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지난달 분양한 서울 강동구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삼익그린맨션1차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 10년간 강동구에서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가장 높은 1순위 경쟁률(평균 39.55 대 1, 최고 253 대 1)을 기록했다. 내방객들이 모형도를 둘러보고 있다. 한경DB
삼성물산이 지난달 분양한 서울 강동구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삼익그린맨션1차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 10년간 강동구에서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가장 높은 1순위 경쟁률(평균 39.55 대 1, 최고 253 대 1)을 기록했다. 내방객들이 모형도를 둘러보고 있다. 한경DB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 비해 재건축 사업 추진이 더뎠던 강동구 재건축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높은 분양가에도 조기에 청약 마감된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이하 솔베뉴)와 무상지분율 합의로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은 둔촌주공 아파트가 강동구 주택시장을 움직이는 대표 주자로 꼽힌다.

후끈 달아오른 강동 재건축…고덕 51㎡ 어느새 7억
올 하반기 강동구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은 명일동 ‘삼익그린맨션 1차’를 재건축하는 솔베뉴로부터 시작됐다. 이 단지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39 대 1에 달했다. 분양가격이 전문가 예상보다 높은 3.3㎡당 평균 2300만원, 최고(전용면적 103㎡) 2546만원에 달했음에도 강동구 분양 사상 최고 경쟁률이었다.

내달부터 분양에 들어갈 고덕주공 아파트 등의 가격도 오르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고덕주공 아파트 매매가격은 주택형에 관계없이 최근 1주일 새 2000만원가량 올랐다. 상일동 J부동산 관계자는 “지난 4월 5억6000만원에 거래된 고덕7단지 전용 65㎡는 최근 호가가 6억8000만원까지 뛰었다”며 “강남·서초구 등에서 넘어온 투자자들의 매매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으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던 둔촌주공이 지난달 무상지분율을 150.32%로 의결한 것도 강동구 재건축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무상지분율은 시공사가 조합원들이 보유한 가구당 대지 지분에 추가 부담금 없이 덧붙여 주는 비율을 의미한다.

작년 한 해 가격 상승세를 보인 둔촌주공은 지난해 말 조합원 분양 시 시공사가 당초 예상한 무상지분율(164%)보다 낮은 무상지분율(132~158%)을 제시하자 아파트값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올초 강남권 재건축 활황에도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으로 보합권에 머물던 매매가격은 6월 이후 무상지분율 합의 기대가 커지면서 상승하고 있다.

둔촌주공4단지 전용 97㎡는 지난달 8억3500만원에 거래되며 올 2월 7억2000만원보다 1억1500만원 올랐다. 호가는 8억5000만원까지 오른 상태다. 전용 71·106㎡도 같은 기간 1억1000만원씩 상승했다. 둔촌주공1단지 전용 51·73·82㎡도 2월보다 1억원가량 오른 가격에 매매됐다. 둔촌주공3단지 전용 99㎡는 5월부터 7월까지 한 달 간격으로 5000만원과 3000만원씩 뛰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동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연화 기업은행 WM센터 부동산팀장은 “내년까지 강동구에 공급되는 재건축 분양 물량이 1만7000여가구에 달하지만 시세 차익 및 지역 환경 개선 기대도 큰 편”이라며 “강남구 등의 재건축 단지들에 비해 뒤늦게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추가 상승 여력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동구에선 2017년까지 7개 재건축 단지, 1만7443가구가 공급된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SK건설은 다음달 총 4932가구 규모인 ‘고덕 그라시움(고덕주공2단지 재건축)’을 일반분양한다.

대림산업과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3단지(4066가구)는 내년 분양을 목표로 이주가 한창이다. 현대산업개발이 맡은 5단지(1745가구)도 곧 이주를 시작한다. 둔촌주공은 재건축 후 지하 4층~지상 35층 108개 동에 총 1만1106가구 규모 단지로 조성된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