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1분기 일본 7대 자동차회사가 엔화 강세만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00억엔(약 5조4000억원)가량 감소했다. 스즈키자동차를 제외한 6개사가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줄거나 적자로 전환했다.

5일 일본 7대 자동차회사 1분기 결산 실적을 보면 7개사 영업이익 합계는 1조3026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도요타의 1분기 영업이익이 5년 만에 감소했고, 닛산자동차 혼다도 엔고(高) 여파를 비껴가지 못했다.

1분기 엔화가치는 달러당 평균 108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엔 상승했다. 작년 말 120엔대를 밑돌던 엔화가치는 미국 금리인상 지연에 대한 우려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올해만 20엔 가까이 상승했다. 엔화가치가 오르면 수출채산성이 나빠지면서 실적이 줄어든다.

7개사 엔화가치 변동에 따른 피해액만 총 4922억엔이었다. 도요타는 엔고만으로 영업이익이 2350억엔 감소했다. 달러당 1엔 엔화가치가 오르면 연간 도요타 영업이익은 400억엔 감소한다. 자동차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엔화가치가 달러당 95엔까지 오르면 도요타의 영업이익(단독 기준)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닛산은 엔화가치 변동만으로 912억엔의 영업이익이 줄었고 혼다(758억엔), 마쓰다(339억엔) 등도 피해를 봤다.

1분기 7개사 순이익 합계는 8715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마쓰다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 급감한 것을 비롯해 도요타(-15%) 닛산(-11%) 등이 큰 폭으로 줄었다. 순이익이 늘어난 회사는 인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스즈키뿐이다. 스즈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1분기 결산 발표 때 도요타와 후지중공업 등 2개사는 2016회계연도 전체 순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도요타, 후지중공업 외에는 회계연도 초반 예상실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추가 엔고가 이뤄지면 실적이 하향 조정될 위험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