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사는 퇴직 경찰 이모씨(59)는 2010년 11월 아흔 살 모친을 위해 국민상조에 가입했다. 국민상조는 월 4만원씩 130개월(520만원)을 내면 솔송나무관, 대마 함량 95% 최고급 수의, 도우미 등을 책임질 것이라고 했다. 대한민국재향경우회(퇴직 경찰 단체)와 양해각서(MOU)를 맺은 업체로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할 정도로 우량한 회사라고도 했다. 이씨는 지난 6월까지 68개월 동안 총 272만원을 납입했다.
국민상조는 지난달 5일 돌연 폐업했다. 홈페이지는 폐쇄됐고 사장의 소재는 파악되지 않는 상태다. 이씨가 최대로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은 272만원의 50%인 136만원. 이마저도 국민상조가 은행이나 상조공제조합에 회원이 낸 회비의 50%를 충실히 예치했다는 가정하에 가능한 일이다.
◆‘야반도주’ 작정…회비 예치 안 해
상조업체는 미래에 쓸 돈을 회비로 받아 현재에 당겨 쓴다는 점에서 보험회사와 비슷하다. 서비스 불이행을 막기 위해 재무구조를 건실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업체가 난립하면서 가입자 유치를 위해 출혈 경쟁이 벌어졌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비용이 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된 업체는 속속 폐업의 길을 걸었다. 가입자 회비만 챙기고 야반도주하는 사기꾼도 늘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상조 피해 사례는 매년 1만여건에 달한다.
가장 흔한 피해 사례는 갑작스러운 폐업으로 납입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것이다. 올 들어 18개 상조업체가 폐업하거나 등록 취소됐다. 할부거래법은 폐업으로 인한 가입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상조업체가 납입금의 50%를 은행이나 공제조합에 예치하도록 하고 있다. 폐업 업체가 이를 지켰다면 그래도 납입금의 절반은 건질 수 있다. 상조업자가 야반도주를 작정하고 예치하지 않은 경우 납입금을 몽땅 날리게 된다.
박모씨(56)가 대표적인 피해자다. 2012년 1월 E업체의 360만원(월 3만원씩 120회 납입)짜리 상조 상품 2계좌에 가입했다. 최근 B업체가 등록 취소된 사실을 알게 됐다. 박씨는 예치은행인 C은행에 폐업 환급금 지급을 요청했다. 그러나 C은행은 B업체 예치명단에서 박씨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B업체가 돈을 떼먹을 목적으로 일부러 누락한 것이다.
◆“최고급 수의 쓰니 돈 더 내라”
상조 업체가 추가 부담금을 요구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명백한 불법이지만 상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가입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상조 업체의 요구를 들어주고 있다.
권모씨(61)는 F업체의 300만원(월 5만원)짜리 상조 상품에 가입하고 월 납입금을 내던 중 G업체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F업체가 부도가 나서 자신들이 모든 의무와 권리를 일괄 인수했다고 했다. 남은 납입금을 완납하면 차질 없이 상조 서비스를 이행하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권씨는 이를 받아들였다. 작년 12월 부친상을 당한 권씨는 G업체에 상조 서비스를 요구했다. G업체는 180만원을 추가로 달라고 했다. F업체와 달리 오동나무관이 아니라 향나무관을 쓰고 수의도 최상급을 제공한다는 이유에서다. 경황이 없던 권씨는 어쩔 수 없이 G업체의 요구를 들어줬다.
◆수의 계약을 상조 계약으로 속여
유사 상조 서비스를 정식 상조 서비스인 것처럼 속여 판매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자식의 장례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상조에 가입하는 노인이 주 타깃이다. 주로 수의를 일시금으로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상조 서비스라고 속이는 사례가 많다. 2개월 이상의 기간 동안 2회에 나눠 돈을 지급하는 계약만 할부거래법 적용을 받는다는 맹점을 파고든 것이다.
강모씨(40)의 부친은 2006년 10월 이른바 ‘상조 떴다방’에서 E업체의 상조 상품에 가입하고 일시금으로 160만원을 냈다. 2015년 강씨가 계약을 해지하려고 연락하니 E업체는 “보관 중인 수의를 보내줄 수 있지만 환급은 안 된다”고 버텼다.
정보에 어두운 노인들을 이용하는 사례는 또 있다. 일정 회차 납입 전 계약을 해지하면 환급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규정을 악용하는 것이다. 70대 노인 황모씨는 ‘가입하면 전기밥솥을 준다’는 광고에 혹해 상조에 10만원을 내고 가입했다. 밥솥은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이었다. 불만을 제기하자 상조업체는 해약을 유도했다. 황씨는 해약했지만 환급금은 받지 못했다.
