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주가가 하한가 수준까지 급락했다. 지난달 이 회사 유상증자 공모에 참여한 일반 투자자들은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상선은 3일 27.92% 하락한 764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가격제한폭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날 종가는 지난달 이 회사가 일반공모 방식으로 한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9530원)보다 20%가량 낮은 수준이다. 현 주가대로라면 유상증자에 참여한 일반 투자자는 손실이 불가피하다. 현대상선이 지난달 18~19일 진행한 유상증자 일반공모에서 채권단과 사채권자 용선주 등을 제외한 일반 투자자들은 410억원어치를 청약했다. 유상증자 신주는 5일 상장한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상선 주가 급락의 원인으로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부담을 꼽고 있다. 유상증자 신주가 상장하면 5000억원 이상 규모의 신주를 받아간 사채권자와 용선주가 대거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에서다. 현대상선 유상증자는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돼 보호예수 기간 없이 주식 매각이 가능하다. 주가 하락이 예상되면서 공매도 물량도 급증했다. 지난달 27일 1만109주였던 현대상선 공매도 물량은 29일 5만977주, 지난 2일에는 15만5655주로 늘었다. 현대상선이 전날 채권단을 대상으로 전환사채(CB) 2000억원어치를 발행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채권단이 앞으로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추가로 지분 희석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