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선관위 "중앙당 주최 토론회 이외는 개최 못 해"
"원외는 당의 들러리 아니다" 반발…4일 행사 재추진키로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출마 후보들이 1일 당 원외위원장협의회가 주최하는 합동토론회에서 정책 대결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무산됐다.

그러자 원외위원장뿐만 아니라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도 성명서를 내고 "원외당협을 당의 '들러리'로 여기고 언로를 차단했다"며 일제히 반발했다.

당 전국원외위원장협의회는 애초 이날 오후 1시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혁신과 통합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후보자 초청 워크숍'을 열기로 했지만, 당 선관위가 중앙당이 주최하는 토론회 이외는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와 행사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원래 이날 워크숍은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자들의 정견발표를 듣고 원외위원장협의회 측에서 마련한 ▲내년 정권 재창출을 위한 핵심과제 ▲바람직한 당·청관계 확립 방안 ▲청년지지층 회복 방안 등 공통질문을 통해 각 후보의 당 쇄신 방안을 들어볼 예정이었다.

정준길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권 도전자들이 4·13총선 참패 후 망가진 당을 어떻게 쇄신할 것인지 구체적인 전망과 비전을 들어봐야 한다"면서 "기존의 TV토론이나 합동연설회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워크숍을 마련했던 것인데 언로가 차단됐다"고 반발했다.

당대표 후보인 정병국 의원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유권자가 출마자를 초청해 정견을 듣고 정책적 대안을 검증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이고 바람직한 일"이라면서 "원외위원장협의회의 정당하고 합당한 권리행사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당 선관위의 명분없는 갑질에 당원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당대표 후보 이주영 의원 역시 성명서에서 "새누리당 과반이 원외 당협이라는 사실을 잊었느냐"며 "그들의 한 맺힌 목소리를 들어야 당이 산다"고 선관위의 행사 취소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일부 최고위원 후보들도 반발했다.

이은재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실 원외위원장들이 굉장히 서러운데,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당의 예우와 배려를 많이 베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문헌 후보도 성명서를 통해 "평소 원외 당협은 의사를 피력할 기회도 별로 없고 의사결정에 참여할 기회도 없는데 당 선관위에서 원외당협에 등을 돌렸다"면서 "원외당협은 당의 들러리가 아닌 만큼 선관위는 워크숍 무산 이유를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 선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중앙당이 주최하는 토론회 이외에 통제 가능하지 않은 범위에서 행사가 개최되면, 선관위가 오히려 선거 공정성 관련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행사 취소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전국원외위원장협의회는 오는 4일 오후 6시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우리는 이런 당 대표를 원한다'라는 주제로 원외위원장 대토론회를 재추진하기로 했다.

이상휘 동작갑 당협위원장은 통화에서 "오늘 선관위의 행사 취소 결정은 굉장히 협소하고 민주적 절차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4일 행사는 원외위원장들이 자체적으로 개최하는 것이며, 전대 출마자들의 참석은 개인 자율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배영경 현혜란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