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29년 만에 메모리 컴백…"IoT시대 모든 칩 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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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보다 1000배 빠른 메모리
크로스포인트 뉴메모리 연말 양산…3D낸드 중국 다롄공장은 이달 가동
'성장의 선순환' 전략
클라우드·사물인터넷 시대 맞춰
자동차·드론·가전 등에 장착되는 통신칩·센서와 시너지 노려
퀄컴 아성 깨고 아이폰에 칩 장착
18조에 알테라 인수, 서버 강화…삼성·SK하이닉스 '인텔 경계령'
크로스포인트 뉴메모리 연말 양산…3D낸드 중국 다롄공장은 이달 가동
'성장의 선순환' 전략
클라우드·사물인터넷 시대 맞춰
자동차·드론·가전 등에 장착되는 통신칩·센서와 시너지 노려
퀄컴 아성 깨고 아이폰에 칩 장착
18조에 알테라 인수, 서버 강화…삼성·SK하이닉스 '인텔 경계령'
인텔이 연말 ‘3차원(3D) 크로스포인트’란 뉴메모리 반도체를 앞세워 메모리 시장에 다시 뛰어든다. 1987년 메모리 생산에서 손을 뗀 인텔이 29년 만에 복귀하는 것이다. 중국이 메모리 분야를 노리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인텔과도 사활을 건 경쟁을 해야 할 판이다.
롭 크룩 인텔 메모리솔루션그룹 총괄 부사장은 미국 실리콘밸리 본사에서 최근 기자와 만나 “올해 말부터 크로스포인트 기술 기반의 메모리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크로스포인트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보다 1000배 빠르고 D램보다 10배 많은 용량을 갖출 수 있는 기술이다. 인텔은 지난 1일 중국 다롄 공장을 준공하고 3D 낸드 생산을 시작했다. 크룩 부사장은 “지난 1일 첫 웨이퍼를 투입했다”며 “수율을 높여 연말이면 대량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시장의 화두는 급성장하는 솔리드스테이츠드라이브(SSD)다. 인텔은 범용 SSD 시장은 3D 낸드로, 게임 게놈시퀀싱(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등 빠른 SSD를 필요로 하는 곳은 크로스포인트로 잡겠다는 전략이다.
○모든 반도체 노린다
1987년 인텔 최고경영자(CEO)인 앤디 그로브는 메모리 철수를 선언했다. 1970년대 메모리 1위이던 인텔이지만, 일본에 밀리자 포기한 것. 이후 프로세서(CPU) 회사로 변신했다. 이런 인텔이 메모리산업에 돌아온다. 마이크론의 낸드에 자체 상표를 붙인 SSD를 팔아온 걸 빼면 29년 만이다.
메모리 재진입은 인텔의 전략이 바뀌었다는 것을 뜻한다. 인텔은 지난 4월 “CPU에서 탈피해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맞춰 다시 태어나겠다”고 선언했다. 주력인 CPU가 PC 수요 감소로 성장이 멈춘 데 따른 것이다. 메모리 시장만 목표로 한 게 아니다. 클라우드 서버와 여기에 연결될 스마트폰과 PC, 스마트카와 스마트홈(가전), 드론과 로봇 등 수십억개 기기에 탑재될 CPU와 메모리, 통신칩, 센서 등 모든 반도체 시장을 먹겠다는 게 인텔의 전략이다. 서버칩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메모리와 통신칩, 센서를 더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얘기다.
인텔은 이를 ‘성장의 선순환’ 전략이라고 부른다. 이에 맞춰 성과를 내지 못하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개발을 중단하고 직원의 10%인 1만2000명을 감원키로 하는 등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조직을 △컴퓨팅(CPU) △데이터센터 △IoT △메모리 △5G 등으로 재편했다.
신사업은 속도를 내고 있다. 2010년 인피니언 인수로 흡수한 통신기술을 활용해 올초 통신칩 XMM7480을 출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 칩은 오는 9월 나올 애플 아이폰에 탑재된다. 아이폰 통신칩을 독점해온 업계 1위 퀄컴의 아성을 깬 것. 2018년께 상용화될 5G 시장에선 선도자가 되겠다며 뛰고 있다. 또 FPGA(프로그램이 가능한 시스템반도체) 업계 2위인 알테라를 18조원에 합병했고 보안솔루션회사 맥아피도 인수했다. 알테라를 통해선 서버 경쟁력을 키운다. 맥아피는 IoT로 연결될 서버와 기기의 보안을 담당한다.
○메모리 시장 바꿀 크로스포인트
메모리를 다시 시작한 것도 ‘성장의 선순환’ 구조 속에서 다른 칩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다. 크룩 부사장은 “클라우드 시대엔 서버와 기기 사이에 수많은 데이터가 오가는 만큼 빠른 속도가 필요한데 현재 큰 용량의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 시장이 커지고 있어 이런 메모리를 직접 생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텔은 연말 양산에 들어가는 크로스포인트를 활용해 ‘옵테인’이란 이름의 고가 SSD를 내놓을 계획이다. 그는 “옵테인은 게놈시퀀싱, 빠른 게이밍 등을 지원하는 서버 등에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범용 SSD를 위한 3D 낸드 생산도 시작했다. 수십억달러를 투자해 완공한 중국 다롄 공장에 지난 1일 첫 웨이퍼를 투입했다. 수율이 정상 궤도에 올라가는 연말 양산에 들어간다.