◆과거 회비에 대해선 ‘모르쇠’
경영난을 겪는 상조업체가 다른 업체에 회원을 넘기는 계약이전과 관련한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개정 할부거래법이 시행된 2016년 1월25일 이전에 완료된 상조업체 간 계약이전의 경우 인수업체는 ‘가입자가 인도업체에 낸 회비’에 대해 책임을 질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2008년 10월 C상조에 가입한 이모씨(48)도 계약이전 관련 불분명한 책임 소재 때문에 피해를 봤다. 이씨는 매월 3만원씩 자동이체 방식으로 회비를 납부하던 중 지난해 말 계약이 D상조로 이관된 걸 알게 됐다. 이씨는 D상조에 해약과 환급을 요구했다. D상조는 이전 상조회사에 낸 돈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며 환급을 거부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급적용이 안 되기 때문에 과거 계약에 대해 피해 구제가 쉽지 않다”고 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4일 집권 자민당에 중의원(하원)을 해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의원 해산에 따른 조기 총선거는 오는 2월 8일 실시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찾은 나라현에서 도쿄로 돌아온 뒤 자민당 간부를 불러 모아 23일 소집되는 정기의회 개회 때 중의원을 해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내각 지지율이 70~80%에 달하는 지금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해 자민당 의석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자민당은 2024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해 소수 여당으로 전락했다. 새 연립정권 파트너로 삼은 일본유신회를 합쳐야 전체 465석 가운데 겨우 과반인 233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의석을 늘려 적극 재정, 안보 강화 등 정책을 원활히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 해산을 결정한 배경에는 중국의 대일 강경 자세도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일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고, 중국은 희토류 등 ‘이중용도 물자’의 대일 수출을 금지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선거에서 승리해 장기 집권 발판을 마련하면 중국이 자세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일본 언론은 중의원 해산 시 총선은 다음달 8일 치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23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2월 8일 선거를 치르면 그 기간은 16일로 최단기간”이라며 “2026년도 예산안 의회 심의에 미치는 영향을 억제하려는 취지”라고 전했다.정치권은 본격적인 준비 태세에 들어갔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전날 선거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사상 최대인 18조원대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고강도 대출 규제에도 이자이익을 소폭 늘린 가운데 수수료 이익을 크게 불린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 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주주들이 받는 결산배당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2년 연속 사상 최대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 추정치는 18조2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인 2024년(16조3532억원)보다 14.1% 증가했다. 금융지주별로는 KB금융이 5조7900억원으로 가장 많다. 그다음은 신한(5조859억원), 하나(4조635억원), 우리(3조2806억원) 순이다. 이들 금융지주는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 등에도 조달 비용 절감을 통해 이자이익을 소폭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증권수탁, 펀드, 신탁 등 증시 호황을 등에 업은 사업에서 수수료 이익까지 증가해 최대 실적을 거뒀다.4대 금융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 추정액은 약 2조4000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18.6% 많다. 장기 연체자의 채무를 탕감해주는 새도약기금에 수백억원씩 출자하고,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및 담보인정비율(LTV) 담합 관련 과징금과 연초 희망퇴직 비용의 일부를 미리 반영하는 등 적잖은 지출이 있었음에도 선방했다는 평가 나온다. 일단 2024년 말 계엄 사태에 따른 환율 급등으로 외화환산손실이 대거 발생한 데 대한 기저효과가 어느 정도 작용했다. 여기에 시장금리가 지난해 8월 중후반부터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이자 마진도 다소 개선됐다.◇배당 늘려 분리과세 적용받나역대급 실적에 주주환원 기대도 무르익는 분위기다. 4대 금융은 기업가치
금융감독원이 8대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특별 점검하기로 했다. 작년 말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지주 지배구조와 회장 연임 관행을 두고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직격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금감원은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의 셀프 연임 등 의사결정 과정에서 편법 또는 불법이 있는지 들여다볼 방침이다.14일 금감원은 이달 KB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금융지주를 비롯해 BNK, DGB, JB 등 지방금융지주를 포함한 8개 금융지주를 상대로 지배구조 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통상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검사와 별도로 지배구조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금감원은 회장 후보군을 선정하기 직전 ‘이사의 재임 가능 연령’을 현 회장에게 유리하도록 변경하는 등 모범관행을 형식적으로 이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고 있다.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점검은 금융시스템 안정성과 금융소비자 보호의 핵심 기반으로 꼽히는 은행지주 지배구조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며 “언론 보도와 현장 검사에서 지적된 사례 등을 토대로 모범관행의 취지를 훼손하는 운영 행태가 있는지 집중 점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금융당국은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손질하기 위해 16일 은행연합회 및 5대 금융그룹 등과 함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연다. TF에선 금융그룹 회장 선임 및 승계 절차, 이사회 독립성 제고, 성과보수 개선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자율적인 모범관행 마련을 넘어 법·제도 차원의 해법을 검토할 계획이다.박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