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굴기' 속도내는 중국] 중국 27개사 참여 '반도체 산·학·연 동맹'…2030년 세계 1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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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 직접 지시
'첨단 칩 연맹' 만들어
21조 반도체 펀드 조성
소재·장비·칩 제조 투자
반도체 '중국 태풍' 예고
'첨단 칩 연맹' 만들어
21조 반도체 펀드 조성
소재·장비·칩 제조 투자
반도체 '중국 태풍' 예고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위해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을 모아 연맹을 결성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지시한 것이다. 반도체 기초연구부터 소재, 장비, 칩 제조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구축해 2030년 중국 기업이 글로벌 선두로 도약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는 게 목표다.
반도체가 수출 1위 품목인 한국에 중국발(發) 태풍이 점점 더 크게 다가오고 있다. ◆중국 반도체, 산학연 동맹 결성
7일 중국 언론 등에 따르면 칭화유니와 XMC의 합작사인 창장메모리, 중국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 SMIC, 화웨이, ZTE 등 27개 반도체 관련 기업과 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 연구소, 중지소프트웨어 등 연구소와 학교 등이 지난 4일 ‘중국 첨단 칩 연맹’을 결성했다. 이 연맹은 중국 정부(중국반도체영도소조)가 주도한 것으로 소재, 장비, 완제품으로 이어지는 반도체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 4월 국가회의에서 제안해 성사됐다.
이 연맹은 기업들이 중심이 돼 공동 연구에 나설 예정이다. 소프트웨어 표준을 만들고 첨단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도 개발한다. 사실상 칩과 관련 있는 모든 시스템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산업의 맨 아랫단에서 윗단까지 기술을 축적한다.
중국의 산학연 동맹은 예고된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10년부터 반도체를 ‘7대 전략적 신흥산업’으로 정해 육성해왔다. 지난해에는 ‘국가 반도체산업 발전 추진 요강’을 발표하고 2020년까지 반도체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계획에 따라 2014년 9월 1200억위안(약 21조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조성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달 정부 주도로 칭화유니가 XMC와 합병했으며 지난 6월엔 슈퍼컴퓨터 ‘선웨이 타이후 라이트(神威太湖之光)’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로 뽑혔다. 중국 국가병렬컴퓨터연구센터에서 만든 중국산 프로세서를 장착한 컴퓨터다. 중국은 2030년까지 글로벌 업계 선두 기업을 키우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수출 1위 반도체에 큰 위협
반도체는 한국 수출 1위 품목이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629억달러를 돌파, 3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중대한 위협이다. 중국이 불공정 소지가 다분한 정부 주도의 반도체 펀드를 통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지만, 별다른 대응 방법이 없다.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을 건드렸다간 당장 손해가 더 커질 수 있어서다.
게다가 반도체산업에 대한 국내 지원은 재벌 특례 논란으로 사실상 사라졌다. 정부의 반도체 연구개발(정보통신진흥기금) 예산은 2013년 728억원에서 2014년 599억원, 2015년 561억원에 이어 올해는 356억원으로 감소했다. 연구 과제가 줄자 교수와 학생들이 반도체 대신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기술력이 낮아 당분간 따라오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이 거대한 자국의 수요와 정부 지원으로 버티며 기술을 개발하면 위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IT·디스플레이 팀장은 “D램 등 메모리는 결국 원가 싸움인데 중국 기업들은 정부 자금을 써 금융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며 “공장 건설에 시간이 걸리고 공정기술도 못 따라오지만 정부 지원으로 버티며 몇 년 안에 수율(투입량 대비 정상 제품의 산출 비율)만 잡으면 무섭게 부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현석/남윤선 기자 realist@hankyung.com
반도체가 수출 1위 품목인 한국에 중국발(發) 태풍이 점점 더 크게 다가오고 있다. ◆중국 반도체, 산학연 동맹 결성
7일 중국 언론 등에 따르면 칭화유니와 XMC의 합작사인 창장메모리, 중국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 SMIC, 화웨이, ZTE 등 27개 반도체 관련 기업과 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 연구소, 중지소프트웨어 등 연구소와 학교 등이 지난 4일 ‘중국 첨단 칩 연맹’을 결성했다. 이 연맹은 중국 정부(중국반도체영도소조)가 주도한 것으로 소재, 장비, 완제품으로 이어지는 반도체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 4월 국가회의에서 제안해 성사됐다.
이 연맹은 기업들이 중심이 돼 공동 연구에 나설 예정이다. 소프트웨어 표준을 만들고 첨단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도 개발한다. 사실상 칩과 관련 있는 모든 시스템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산업의 맨 아랫단에서 윗단까지 기술을 축적한다.
중국의 산학연 동맹은 예고된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10년부터 반도체를 ‘7대 전략적 신흥산업’으로 정해 육성해왔다. 지난해에는 ‘국가 반도체산업 발전 추진 요강’을 발표하고 2020년까지 반도체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계획에 따라 2014년 9월 1200억위안(약 21조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조성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달 정부 주도로 칭화유니가 XMC와 합병했으며 지난 6월엔 슈퍼컴퓨터 ‘선웨이 타이후 라이트(神威太湖之光)’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로 뽑혔다. 중국 국가병렬컴퓨터연구센터에서 만든 중국산 프로세서를 장착한 컴퓨터다. 중국은 2030년까지 글로벌 업계 선두 기업을 키우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수출 1위 반도체에 큰 위협
반도체는 한국 수출 1위 품목이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629억달러를 돌파, 3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중대한 위협이다. 중국이 불공정 소지가 다분한 정부 주도의 반도체 펀드를 통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지만, 별다른 대응 방법이 없다.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을 건드렸다간 당장 손해가 더 커질 수 있어서다.
게다가 반도체산업에 대한 국내 지원은 재벌 특례 논란으로 사실상 사라졌다. 정부의 반도체 연구개발(정보통신진흥기금) 예산은 2013년 728억원에서 2014년 599억원, 2015년 561억원에 이어 올해는 356억원으로 감소했다. 연구 과제가 줄자 교수와 학생들이 반도체 대신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기술력이 낮아 당분간 따라오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이 거대한 자국의 수요와 정부 지원으로 버티며 기술을 개발하면 위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IT·디스플레이 팀장은 “D램 등 메모리는 결국 원가 싸움인데 중국 기업들은 정부 자금을 써 금융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며 “공장 건설에 시간이 걸리고 공정기술도 못 따라오지만 정부 지원으로 버티며 몇 년 안에 수율(투입량 대비 정상 제품의 산출 비율)만 잡으면 무섭게 부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현석/남윤선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