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원의 신세계] '스무살' 홈쇼핑, TV 떠나 모바일 독립 '실험'
"마지막 방송, 매진 임박! 자동 주문 전화 연결해주세요."

이젠 식상하기까지 한 TV홈쇼핑의 이 절절한 외침. '최소 시간, 최대 판매' 목적을 이루려면 쇼핑호스트는 얼굴에 철판을 깔더라도 적극 구매 유도에 나서야합니다. 그게 이 바닥(?)의 미덕이자 경쟁력이죠. '충동 구매'를 부추긴다는 비난 쯤은 감수한 지 오래입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소비자의 77%가 '쇼핑호스트의 설명, 권유가 상품구매에 영향을 준다'고 응답했습니다. 구매 전화을 건 시점도 '쇼핑호스트의 설명을 들으면서 구매했다'가 61%로 가장 높았죠. 상품 본연의 특성보다 어쩌면 쇼핑호스트의 '화술(話術)'이 매출에 더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신세원의 신세계] '스무살' 홈쇼핑, TV 떠나 모바일 독립 '실험'
국내 TV홈쇼핑 출범도 20년째. 전통 종이신문과 지상파 등과 함께 '레거시(legacy) 미디어'로 나이 먹고 있습니다. 동시에 미디어 환경은 팽팽 변하고 습니다. TV 쇼핑보다 스마트폰을 통한 온라인 구매가 더 편한 세상입니다. 모바일 시대, 폭풍 검색과 실시간 가격비교, 상품평 훑기로 소비자는 더 똑똑해지고 있습니다. 홈쇼핑 감언이설에 20년 차 면역력도 생겼습니다. 게다가 바쁜 한국인, 느긋하게 TV 앞에 앉아 쉴 시간도 부족합니다. 스무살 TV 홈쇼핑도 체질을 빠꿔야 생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상품을 더 재밌는 콘텐츠에 녹일 수 있다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 입소문은 마른 들판의 불처럼 번져나갈 수 있습니다. 이 같은 고민 끝에 탄생한 결과물이 '1분 홈쇼핑'입니다. TV 고정 채널을 버리고 소셜네트워크(SNS)로, 장황한 '화술'보다 1분 안에 상품 매력을 몰입력 있게 압축 전달하는 콘텐츠 실험의 일환입니다.
[신세원의 신세계] '스무살' 홈쇼핑, TV 떠나 모바일 독립 '실험'

'스무살' 청년이 된 홈쇼핑은 이제 TV라는 안락한 집을 떠나 모바일로 힘겨운 독립을 준비 중입니다. 뉴스를 실험 중인 뉴스래빗이 '모바일 홈쇼핑'을 실험 중인 CJ오쇼핑을 다녀왔습니다. (뭔가 동질감!!) 10개월만에 페이스북 독자(좋아요) '3만명'을 넘어선 비결은 뭘까요? 영상으로 확인해보시죠 !.!

▼ 예능과 만난, 세상 가장 짧은 홈쇼핑 속으로 !.!


다음은 '1분 홈쇼핑' 박정수 PD와의 일문일답.

1분 홈쇼핑 소개.
"말 그대로 1분 내외의 비디오 콘텐츠로 상품을 판매하거나 홍보하는 홈쇼핑입니다. 기존 홈쇼핑과는 다르게 ‘1분’이라는 콘셉트를 잡았습니다. TV홈쇼핑은 1시간동안 상품의 장점이나 활용 모습 등을 보여주며 고객을 설득합니다. 반면 1분 홈쇼핑은 '1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상품을 보여주는 모바일 전용 홈쇼핑입니다."

기획 동기는.
"모바일로 의식주를 해결하는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그들에게 익숙한 SNS 채널로 콘텐츠를 전달하고, 소비를 유도하고자 합니다."

주변 반응은.
"홈쇼핑 사업이 TV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모바일 고객을 타겟으로 하는 1분 홈쇼핑에 대해 주변 의구심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사내 지원과 주변 응원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죠.

1분 홈쇼핑 제작 인원은.
"1분용이라고 해서 제작팀 구성이 기존 방송과 다른 건 아닙니다. PD, 작가, FD(무대감독), 카메라맨, 쇼핑호스트, 후반작업까지 현재 1분 홈쇼핑을 만들고 있는 인원은 10명 정도 입니다."

