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미용실 유목민', 카카오헤어샵으로 정착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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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헤어샵과 함께 한 여신 머리 도전기
디자이너별 시술 사진·후기 신뢰감 높여
선결제로 바가지 쓸 걱정 NO…나홀로 시술 선택은 부담
디자이너별 시술 사진·후기 신뢰감 높여
선결제로 바가지 쓸 걱정 NO…나홀로 시술 선택은 부담
[ 박희진 기자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마음에 드는 미용실을 찾는 것이다. 스타일 선택지가 많은 여성들은 더욱 그렇다. 기자는 물론 주변 지인들 대부분이 한 미용실에 정착하지 못한 '미용실 유목민'들이다.
예전보다 미용실 접근 경로는 다양해졌다. 과거엔 주변에서 추천을 받는 게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엔 검색의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미용실 홈페이지부터 카페, 블로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미용실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지난달 12일 카카오의 미용실 온·온프라인 연계(O2O) 서비스인 '카카오헤어샵'이 출시되면서 경로가 하나 더 늘었다. 미용실 검색은 물론 예약, 결제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다. 장마철 부스스해진 머리에 긴급처방이 필요했던 터라 카카오헤어샵을 써보기로 했다. ◆지역·스타일별 간편 검색…홍대 10년차 디자이너 결정
카카오톡 더보기 메뉴에 가위 모양의 '헤어샵 예약' 버튼을 누르니 카카오헤어샵이 실행됐다. 여자스타일 카테고리 안에서 '롱, 미디엄, 단발, 숏'으로 나뉘는 기장과 '커트, 펌, 염색, 스타일링' 등의 시술을 선택할 수 있었다.
기자는 '롱 펌'을 선택하고 지역을 서울 마포구로 설정했다. 마포구에 있는 미용실에서 직접 올린 긴 머리 펌 사진들이 떴다. 미용실에서 보여주던 연예인 사진이 아니라 한층 신뢰가 갔다. 디자이너에게 연예인 사진을 내밀었다가 '손이고(손님 이건 고데기로 했어요의 준말)'를 듣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보정한 느낌이 강한 사진, 전문 모델처럼 보이는 사진들은 모두 넘겼다. 시술 후 기자의 얼굴을 탓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사진마다 미용실과 디자이너의 이름, 시술명, 가격, 소요시간 등이 표시돼 있었다. '○○펌, ○○클리닉' 등 생소한 시술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까지 입력해둔 곳에 더 끌렸다.
디자이너의 경력을 알 수 있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처음 간 미용실에서 디자이너를 배정해줄 때 디자이너의 경력을 몰라 답답한 적이 많았다. 같은 값이면 경력이 많은 배테랑 디자이너에게 머리를 맡기고 싶은 건 당연하다.
홍대 P미용실의 10년차 J 디자이너에게 '시세이도 매직+디지털펌'을 받기로 했다. 자연스러운 긴머리 웨이브 스타일이었는데 디자이너가 올린 다른 사진들도 비슷한 느낌이 많았다. 디자이너에 대한 이용후기와 평점도 꼼꼼히 확인했다.
예약 버튼을 누르니 기장추가 옵션 창이 떴다. 기자는 머리 길이가 어깨선 아래여서 2만원이 추가됐다. 요일과 시간을 정하고 카카오페이로 결제를 마쳤다. 선택했던 스타일 사진이 자동 첨부돼 간편했다. 원하는 스타일이 있으면 다른 사진을 첨부할 수도 있었다.
시술 예약시간 30분전까지 취소시 100% 환불이 가능했다. 이후 취소하거나 미방문일 경우엔 90%만 환불된다. 30분 전까지는 날짜나 시간을 변경할 수 있다. ◆미용실서 지갑 안 꺼낸다…선결제 장단점 있어
예약한 날짜인 지난달 26일 미용실에 도착해 디자이너와 상담에 들어갔다. 디자이너는 모발 기장이 사진보다 짧고 손상이 심한 상태라 예약한 시술을 해도 똑같은 스타일이 나오기 힘들다고 했다. 결국 '여신 머리'를 포기하고 현재 기장과 모발 상태로 가능한 스타일로 절충안을 찾았다.
시술을 받는 동안 디자이너에게 2건의 예약이 카카오헤어샵을 통해 잡혔다. 해당 미용실엔 하루 평균 3~4건의 손님이 카카오헤어샵을 통해 방문하고 있었다. 대부분 해당 미용실을 처음 찾는 신규 고객이었다. 미용실에선 손님이 시술을 받을 때마다 카카오에 5%의 수수료를 지불한다. 가입비 5만원과 월 회비 2만원은 별도로 낸다.
J 디자이너는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블로그나 카페를 만드는데 대부분 전문업체에게 한 달에 15만원 정도 주고 운영, 관리를 맡기는 편"이라며 "한 달 마케팅 비용으로 보면 카카오헤어샵 이용에 드는 비용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출발이 나쁘진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둘 중 어느 쪽이 효과가 있을 지는 지켜봐야한다는 얘기다. 현재는 카카오 측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데다 입점 업체도 많지 않아 경쟁이 덜하다는 것.
그는 "한 때 수백개에 달했던 이대앞 미용실이 가격 출혈 경쟁에 못이겨 대부분 문을 닫았다"며 "카카오헤어샵도 입점 업체가 늘어나면 비슷한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약 3시간의 시술이 끝났다. 충분한 검색과 상담을 거친 결과물은 모처럼 만족스러웠다. 마음에 드는 미용실과 디자이너를 찾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셈이다.
