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 셸머다인 감독의 가상현실(VR) 영화 ‘카타토닉’
가이 셸머다인 감독의 가상현실(VR) 영화 ‘카타토닉’
평면 영상과는 비교되지 않는 수준의 몰입감을 주는 가상현실(VR) 콘텐츠들이 게임은 물론이고 마케팅 광고 엔터테인먼트 의료 예술 언론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VR 초기 시장은 게임산업이 이끌고 있다. 게임은 대중이 VR 콘텐츠를 쉽고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분야다. VR 게임 콘텐츠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향후 VR 디바이스 시장에서 패권을 결정지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지난 6월 열린 세계 최대 게임쇼 ‘E3’의 화두 또한 VR이었다. 게임쇼 개막에 맞춰 소니 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는 VR 전용 게임 콘텐츠를 선보였다. 소니는 VR 게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오는 10월 플레이스테이션 전용 VR 헤드셋인 ‘플레이스테이션 VR’을 출시할 예정이다.

뒤늦게나마 국내 게임 업체들도 VR용 게임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를 배급한 한빛소프트는 지난해부터 VR 연구를 시작해 2017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헬게이트 VR’을 포함, 5종의 VR 게임을 개발 중이다. 이에 앞서 2002년 설립된 스코넥엔터테인먼트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2012년 VR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기어VR을 출시한 데 맞춰 야심작인 ‘모탈 블리츠 VR’이라는 VR용 슈팅 아케이드 게임을 선보였다.

VR 콘텐츠의 가능성은 게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많은 기업이 마케팅 혹은 광고용으로 VR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광고 기획사인 이노션월드와이드는 3월 VR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담 조직인 ‘비즈니스큐레이션팀’을 신설했다. 이노션월드와이드는 2014년부터 자동차 시승 간접 체험 등 VR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로마 취항 1주년을 기념해 5월 ‘오즈(OZ) 로마를 보여줘’ 캠페인을 벌였다. 로마의 여행 명소 한 곳과 관련한 개인 에피소드를 받아 채택된 사연을 VR 영상으로 제작해 주는 프로젝트다.

삼성전자는 VR 기술이 엔터테인먼트뿐만 아니라 교육·산업·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기어VR을 통해 사회공포증 유발 상황을 담은 영상을 보여주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정신과 전문의나 심리치료사들은 공포증 환자가 두려움을 느끼는 대상에 조금씩 접근해 공포를 극복해 나가는 ‘노출 치료’를 하는 데 VR이 적합한 치료 기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현주 한경비즈니스 기자 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