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등 해외 벤처캐피털(VC)이 운용하는 ‘외자유치펀드’의 펀드 조성액이 1조원을 넘었다. 외자유치펀드는 일정 비율 이상을 국내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모태펀드 등이 돈을 대고 해외 VC가 운용한다.

중소기업청과 한국벤처투자는 올 상반기 외자유치펀드 운용사로 해외 VC 4곳을 선정했으며 펀드 규모는 1061억원이라고 27일 발표했다. 기존에 결성 완료된 외자유치펀드 9313억원을 더하면 총 펀드 규모는 총 1조374억원이 됐다.

2013년 첫 펀드 결성 이후 11개 해외 VC가 지금까지 국내 창업기업에 투자한 금액은 1623억원이며, 투자받은 기업은 79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해외 VC는 모태펀드 약정총액 1259억원 대비 4.4배인 5512억원의 해외 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자유치펀드는 단순 투자에만 그치지 않았다. 해외 후속투자 유치, 현지 네트워크 확보 등에도 도움을 줬다. 기업평가 및 구인구직 업체 잡플래닛의 경우 미국 알토스벤처스의 초기 투자를 기반으로 창업 1년 만에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이후 퀄컴벤처스 등 해외 VC의 후속 투자를 받아냈다. 모바일로 부동산을 중개하는 ‘직방’의 채널브리즈, 배달음식 검색 서비스 업체 ‘배달의 민족’의 우아한형제들 또한 외자유치펀드 투자를 받은 이후 골드만삭스 등의 후속 투자를 이끌어 냈다.

중기청은 국내 유망 창업 기업의 해외 진출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는 외자유치펀드에 대한 출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박용순 중기청 벤처투자과장은 “앞으로 해외 최고 수준의 VC와 펀드 결성을 추진할 것”이라며 “동남아 전용 펀드 등 해외 VC 국적도 다변화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