이륙을 준비 중이었다. 그들을 보자 "아, 비행기를 맞게 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장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손님 여러분, 에어서울 비행기 곧 이륙하겠습니다."
지난 22일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이자 국내 6번째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의 김포~제주 왕복편을 타봤다.
◆ LCC지만 운임은 대형항공사와 동일
지난달 11일 출범한 에어서울은 현재까지 항공권의 예매 및 발권을 담당하는 자체적인 창구가 없다. 따라서 항공권의 판매를 아시아나항공의 예약사이트와 예약센터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같은 것은 예약 창구 뿐만이 아니다. LCC임에도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과 동일한 운임을 받고 있다. 기자는 이날 제주행을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티켓 가격과 동일한 9만6100원(편도 기준·10% 할인가)에 에어서울 항공권을 구입했다.
이에 대해 에어서울 측은 "현재 에어서울의 김포~제주 노선은 아시아나항공과 코드쉐어(공동운항)를 체결해 운항 중이라 운임이 같다"며 "대신 서비스도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할인운임을 비교해보면 아시아나항공의 운임보다 더 싼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할인운임으로 비교하자면 에어서울의 티켓이 더 싼 경우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할인가 적용시 반대로 아시아나항공의 티켓이 더 저렴한 경우도 있다. 에어서울은 출범 직후 급하게 김포~제주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상반기로 예상했던 국제선 운항 증명(7월6일 취득)이 늦춰지면서 예정에도 없던 국내선 운항을 먼저 시작했다. 이 때문에 에어서울 측은 아시아나항공의 예약시스템을 공유하게 됐으며, 예약시스템에서 별도의 가격을 표시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같은 운임을 들고 나오게됐다.
에어서울 측은 국제선 운항이 시작되는 10월부터는 아시아나항공과는 별도의 요금 체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 때부터는 한시적으로 운영하던 김포~제주 노선의 운항은 중단한다.
◆ LCC에서 비즈니스석을 탈 수 있다…단, 9월까지
대신 에어서울에서는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다. 아직 아시아나항공 측으로부터 받은 항공기의 내외관 개조를 시행하지 못해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김포 노선의 총 171석 규모의 에어서울 항공기는 비즈니스석 12석과 이코노미석 159석으로 구성돼있었다. 비즈니스석은 노약자와 임산부, 영유아 동반 고객 등 교통약자를 대상으로 우선 제공한다. 일반 승객은 교통약자에게 배정 된 후 남는 좌석을 선착순으로 배정받을 수 있다.
기자는 서울로 돌아오는 항공편에서 비즈니스석을 타봤다. 공항 체크인 카운터에서 탑승 3시간여 전 미리 비즈니스석을 요청했다.
동승한 60대 승객 김모씨는 "비즈니스석에 탑승할 수 있으니 일반 항공기보다 여행길이 더 편하다"며 "LCC는 불편하지 않을까 조금 걱정했는데 예상치못하게 비즈니스석에 타게되니 대접받는 느낌도 들어 즐겁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유일하게 타 LCC와 차별화되는 서비스인 비즈니스석은 아쉽게도 9월까지만 운영한다. 10월부터는 항공기 개조를 통해 비즈니스석을 없애고 이코노미석의 폭을 축소하게 된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항공기의 내부 인테리어 개조가 끝나는 9월까지만 비즈니스 좌석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개조 후에는 비즈니스 좌석을 따로 운영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이코노미석의 폭은 다른 LCC에 비해 1인치가량 넓게 구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항공기 결함 시 매뉴얼은 아시아나항공에 따라
우연치 않게 이번 탑승에서 기자는 항공기 결함에 따른 지연 사태를 기내에서 직접 겪었다. 이륙 전 엔진 내 에어컨 장치에서 이상이 발견돼 항공기는 50여분 정도 지연 사태를 겪었다.
결함이 발견되자 항공기는 이륙을 멈추고 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아시아나항공의 정비 매뉴얼에 따른 대처다. 기내에서는 "엔진 결함으로 이륙을 잠시 멈췄다"며 "점검이 끝난 후 다시 출발토록 하겠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항공기의 시동을 꺼지고 항공기에 정비사들이 올라타 점검을 실시했다. 기내가 한순간에 술렁이기 시작했다. 20여분이 지나자 승객들로부터 불만이 터져나왔다. 30도를 넘나드는 찜통 더위에 문이 모두 닫힌 기내에서 대기하게되자 불안감이 높아졌다.
승무원들에게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냐"고 묻자 "아직 보고받은 바가 없다"며 "상황을 전달받은 후 설명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요즘 안그래도 각종 LCC 사고로 불안한데 왜 자세한 설명이 없느냐"는 승객들의 볼멘소리가 기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승무원들은 생수를 전달하며 승객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했다.
최근 각종 항공기 결함과 사건사고들로 LCC의 안전이 도마 위에 올랐다는 점에서 승객들의 불안감이 더 증폭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50여분간 이어진 문제 상황에서 승무원들은 비교적 차분하게 대처했다. 문제가 발생하자마자 음료를 제공하며 승객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다만 결함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승객들에게는 차가운 물 한잔보다 문제의 진행 상황에 대한 설명이 더 절실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비행 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대처한다"며 "결함이 발생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매뉴얼에 따른다"고 설명했다.
김포·제주=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