다만 미용실 유목민 생활을 청산하고 나서도 카카오헤어샵을 계속 이용할 지는 장담하긴 어려웠다. 마음에 드는 미용실만 있다면 오프라인에서 상담 후 결제를 진행하는 편이 더 나았다. 상담 없이 개인의 모발 길이와 손상도에 따라 적합한 스타일과 시술을 선택하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선결제를 하면 '더 좋은 약'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바가지 쓸 걱정을 덜 수 있다. 이는 카카오헤어샵의 부인할 수 없는 장점이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예전보다 미용실 접근 경로는 다양해졌다. 과거엔 주변에서 추천을 받는 게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엔 검색의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미용실 홈페이지부터 카페, 블로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미용실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지난달 12일 카카오의 미용실 온·온프라인 연계(O2O) 서비스인 '카카오헤어샵'이 출시되면서 경로가 하나 더 늘었다. 미용실 검색은 물론 예약, 결제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다. 장마철 부스스해진 머리에 긴급처방이 필요했던 터라 카카오헤어샵을 써보기로 했다. ◆지역·스타일별 간편 검색…홍대 10년차 디자이너 결정
카카오톡 더보기 메뉴에 가위 모양의 '헤어샵 예약' 버튼을 누르니 카카오헤어샵이 실행됐다. 여자스타일 카테고리 안에서 '롱, 미디엄, 단발, 숏'으로 나뉘는 기장과 '커트, 펌, 염색, 스타일링' 등의 시술을 선택할 수 있었다.
기자는 '롱 펌'을 선택하고 지역을 서울 마포구로 설정했다. 마포구에 있는 미용실에서 직접 올린 긴 머리 펌 사진들이 떴다. 미용실에서 보여주던 연예인 사진이 아니라 한층 신뢰가 갔다. 디자이너에게 연예인 사진을 내밀었다가 '손이고(손님 이건 고데기로 했어요의 준말)'를 듣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보정한 느낌이 강한 사진, 전문 모델처럼 보이는 사진들은 모두 넘겼다. 시술 후 기자의 얼굴을 탓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사진마다 미용실과 디자이너의 이름, 시술명, 가격, 소요시간 등이 표시돼 있었다. '○○펌, ○○클리닉' 등 생소한 시술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까지 입력해둔 곳에 더 끌렸다.
디자이너의 경력을 알 수 있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처음 간 미용실에서 디자이너를 배정해줄 때 디자이너의 경력을 몰라 답답한 적이 많았다. 같은 값이면 경력이 많은 배테랑 디자이너에게 머리를 맡기고 싶은 건 당연하다.
홍대 P미용실의 10년차 J 디자이너에게 '시세이도 매직+디지털펌'을 받기로 했다. 자연스러운 긴머리 웨이브 스타일이었는데 디자이너가 올린 다른 사진들도 비슷한 느낌이 많았다. 디자이너에 대한 이용후기와 평점도 꼼꼼히 확인했다.
예약 버튼을 누르니 기장추가 옵션 창이 떴다. 기자는 머리 길이가 어깨선 아래여서 2만원이 추가됐다. 요일과 시간을 정하고 카카오페이로 결제를 마쳤다. 선택했던 스타일 사진이 자동 첨부돼 간편했다. 원하는 스타일이 있으면 다른 사진을 첨부할 수도 있었다.
시술 예약시간 30분전까지 취소시 100% 환불이 가능했다. 이후 취소하거나 미방문일 경우엔 90%만 환불된다. 30분 전까지는 날짜나 시간을 변경할 수 있다. ◆미용실서 지갑 안 꺼낸다…선결제 장단점 있어
예약한 날짜인 지난달 26일 미용실에 도착해 디자이너와 상담에 들어갔다. 디자이너는 모발 기장이 사진보다 짧고 손상이 심한 상태라 예약한 시술을 해도 똑같은 스타일이 나오기 힘들다고 했다. 결국 '여신 머리'를 포기하고 현재 기장과 모발 상태로 가능한 스타일로 절충안을 찾았다.
시술을 받는 동안 디자이너에게 2건의 예약이 카카오헤어샵을 통해 잡혔다. 해당 미용실엔 하루 평균 3~4건의 손님이 카카오헤어샵을 통해 방문하고 있었다. 대부분 해당 미용실을 처음 찾는 신규 고객이었다. 미용실에선 손님이 시술을 받을 때마다 카카오에 5%의 수수료를 지불한다. 가입비 5만원과 월 회비 2만원은 별도로 낸다.
J 디자이너는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블로그나 카페를 만드는데 대부분 전문업체에게 한 달에 15만원 정도 주고 운영, 관리를 맡기는 편"이라며 "한 달 마케팅 비용으로 보면 카카오헤어샵 이용에 드는 비용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출발이 나쁘진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둘 중 어느 쪽이 효과가 있을 지는 지켜봐야한다는 얘기다. 현재는 카카오 측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데다 입점 업체도 많지 않아 경쟁이 덜하다는 것.
그는 "한 때 수백개에 달했던 이대앞 미용실이 가격 출혈 경쟁에 못이겨 대부분 문을 닫았다"며 "카카오헤어샵도 입점 업체가 늘어나면 비슷한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약 3시간의 시술이 끝났다. 충분한 검색과 상담을 거친 결과물은 모처럼 만족스러웠다. 마음에 드는 미용실과 디자이너를 찾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셈이다.
다만 미용실 유목민 생활을 청산하고 나서도 카카오헤어샵을 계속 이용할 지는 장담하긴 어려웠다. 마음에 드는 미용실만 있다면 오프라인에서 상담 후 결제를 진행하는 편이 더 나았다. 상담 없이 개인의 모발 길이와 손상도에 따라 적합한 스타일과 시술을 선택하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선결제를 하면 '더 좋은 약'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바가지 쓸 걱정을 덜 수 있다. 이는 카카오헤어샵의 부인할 수 없는 장점이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