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아파트 18억5000만원…석달새 3억 뛰어 최고가 돌파
서울 압구정지구 재건축 추진 단지 집값이 2009년 종전 최고가를 넘어섰다. 일부 단지 아파트 값은 석 달 새 3억원 이상 뛰었다. 분양가 9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한 중도금 대출보증 중단 등의 정부 조치가 지난달 나온 뒤 개포지구 등 강남권 신규 분양단지에 몰렸던 투자자금 일부가 압구정 기존 아파트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압구정동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압구정지구 내 13차 현대아파트 전용 85㎡는 최근 1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2009년 8월 최고 거래가격 17억7500만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 아파트는 지난 5월 15억원 안팎에 매매됐다.

신현대 12차 전용 85㎡도 지난 4월 14억6500만원, 6월 16억원대에 이어 지난달 17억5000만원에 팔렸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이 아파트의 같은 주택형 매물은 한 건도 나와 있지 않다고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말했다.

이곳 아파트값 급등은 서울시가 마련 중인 ‘압구정지구 개발기본계획’ 발표가 임박하면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서울시는 오는 10월께 기본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지난달 정부의 중도금 대출 규제로 기존 강남권 아파트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9억원 이상 분양 아파트에 대해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고가 아파트 일반 분양 계약자들의 중도금 조달이 어려워졌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개포동 등에서 집을 팔고 압구정이나 반포 재건축 단지를 알아보는 문의가 최근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