인텔은 최근 SSD 시장에서 3D 낸드를 앞세운 삼성전자에 추월당했다. 삼성의 점유율이 38%로 인텔(14%)을 앞선다. 하지만 인텔이 연말부터 옵테인 SSD, 중국산 3D 낸드로 만든 SSD 등을 내놓으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낸드 시장은 삼성전자가 42.6%, SK하이닉스는 10.6%를 차지했다.
샌타클래라=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롭 크룩 인텔 메모리솔루션그룹 총괄 부사장은 미국 실리콘밸리 본사에서 최근 기자와 만나 “올해 말부터 크로스포인트 기술 기반의 메모리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크로스포인트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보다 1000배 빠르고 D램보다 10배 많은 용량을 갖출 수 있는 기술이다. 인텔은 지난 1일 중국 다롄 공장을 준공하고 3D 낸드 생산을 시작했다. 크룩 부사장은 “지난 1일 첫 웨이퍼를 투입했다”며 “수율을 높여 연말이면 대량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시장의 화두는 급성장하는 솔리드스테이츠드라이브(SSD)다. 인텔은 범용 SSD 시장은 3D 낸드로, 게임 게놈시퀀싱(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등 빠른 SSD를 필요로 하는 곳은 크로스포인트로 잡겠다는 전략이다.
○모든 반도체 노린다
1987년 인텔 최고경영자(CEO)인 앤디 그로브는 메모리 철수를 선언했다. 1970년대 메모리 1위이던 인텔이지만, 일본에 밀리자 포기한 것. 이후 프로세서(CPU) 회사로 변신했다. 이런 인텔이 메모리산업에 돌아온다. 마이크론의 낸드에 자체 상표를 붙인 SSD를 팔아온 걸 빼면 29년 만이다.
메모리 재진입은 인텔의 전략이 바뀌었다는 것을 뜻한다. 인텔은 지난 4월 “CPU에서 탈피해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맞춰 다시 태어나겠다”고 선언했다. 주력인 CPU가 PC 수요 감소로 성장이 멈춘 데 따른 것이다. 메모리 시장만 목표로 한 게 아니다. 클라우드 서버와 여기에 연결될 스마트폰과 PC, 스마트카와 스마트홈(가전), 드론과 로봇 등 수십억개 기기에 탑재될 CPU와 메모리, 통신칩, 센서 등 모든 반도체 시장을 먹겠다는 게 인텔의 전략이다. 서버칩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메모리와 통신칩, 센서를 더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얘기다.
인텔은 이를 ‘성장의 선순환’ 전략이라고 부른다. 이에 맞춰 성과를 내지 못하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개발을 중단하고 직원의 10%인 1만2000명을 감원키로 하는 등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조직을 △컴퓨팅(CPU) △데이터센터 △IoT △메모리 △5G 등으로 재편했다.
신사업은 속도를 내고 있다. 2010년 인피니언 인수로 흡수한 통신기술을 활용해 올초 통신칩 XMM7480을 출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 칩은 오는 9월 나올 애플 아이폰에 탑재된다. 아이폰 통신칩을 독점해온 업계 1위 퀄컴의 아성을 깬 것. 2018년께 상용화될 5G 시장에선 선도자가 되겠다며 뛰고 있다. 또 FPGA(프로그램이 가능한 시스템반도체) 업계 2위인 알테라를 18조원에 합병했고 보안솔루션회사 맥아피도 인수했다. 알테라를 통해선 서버 경쟁력을 키운다. 맥아피는 IoT로 연결될 서버와 기기의 보안을 담당한다.
○메모리 시장 바꿀 크로스포인트
메모리를 다시 시작한 것도 ‘성장의 선순환’ 구조 속에서 다른 칩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다. 크룩 부사장은 “클라우드 시대엔 서버와 기기 사이에 수많은 데이터가 오가는 만큼 빠른 속도가 필요한데 현재 큰 용량의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 시장이 커지고 있어 이런 메모리를 직접 생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텔은 연말 양산에 들어가는 크로스포인트를 활용해 ‘옵테인’이란 이름의 고가 SSD를 내놓을 계획이다. 그는 “옵테인은 게놈시퀀싱, 빠른 게이밍 등을 지원하는 서버 등에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범용 SSD를 위한 3D 낸드 생산도 시작했다. 수십억달러를 투자해 완공한 중국 다롄 공장에 지난 1일 첫 웨이퍼를 투입했다. 수율이 정상 궤도에 올라가는 연말 양산에 들어간다.
인텔은 최근 SSD 시장에서 3D 낸드를 앞세운 삼성전자에 추월당했다. 삼성의 점유율이 38%로 인텔(14%)을 앞선다. 하지만 인텔이 연말부터 옵테인 SSD, 중국산 3D 낸드로 만든 SSD 등을 내놓으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낸드 시장은 삼성전자가 42.6%, SK하이닉스는 10.6%를 차지했다.
샌타클래라=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