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본관. / 한경 DB
고려대 본관. / 한경 DB
[ 김봉구 기자 ] 고려대가 새로운 패러다임의 연구 풍토 조성에 나섰다. 실적 위주 연구지원이 아닌 미래지향적 창의연구에 초점을 맞춰 5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고려대는 이달부터 교수들의 창의적 융합연구 지원을 위해 연구기금을 배정하는 미래창의연구사업(KU-FRG: Future Research Grant)을 시행한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정해진 기간 안에 꼭 논문을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등 유연성을 부여한 게 특징이다.

이번 사업은 기존 연구가 단기 실적을 내는 데 급급했다는 반성에서 비롯됐다. 교수들이 틀에 박힌 논문 양산을 벗어나 융합연구를 통해 미지의 분야를 개척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염재호 총장은 “조급한 연구 풍토에서는 노벨상을 기대할 수 없다. 우리 미래에 꼭 필요한 연구라면 대학이 아낌없이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태진 연구처장도 “기존 한국연구재단이나 국가R&D(연구·개발) 과제와는 다른 모델”이라며 “즉각적 연구 성과를 내놓지 않아도 돼 자유로운 연구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고려대는 학문 분야별 특성을 고려해 △뉴턴 프로젝트(기초과학 및 공학) △다산 프로젝트(사회과학) △르네상스 프로젝트(인문학)로 나눠 KU-FRG를 시행한다. 이번 첫 사업에선 135개 과제에 대한 201명의 교수가 지원을 받는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초제학적 감염병 국가위기 대응·관리 역량강화사업 기획연구’의 경우 인문 사회 정책 의료 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교수 23명이 참여한다. 사전 진단과 예방부터 사후 피해복구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내용의 융합연구다.

연구책임자인 최상옥 교수(행정학과)는 “이번 KU-FRG를 통해 학문별 전문성도 심화되고 영역간 융합, 학문간 시너지도 가능한 집단연구의 모범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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