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한국 청년 수학자가 다국적 제약사인 화이자의 신약 개발에 참여한다.

KAIST는 김재경 수리과학과 교수(33·사진)가 화이자가 개발 중인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신약 효과를 예측하고 검증하는 연구를 맡았다고 2일 발표했다. 김 교수는 화이자 측에서 매년 6000만원씩 최대 3년간 연구비를 받는다.

김 교수와 화이자의 인연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교수는 화이자가 개발 중인 생체리듬 조절약의 효과를 예측하는 소규모 연구를 맡았다.

생체시계는 유전자와 단백질로 구성된 물질로, 사람의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면 수면장애가 오거나 심하면 암 또는 면역계 질환을 앓게 된다. 김 교수는 수학에서 사용되는 미분방정식을 이용해 약을 주입했을 때 실험용 쥐의 몸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예측했다. 김 교수는 “이 모델링을 바탕으로 개발한 신약 물질을 쥐에게 주입한 결과 생체시계가 정상으로 작동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화이자는 최근 국내로 돌아온 김 교수에게 오는 10월부터 환자를 대상으로 할 임상 3상 시험에 참여를 요청했다. 김 교수는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생체시계를 구성하는 분자들의 관계와 변화를 밝혀내면 수면장애와 암 치료 길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