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지 못한 노후…퇴직연금 수익률 1%대로 뚝·뚝…
국민연금 개인연금과 함께 노후 대비 안전판으로 불리는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초저금리와 저성장 추세 속에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은행권 퇴직연금은 2013년만 해도 1년 수익률이 4%에 육박하는 상품이 대다수였지만 올 들어선 1%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국공채와 정기예금 등 주요 운용처 수익률이 급락한 데 따른 것이라지만, 늘어난 수명을 고려할 때 직장인의 퇴직 후 생활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한국경제신문이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농협 등 12개 은행의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1년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평균 1.63%로 집계됐다. 가입자가 가장 많은 DB형 원리금 보장상품 기준으로, 이 수치는 2013년 3.79%에서 2014년 3.05%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1.89%로 급락했다.

DB형뿐 아니라 운용 수익률에 따라 퇴직 후 받는 돈이 달라지는 확정기여(DC)형과 개인이 직접 퇴직금을 운용하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익률도 하락세다. DB형과 마찬가지로 매년 1%포인트 안팎 떨어지고 있다. 보험회사와 증권회사의 퇴직연금 상품 상황도 다르지 않다.

올 상반기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약 128조원이다. 이 중 절반가량인 약 64조6200억원을 은행이 운용하고 있고 보험사와 증권사가 각각 30%와 20%를 나눠 갖고 있다. 은행권 퇴직연금 가입자의 60%가량이 DB형을 선택했고, 이 중 90% 이상이 원리금 보장상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낮은 수익률 때문에 자주 항의를 받지만 저금리, 저성장 추세 속에서 수익률을 끌어올릴 별다른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