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중인 패스파인더. 사진=한국닛산 제공
주행 중인 패스파인더. 사진=한국닛산 제공
[ 안혜원 기자 ] 지난달 닛산의 7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패스파인더를 시승했다. 3박4일간 서울, 인천 영종도 일대를 달렸다.

닛산의 SUV 모델 중 가장 크다는 패스파인더. 차체 크기를 직접 보자 위압감이 들었다. 기자가 7인승 차량을 시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패스파인더는 차 길이가 5m, 휠베이스(축간거리)는 3m에 달한다. "이렇게 큰 차를 직접 운전할 수 있을까? 주행시 움직임이 너무 무겁지 않을까?" 운전대를 잡기도 전에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실제 주행에 나서자 패스파인더의 주행 성능은 육중한 무게를 뛰어넘었다. 가속 페달을 밟자 2.1t에 달하는 육중한 무게의 차체가 부드럽지만 가볍게 앞을 치고 나간다. 패스파인더에는 3.5L V6 가솔린 엔진이 장착됐다. 성능은 최대 263마력, 33.2㎏·m 토크 힘을 낸다.

가솔린 엔진이 장착된 덕분에 부드러운 주행감이 엿보인다. 차체가 높은 SUV임에도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성이 인상적이었다. 내리막길 주행 시에는 자동으로 시속 30km 저속을 유지하는 제어장치가 작동됐다. '큰 차' 운전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주는 요소다.

패스파인더의 가장 큰 장점은 실내 공간에 있다. 고급 SUV 모델답게 실내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우면서 깔끔하다. 베이지 톤의 가죽소재 시트와 대시보드의 플라스틱 소재 장식은 밝지만 차분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한다.

내부 공간은 다양한 기능을 장착해 활용성을 높였다. 2열 공간은 승객의 편의성을 고려한 장치가 많다. 암레스트(좌석 팔지지대)와 양쪽 도어에는 총 8개의 컵홀더가 곳곳에 마련돼있다. 미니밴을 닮았다.

2열 좌석을 앞뒤로 최대 140㎜ 이동 할 수 있는 'EZ 플렉스 시팅 시스템'은 3열에 탑승하는 것을 용이하게 한다. 3열 좌석에 탑승 인원이 없을 때는 2열 공간을 더 많이 확보 할 수 있다.

3열 좌석도 활용도가 높다. 축간거리가 길어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넓은 좌석이 확보된다. 3열 시트는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3열 시트를 갖춘 차량들이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없는 게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장점으로 보인다. 3열시트까지 착석에 어려움이 없게 연출한 부분이 돋보인다.
2, 3열 좌석을 모두 접으면  2259L의 큰 적재 공간이 생긴다.
2, 3열 좌석을 모두 접으면 2259L의 큰 적재 공간이 생긴다.
3열 좌석은 접어서 적재 공간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트렁크의 기본 용량인 453L에 3열 시트를 접으면 1200~1353L의 공간이 생긴다.

여기에 2열 좌석까지 접으니 2259L의 큰 공간이 생겼다. 2,3열을 모두 접어보니 캠핑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공간이 확보됐다. 캠핑을 즐기는 가족이라면 여러모로 공간 활용성이 탁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긴 축간거리 덕분에 불편한 점도 있다. 축간 거리가 길다 보니 차선 변경이나 곡선 구간, 좁은 길을 지나기가 쉽지가 않았다. 구불구불한 좁은 골목길을 지날때는 불안감에 진땀을 났다.

사이드미러는 큰 차체를 모두 보조하지 못한다. 일반 차량보다는 사이드미러 크기가 크지만 5m가 넘는 차체에는 역부족이다. 차선 변경시 사각지대가 넓어 옆 차선의 차량을 미처 감지하지 못한 아찔한 순간이 종종 있었다.

패스파인더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광각 사이드미러나 보조거울 등 시야각을 넓혀주는 제품을 추가로 장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주행 후 연비는 9km/L를 기록했다. 공인 연비 8.9㎞/L와 비슷한 수준이다. 가격은 5290만원.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