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한 기업이 기술, 인재 등을 교류하는 ‘연계형 연구개발(R&CD)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지정하기로 한 양재·우면동 일대. 한경DB
서울시가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한 기업이 기술, 인재 등을 교류하는 ‘연계형 연구개발(R&CD)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지정하기로 한 양재·우면동 일대. 한경DB
서울 양재나들목 인근 양재·우면동 일대를 여의도 크기의 연구개발집적단지(R&CD)로 탈바꿈시키는 서울시의 개발 청사진이 나왔다. 대기업 연구소와 지식산업 기반 중소기업이 밀집한 이곳에 추가로 63빌딩 4.5배 크기의 연구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육성과 산·학·연 기술 교류를 위한 지원단지도 조성한다. 해외 인재에 대한 출입국 규제와 각종 건축 규제 완화 등 입주기업을 위한 규제 해소 지침도 마련할 방침이다.

본지 5월30일자 A1, 32면 참조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양재 테크 플러스 시티’ 조성 계획을 3일 발표했다. 양재·우면동 일대 300만여㎡(여의도 297만㎡)를 내년 상반기까지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지정, 기업 연구개발 시설 확충을 유도하고 부지 남쪽 국공유지에 기술 개발, 연구 교류, 기업 육성을 위한 지원시설을 세우는 게 핵심이다. 테헤란밸리(서울 강남구), 판교테크노밸리(경기 성남시), 과천 지식정보타운(경기 과천시) 등의 중간에 있는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이곳을 서울지역 연구개발 거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양재·우면에 여의도 크기 'R&D 도시'…LG·KT 연구소 증설 허용
◆4개 권역 특화 개발

양재 테크 플러스 시티는 △지역기반상생 △지역특화혁신 △R&CD코어(핵심) △도시지원복합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개발한다. 이미 입주한 기업 특성과 지역 활성화 정도, 토지 소유 형태 등을 반영했다. LG전자, KT 등 대기업 연구소가 들어선 경부고속도로 서쪽 지역은 지역기반상생권역이다. 연구시설 증축을 원하는 기업에 용적률 완화 인센티브를 줘 공간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대신 일부 중소기업 기술이전 시설을 기부채납(공공기여) 받을 계획이다.

280여개 중소기업 연구소가 모여 있는 양재2동 일대 지역특화혁신권역은 공공사업을 통해 보행 환경을 개선하는 등 지역 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중소기업 인재 채용과 정보 교류를 돕는 중소 R&CD지원센터와 스타트업 카페도 들어선다. 연구시설 등 권장 용도 시설을 지으면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 바닥면적 합) 제한을 최대 20% 완화해줄 예정이다.

양재 시민의 숲과 aT센터(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공판장 등 일대는 R&CD핵심권역으로 육성한다. aT센터 상층부(6~15층)를 중소기업에 싸게 임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뉴욕 ‘테크 트라이앵글’이 모델

서울시는 한국화물터미널(파이시티 사업지), 양곡도매시장 등 30년 넘게 저층 유통시설로만 쓰이던 양재IC 인근 유통시설 부지(42만㎡)에도 연구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해당 부지를 유통업무설비에서 해제해 민간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는 대신 기부채납을 통해 연구·지원시설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해제 부지에는 교육·연구시설, 컨벤션센터, 호텔, 공연장, 유통시설이 들어설 수 있다. 시유지인 양곡도매시장 부지에는 대학과 연구기관 연구소를 유치, ‘양재 R&CD캠퍼스’를 세울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 ‘R&D 도시’ 조성을 위해 올 하반기부터 도시계획 절차를 밟아 나갈 예정이다. 우선 한국화물터미널, 양곡도매시장, 화훼공판장 등 유통업무설비에 대한 도시계획시설 해제를 진행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지역 전체를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지정한다. 특구로 지정되면 출입국·건축·세제 분야 규제 129개 가운데 일부를 선별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국 뉴욕 맨해튼과 마주보는 해안가를 중심으로 조성된 ‘브루클린 테크 트라이앵글’과 같은 첨단산업 허브를 세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