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高해진 한국 여성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평균 키 162.3cm…100년 새 20cm '폭풍 성장'
1914년 한국 여성 키 142cm
잘 먹고 병에 걸리는 비중 줄자 세계에서 가장 가파르게 성장
한국 남성 평균 키 174.9cm…15.1cm 커져 세계 3위 상승폭
북한 여성 149.1㎝→159㎝…북한 남성 160.6㎝→172㎝
1914년 한국 여성 키 142cm
잘 먹고 병에 걸리는 비중 줄자 세계에서 가장 가파르게 성장
한국 남성 평균 키 174.9cm…15.1cm 커져 세계 3위 상승폭
북한 여성 149.1㎝→159㎝…북한 남성 160.6㎝→172㎝
한국 여성의 평균 키(18세 기준)가 100년 전에 비해 20㎝ 넘게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200개국 남성·여성을 통틀어 가장 가파르게 성장했다. 100년 전에 비해 더 잘 먹고, 병에 걸리는 비중도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 남성의 키도 이 기간 평균 15.1㎝ 커져 세계 3위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가디언에 따르면 엘리오 리볼리 영국 런던 임피리얼칼리지 공중보건학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등록한 과학자 800여명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2014년 기준 200개국 18세 1860만명의 건강 정보를 수집한 뒤, 이를 100년 전인 1914년 데이터와 비교해 유로사이언스오픈포럼(ESOF)에서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기간 미국과 북유럽 사람들의 키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반면, 유럽·중동과 한국·일본 등 아시아 온대지방 인구의 키는 두드러지게 성장했다. 특히 한국인의 평균 키가 세계에서 제일 상승폭이 컸다. 한국 여성의 키는 100년 전에는 평균 142.2㎝였는데 2014년에는 평균 162.3㎝로 20.1㎝나 커졌다. 일본(16㎝), 세르비아(15.7㎝), 중국(9.5㎝) 등보다 훨씬 상승폭이 컸다. 100년 전에는 한국 여성이 200개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끝에서 다섯 번째였지만, 지금은 앞에서 55번째로 크다.
한국 남성의 키도 159.8㎝에서 174.9㎝로 15.1㎝ 커졌다. 이란(16.5㎝), 그린란드(15.4㎝)에 이어 상승폭 기준으로 세계 3위를 기록했다. 4위는 일본 남성(14.6㎝)이었다. 한국 남성의 키 순위는 100년 전에는 200개국 중 150번째였으나 지금은 51번째로 100계단 뛰어올랐다.
한국인의 키 상승폭은 북한과 비교해 훨씬 두드러졌다. 북한 여성의 평균 키(149.1㎝→159㎝)는 9.9㎝, 북한 남성의 평균 키(160.6㎝→172㎝)는 11.4㎝ 커졌다. 일본 남성과 여성의 평균 키는 각각 170.8㎝, 158.3㎝로 한국과 북한의 평균 키보다 작았다. 한국 여성의 키가 급격히 큰 것은 유전적 요인과 영양섭취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키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인데 선천적인 것은 유전, 후천적인 것은 영양 공급을 들 수 있다”며 “한국은 유전적으로 결정된 키가 아시아인 중에는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사를 비교한 1910년대는 보릿고개 등으로 한국이 못살던 시기”라며 “가난한 국가에서 부유한 나라로 성장하면서 영양 상태가 좋아졌고 건강수명, 성장 상태 등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100년 전 한국인의 성장 환경이 그만큼 열악했음을 보여주는 연구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호성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100년 전에는 영양 상태와 위생 상태가 나빠 질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남성보다 여성의 변화가 두드러진 것은 당시 남성보다 여성의 성장 환경이 더 좋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100년 전 세계에서 서너 번째로 큰 편이던 미국인의 키는 그간 남성은 평균 6㎝, 여성은 평균 5㎝ 커지는 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미국인의 키가 별로 크지 않은 점에 대해 리볼리 학장은 “이민자가 증가한 것도 원인일 수 있지만, 미국인이 섭취하는 영양의 질이 나빠지고 영양소 불균형이 심해진 영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은/이지현 기자 selee@hankyung.com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가디언에 따르면 엘리오 리볼리 영국 런던 임피리얼칼리지 공중보건학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등록한 과학자 800여명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2014년 기준 200개국 18세 1860만명의 건강 정보를 수집한 뒤, 이를 100년 전인 1914년 데이터와 비교해 유로사이언스오픈포럼(ESOF)에서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기간 미국과 북유럽 사람들의 키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반면, 유럽·중동과 한국·일본 등 아시아 온대지방 인구의 키는 두드러지게 성장했다. 특히 한국인의 평균 키가 세계에서 제일 상승폭이 컸다. 한국 여성의 키는 100년 전에는 평균 142.2㎝였는데 2014년에는 평균 162.3㎝로 20.1㎝나 커졌다. 일본(16㎝), 세르비아(15.7㎝), 중국(9.5㎝) 등보다 훨씬 상승폭이 컸다. 100년 전에는 한국 여성이 200개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끝에서 다섯 번째였지만, 지금은 앞에서 55번째로 크다.
한국 남성의 키도 159.8㎝에서 174.9㎝로 15.1㎝ 커졌다. 이란(16.5㎝), 그린란드(15.4㎝)에 이어 상승폭 기준으로 세계 3위를 기록했다. 4위는 일본 남성(14.6㎝)이었다. 한국 남성의 키 순위는 100년 전에는 200개국 중 150번째였으나 지금은 51번째로 100계단 뛰어올랐다.
한국인의 키 상승폭은 북한과 비교해 훨씬 두드러졌다. 북한 여성의 평균 키(149.1㎝→159㎝)는 9.9㎝, 북한 남성의 평균 키(160.6㎝→172㎝)는 11.4㎝ 커졌다. 일본 남성과 여성의 평균 키는 각각 170.8㎝, 158.3㎝로 한국과 북한의 평균 키보다 작았다. 한국 여성의 키가 급격히 큰 것은 유전적 요인과 영양섭취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키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인데 선천적인 것은 유전, 후천적인 것은 영양 공급을 들 수 있다”며 “한국은 유전적으로 결정된 키가 아시아인 중에는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사를 비교한 1910년대는 보릿고개 등으로 한국이 못살던 시기”라며 “가난한 국가에서 부유한 나라로 성장하면서 영양 상태가 좋아졌고 건강수명, 성장 상태 등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100년 전 한국인의 성장 환경이 그만큼 열악했음을 보여주는 연구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호성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100년 전에는 영양 상태와 위생 상태가 나빠 질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남성보다 여성의 변화가 두드러진 것은 당시 남성보다 여성의 성장 환경이 더 좋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100년 전 세계에서 서너 번째로 큰 편이던 미국인의 키는 그간 남성은 평균 6㎝, 여성은 평균 5㎝ 커지는 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미국인의 키가 별로 크지 않은 점에 대해 리볼리 학장은 “이민자가 증가한 것도 원인일 수 있지만, 미국인이 섭취하는 영양의 질이 나빠지고 영양소 불균형이 심해진 영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은/이지현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