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8일 오전 10시50분

사모펀드(PEF) 케이프인베스트먼트가 사들인 LIG투자증권이 매물로 나온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 방안’을 내놓은 이후 한국투자증권도 인수를 검토하는 등 하이투자증권의 몸값이 뛰고 있다는 평가다.

8일 IB업계에 따르면 LIG투자증권은 하이투자증권 인수 관련 특별팀(TF)을 구성해 인수 타당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

선박엔진부품 제조업체 케이프의 자회사인 케이프인베스트먼트는 올해 6월 LIG투자증권을 인수한 뒤 몸집을 불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려 중이다. 임태순 LIG투자증권 대표는 지난 6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본질 가치보다 낮게 평가된 증권사 매물이 등장하면 인수를 타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기자본을 3조원, 4조원, 8조원 등으로 늘려갈 때마다 신규 업무를 단계적으로 허용해주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초대형 IB 육성 방안이 나온 이후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관심을 갖는 증권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5일 “자기자본 4조원을 웃도는 투자은행의 실익을 고려해 하이투자증권 인수 및 유상증자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하이투자증권(1분기 말 자기자본 7139억원)을 인수하면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거나 근접하는 증권사들이 눈독을 들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이 3조3848억원인 삼성증권과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3조원까지 늘릴 계획인 신한금융투자 등의 행보가 관심이다. 지방 금융지주회사들과 일본 오릭스를 비롯한 해외 금융회사들도 잠재적 인수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유력 후보로 꼽히던 메리츠종금증권은 실익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하이투자증권 인수 의사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투자증권 매각은 현대중공업 자구계획안의 일환으로 추진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고강도 구조조정 및 자산 매각 등을 통한 3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익환/임도원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