▶ 남녀 쇼핑호스트 케미(조화롭다는 뜻의 신조어)가 돋보인다.
" 김익근 남성 쇼핑호스트는 MBC 특채 개그맨 출신입니다. 경력 때문인지 촬영할 때마다 현장 분위기를 띄워줍니다. 연출팀이 재미없는 대본을 가져오면 본인 입맛에 맞게 풀어내는 능력도 있죠. 이솔지 여성 호스트는 CJ E&M 아나운서 출신입니다. 김익근이 한껏 들떠있는 느낌이라면 이솔지는 중심을 잡고 진행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지금까지 100회 이상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두 분의 호흡이 잘 맞아서 '사귀어라, 결혼해라' 등의 요청이 많이 들어옵니다."

▶ 가장 어려운 점.
"처음이나 지금이나 가장 어려운 건 ‘고객’입니다. 우리 콘텐츠를 보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는 지에 대해 계속 고민 중입니다."

TV홈쇼핑의 대체재 혹은 보완재인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닙니다. TV가 아무리 전통적인 매체라고 해도 그 영향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봅니다. TV 홈쇼핑을 대체 혹은 보완하는 개념이 아닌, 새로운 고객을 늘리는 새로운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상품의 어떤 장점을 부각시켜야 콘텐츠가 재밌을지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고객 관심사 또는 소비 패턴도 고민합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고객상품입니다."

고객과 상품 중 뭐가 더 중요한가.
"고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급자 중심 콘텐츠와 시청자 중심 콘텐츠, 이 두 가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상품에 대한 정보, 가격 등 모든 것은 이미 인터넷에 노출돼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객의 선택을 받으려면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해야 합니다. 그래서 최근 생각한 결론이 '재미'입니다. 점차 '홈쇼핑 예능'으로 변하고 있는 이유죠."

SNS와 TV 홈쇼핑, 고객 차이점은 무엇인가.
"관심사 연령 성별 콘텐츠 소비방법 등에서 1분 홈쇼핑과 TV 홈쇼핑 고객은 다릅니다. TV홈쇼핑 주 고객은 중년 여성입니다. 반면 1분 홈쇼핑은 청년층 남성입니다. 확연한 다르죠. 상품에 대한 사전 정보, 이를 얻는 방법, 소비 방법, 공유 방법도 다 다르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독자 3만명을 넘었다.
"트렌드에 맞게 콘텐츠를 제작한 점이 주효했습니다. 더 깊게 생각하면 콘텐츠 기획의 승리라고 할 수 있죠. 상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때로는 홈쇼핑처럼, 때로는 광고처럼 상황별로 여러 콘텐츠들을 제작해 고객 공감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 생중계, 가상현실(VR) 등 미디어 트렌드는 어떻게 익히나.
"콘텐츠 공급자로서 신기술을 배울 수 있는 박람회 등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교육 또한 빠지지 않고 듣습니다. 최근 1분 홈쇼핑에서 제작한 360도 VR영상도 모바일 아카데미에서 강연을 듣고 강연자와 함께 만들었습니다. SNS에서도 많은 정보를 얻습니다."

상품 가격대가 낮은 건 젊은층이 주고객이라서인가.
"처음에는 젊은 층을 겨냥해 저렴한 상품을 소개했습니다. 1만원 미만 상품이 많았죠. 양말, 핫팩 등은 200원부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가격보다 콘텐츠로 승부하고 있습니다. 과연 고객이 관심을 가질 만 한 상품인지, 영상으로 재밌게 표현할 수 있을지부터 고민합니다. 그 이후 콘텐츠를 기획 제작합니다."

1분 홈쇼핑 매출은.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기는 어렵지만 최저 10만원부터 최대 1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상품이 있습니다. 새로운 시도와 실험이라 매출에 크게 연연하지 않습니다."

향후 새로운 실험은.
"영상 기반 비디오 커머스 사업이 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새로운 커머스 시도들을 많이 하려고 기획 중입니다. 조만간 유튜브 전문 영상 크리에이터를 영입, 차별화한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1분 홈쇼핑과 뉴스래빗 독자에게 한 마디.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할 예정입니다. 이전보다 더 재밌는 콘텐츠도 만들겠습니다. 영상 재밌게 즐겨주시고 페이스북 '좋아요' 많이 눌러주세요. 감사합니다."
[신세원의 신세계] '스무살' 홈쇼핑, TV 떠나 모바일 독립 '실험'
[신세원의 신세계] '스무살' 홈쇼핑, TV 떠나 모바일 독립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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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 김민성, 연구 = 신세원 한경닷컴 기자 tpdnjs022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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