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만에 말바꾼 환경부…소비자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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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균필터에 독성물질 있다"→"정상 환경에서 인체 위험성 낮다"
환경부, 공기청정기 등 7종 평가
"자주 환기하면 위해성 거의 없어"
어리둥절한 소비자들
"불안감 조성할 땐 언제고 이제와서 유해성 크지 않다니…"
환경부, 공기청정기 등 7종 평가
"자주 환기하면 위해성 거의 없어"
어리둥절한 소비자들
"불안감 조성할 땐 언제고 이제와서 유해성 크지 않다니…"
가습기 살균제와 비슷한 화학 성분인 옥틸이소티아졸론(OIT)을 함유한 항균필터의 인체 위해도가 높지 않다는 정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0일 “일부 공기청정기·가정용 에어컨 등에서 독성 물질이 검출됐다”며 해당 모델명까지 공개한 환경부가 1주일 만에 “인체 위해도는 높지 않다”고 발표한 것이다. 가습기, 물티슈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에서 독성 물질이 잇따라 발견돼 예민해진 소비자들은 환경부의 ‘두루뭉술’한 발표에 분통을 터뜨렸다.
○“OIT, 공기 중 잔류 시간 짧아”
환경부는 OIT 함유량이 높은 공기청정기 필터 4종과 차량용 필터 3종을 선정해 실험한 초기 위해성 평가 등의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환경부는 위니아, 쿠쿠, LG 등 3곳의 공기청정기용 항균필터와 현대모비스, 두원 등 2곳의 차량용 항균필터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항균필터 내 OIT가 3개월간 지속적으로 전량 배출되는 조건을 가정한 ‘초기 위해성 평가’ 결과에서는 쿠쿠의 공기청정기와 현대모비스의 차량용 항균필터가 각각 노출한계 62, 89로 측정돼 인체에 위해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출한계가 100 미만이면 인체 위해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정상적인 사용 환경을 가정해 실험한 결과에서는 해당 제품 모두 인체 위해성 정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환경부 측은 설명했다. 실험 때 공기청정기 필터에 있는 OIT 성분 25~46%가 공기 중으로 빠져나왔지만 공기 내 OIT 농도는 0.0004~0.0011㎎/㎥로 낮은 수준으로 검출됐다.
환경부는 외부 방출된 OIT가 공기 중에서 왜 낮게 검출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이에 대해 홍정섭 환경부 화학물질정책과장은 “물리·화학적 특성상 공기 중 잔류시간이 짧아 방출 후 소멸·분해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상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위해도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며, 기기를 장기간 사용하지 않고 자주 환기할 경우 위해성이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소비자 “어디에 장단 맞춰야 하나”
환경부 발표에 소비자들은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이다. 위니아 공기청정기를 지난해 구입해 사용한 주부 김진희 씨(43)는 “유독물질이 함유돼 있다고 발표해 불안감을 조성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인체 유해성은 크지 않다고 두루뭉술하게 말하는 환경부 발표에 어이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주 환경부 발표에 따라 해당 필터를 무상 교체하기로 한 관련 기업들도 환경부의 오락가락 발표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환경부 측은 “소비자의 사용 환경이나 사용 방법에 따라 위해도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예방적 조치로 OIT 함유 필터 교체를 권고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주 OIT 함유 필터를 사용한 가전제품을 발표하는 과정에서도 환경부는 허둥지둥대는 모습을 보였다. 20일 OIT를 함유한 항균필터명을 밝혔다가 ‘복잡한 영어 필터명을 누가 알아보냐’는 비난이 일자 이틀 만에 허겁지겁 제품명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환경부는 국내에 유통되지 않은 필터 모델과 OIT 항균필터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까지 목록에 포함시켰다가 뒤늦게 정정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OIT, 공기 중 잔류 시간 짧아”
환경부는 OIT 함유량이 높은 공기청정기 필터 4종과 차량용 필터 3종을 선정해 실험한 초기 위해성 평가 등의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환경부는 위니아, 쿠쿠, LG 등 3곳의 공기청정기용 항균필터와 현대모비스, 두원 등 2곳의 차량용 항균필터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항균필터 내 OIT가 3개월간 지속적으로 전량 배출되는 조건을 가정한 ‘초기 위해성 평가’ 결과에서는 쿠쿠의 공기청정기와 현대모비스의 차량용 항균필터가 각각 노출한계 62, 89로 측정돼 인체에 위해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출한계가 100 미만이면 인체 위해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정상적인 사용 환경을 가정해 실험한 결과에서는 해당 제품 모두 인체 위해성 정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환경부 측은 설명했다. 실험 때 공기청정기 필터에 있는 OIT 성분 25~46%가 공기 중으로 빠져나왔지만 공기 내 OIT 농도는 0.0004~0.0011㎎/㎥로 낮은 수준으로 검출됐다.
환경부는 외부 방출된 OIT가 공기 중에서 왜 낮게 검출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이에 대해 홍정섭 환경부 화학물질정책과장은 “물리·화학적 특성상 공기 중 잔류시간이 짧아 방출 후 소멸·분해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상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위해도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며, 기기를 장기간 사용하지 않고 자주 환기할 경우 위해성이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소비자 “어디에 장단 맞춰야 하나”
환경부 발표에 소비자들은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이다. 위니아 공기청정기를 지난해 구입해 사용한 주부 김진희 씨(43)는 “유독물질이 함유돼 있다고 발표해 불안감을 조성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인체 유해성은 크지 않다고 두루뭉술하게 말하는 환경부 발표에 어이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주 환경부 발표에 따라 해당 필터를 무상 교체하기로 한 관련 기업들도 환경부의 오락가락 발표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환경부 측은 “소비자의 사용 환경이나 사용 방법에 따라 위해도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예방적 조치로 OIT 함유 필터 교체를 권고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주 OIT 함유 필터를 사용한 가전제품을 발표하는 과정에서도 환경부는 허둥지둥대는 모습을 보였다. 20일 OIT를 함유한 항균필터명을 밝혔다가 ‘복잡한 영어 필터명을 누가 알아보냐’는 비난이 일자 이틀 만에 허겁지겁 제품명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환경부는 국내에 유통되지 않은 필터 모델과 OIT 항균필터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까지 목록에 포함시켰다가 뒤늦게 정정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