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9개교 설치 예산 12억원 편성…사업자 선정·설치에 3개월 소요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충북의 적지 않은 학생들은 냉방 효율이 떨어지는 낡은 냉방기가 가동되는 교실에서 남은 여름을 보내게 됐다.

충북도교육청이 '찜통교실' 해소를 위해 성능이 떨어지는 낡은 냉방기를 새것으로 교체하기 위한 예산을 긴급 편성했지만, 구매·설치 절차를 밟는 데 시간이 걸려 올해 여름에는 새 냉방기를 사용할 수 없어서다.

9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1∼2일 내 '청주 가경초등교를 비롯한 159개 학교 냉·난방기 교체 공사' 관련 사전 규격 공개에 이어 전국을 대상으로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추정가는 12억여원으로, 올해 물품 구매 입찰 액수로는 최고액이다.

사립을 포함해 161개 초·중·고·특수학교의 낡은 냉방기 464대 교체 예산(14억원)이 편성돼 지난달 충북도의회의 승인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입찰 대상은 159개 공립학교 물량(421대)이다.

학부모들은 2학기 개학이 목전이어서 '찜통교실' 문제가 빨리 해소되기를 바라지만, 새 냉방기는 더위가 물러간 뒤에나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고 해도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수의계약으로 구매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전 규격 공개, 입찰 공고, 적격심사 등 절차를 고려하면 다음 달은 돼야 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다.

업체가 학교별로 냉방기 설치를 완료하는데도 2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결론적으로 새 냉방기 교체 대상 159개교는 올여름에는 그 혜택을 볼 수 없다.

그렇다고 도교육청을 탓할 문제는 아니다.

노후 냉방기 교체는 올해 본예산 수립 단계에서 검토된 것이 아니라 지난 5월 김병우 교육감이 여름철 학생들의 학업 여건 개선을 위해 15년 이상 사용해 효율이 떨어지는 낡은 냉방기 교체를 검토하라고 지시해 지난 6월 추경예산에 긴급 편성됐다.

사업 대상 학교의 '찜통교실'은 내년부터 해소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전국이 폭염으로 펄펄 끓어 마음 같아서는 학생들을 위해 바로 새 냉방기를 구매해 설치하고 싶지만, 절차를 밟아야 해서 그럴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jcpark@yna.co.kr