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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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의 철강재 수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달 미국이 한국산 냉연강판에 반덤핑·상계관세를 물린 데 이어 열연강판에도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일(현지시간) 포스코의 열연강판에 반덤핑·상계관세율을 3.89%, 57.04% 등 총 60.93%로 판정했다. 현대제철에도 반덤핑관세 9.49%, 상계관세 3.89% 등 총 13.38%의 최종 관세를 매겼다.

오는 9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가 한국산 열연강판으로 인한 자국 철강산업의 피해를 인정할 경우 국내 업체들의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미국 열연강판 수출 규모는 116만t으로 포스코가 80만t, 현대제철 30만t을 기록했다. 이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총 매출의 1.5%를 차지하며 금액으로는 약 3950억원, 2100억원수준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가격경쟁력 훼손으로 포스코는 미국 열연강판 수출 차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미국 열연수출 전면중단과 우회수출 실패 가정시 연매출 4800억원과 약 500억~600억원의 영업이익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포스코는 미국 국제무역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대응방안을 모색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판정은 공정한 경쟁을 통한 자유무역을 촉진하는 WTO규정을 명백히 위반하는 불공정한 조치"라며 "이를 정상화하기 위해 미국 무역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한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추진하는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별 기업 차원의 대응책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이 문제삼고 있는 부분인 낮은 전력요금과 한국 국책금융 기관들의 수출 지원 등 불법 보조금 지급 문제는 개별 기업보다 국가간 이슈의 성격이 크기 때문이다.

윤관철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판매가격 조정과 수출 대상국 다변화 등 기업 차원의 대응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현재 냉연· 열연 제품은 다음달 USITC의 최종 확정이 예정돼 있고 후판도 같은달 상무부 예비판정 후 내년 3월 최종판정이 예정돼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들 종목에 대한 단기적인 투자심리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봤다. 다만 하반기 철강 시황 회복과 실적 개선으로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부정적 요인이지만 열연강판에 대한 관세율 판정이 주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최근 중국 철강 유통가격의 강세와 포스코의 하반기 실적 개선이 주가상승 이끌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한국산 냉연강판에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을때 열연에도 높은 관세가 예상돼 주가에 이미 우려가 반영됐다"며 "중국 철강가격이 비교적 탄탄하고 중국 구조조정 뉴스 흐름이 주가측면에서 더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투자심리 악화로 대형 철강주들의 주가는 하락세다.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 포스코는 전거래일보다 8000원(3.61%) 내린 21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제철도 3% 이상 하락하고 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